프로레슬러 김민호(왼쪽)와 조경호
프로레슬러 김민호(왼쪽)와 조경호

[헤럴드POP=글 사진 김종효 기자] 프로레슬링에 2008년 데뷔한 ‘선배’ 김민호와 2010년 데뷔한 ‘후배’ 조경호는 사석에선 서로의 고민이나 지향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둘도 없는 동갑내기 친구다. 한국에 젊은 프로레슬러들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활발한 느낌의 조경호와 우직한 느낌의 김민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케미’가 좋다. 무엇보다 이 젊은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프로레슬링을 대하는 팬들의 자세가 바뀐 것만큼 프로레슬링을 알리는 이들의 자세도 많이 변했다고 느낄 수 있었다.

프로레슬링을 바라보는 많은 시각이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선 편견이 심한 장르다. ‘짜고 치는 쇼’, ‘가짜 싸움’이라는 얘기부터 ‘맞으면 아프냐’는 말까지.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받아봤을 법한 질문이다. 프로레슬러들인 이들도 그런 편견에 시달린 적이 있다. 그걸 깨기 위해서 노력도 했다.

프로레슬러 조경호
프로레슬러 조경호

김민호는 “일단 나는 있는 그대로 오픈을 한다. 부끄러운 게 아니잖나. 이미 알려진 것들에 대해 오픈하고 더 좋은 모습,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엔 이런 편견에 싸움도 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시비를 거는 사람도 많았고. 그런 힘든걸 내려놓은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은 오픈을 하고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경호는 “별로 힘들었던 건 없다. 처음부터 오픈 마인드였다. 시대가 바뀌었다. 마음먹고 구글링만 해도 다 나온다. ‘더 레슬러’라는, 모든 걸 밝힌 영화도 나왔다. 숨기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도 “‘쇼다’, ‘짜고 친다’ 이런 말은 이해하지만 ‘가짜’라는 말은 화가 난다. 가짜는 아니다. 프로레슬링은 관객에게 보여주는 게 목적이다. 쇼고 엔터테인먼트긴 하다. WWE는 훌륭한 쇼다. 그런데 가짜는 아니잖냐. 맞으면 아프냐는 질문도 그렇다. 눈앞에서 보면 알 것 아닌가. 앞에서 보면 그런 얘기 못 한다. 상대를 배려하는 게 있고 룰이 있다. 이 모든 게 운동을 열심히 해서 링 위에 올라가 보여줄 수 있는 거다. 엔터테인먼트가 강조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들도 더 재미있는 ‘쇼’를 위해 경기 외 많은 부분을 준비하지만, 아직까진 적절한 기회가 많이 없었다. 대회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도 짧았다. 트래쉬 토킹도 자신 있었지만, 체육관별로 나뉜 것도 아니라 경기가 끝나면 바로 한솥밥을 먹는 선후배 사이에서 막내가 시도하긴 힘든 부분도 있었다. 외국의 것을 한국 상황을 고려치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건 무리가 있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프로레슬러 김민호
프로레슬러 김민호

트래쉬 토킹을 운운했다고 해서 이들이 선배 프로레슬러들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현역 프로레슬러 중 톱 3를 꼽아달라고 하자 김민호는 “현역 리더는 노지심 관장님이라 본다. 실력 면에서는 김종왕 선배가 최고다. 그다음 홍상진 선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조경호 역시 “순서대로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는 김종왕 선배다. 국내서는 누구도 못 이길 피지컬과 센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TOP3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난 내가 국내에서 가장 잘하는 프로레슬러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프로레슬러가 가장 강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잖나. 나는 운이 좋아 조금 더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더 배울 수 있었다. 거만하다기보다 그런 점에서 내가 더 우위에 있다. 또 김민호는 물론 나보다 선배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라이징 스타다. 김민호는 현재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었지만, 잠재성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민호는 “피지컬로만 밀어붙인다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 나는 훈련 파트너가 없었다. 일본 NOAH에서 훈련한 게 전부고 국내선 노지심 관장님이 스파링을 해주긴 했지만, 훈련량을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훈련장도 없었고 훈련 시스템도 없었다. 프로레슬링 연습을 몰라서 안 한 게 아니다. 시스템만 잡힌다면 내가 원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렇듯 프로레슬링은 다른 분야에 비해 이겨내야 할 편견도 많고 배우거나 연습할 만한 환경도 잘 갖춰져 있지 않다. 시합이 자주 있는 편은 아니지만, 합을 맞추는 등 연습을 게을리했다면 아찔한 부상은 피하더라도 팬들은 귀신같이 알아챌 정도로 연습량이 중요한 분야다. 프로레슬링을 그만둔 사람도 많고 자기만족에 위안을 삼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힘든 분야인데 김민호와 조경호는 왜 ‘프로레슬링’에 대한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김민호는 “프로레슬링이라는 콘텐츠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부활시키는 게 인생의 최대 목표다. 프로레슬링을 재미있게, 더 즐겁게 해서 대중적으로 만들고 싶다. 그게 결국 내 자긍심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경호는 실제 지난해 프로레슬러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조경호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자본적인 문제였다. 한국에서 프로레슬링을 하는 게 맞나 싶었다. 시합이 없으면 벌이도 없고.. 다른 사업을 할까 고민도 많았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다른 일을 해도 어느 순간 추억에 젖고 있는 거다. 프로레슬링을 하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조경호는 “내가 한국에 들어왔던 목표 중 하나가 후배 양성이었다. 국내서 선배들과 나이 차도 큰 데다가 스타일도 최근의 추세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시대에 따라 프로레슬링도 진화하는데 그나마 최근 외국서 프로레슬링을 배워온 사람이 나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그만두면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이 더 힘들게, 독학으로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좌절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서브컬처 중 가장 서브컬처인 프로레슬러로 살아간다는 것은 힘들긴 하다. 그래도 후진 양성 등에 대한 책임감으로, 더 잘 될 것이라는 기대에 올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레슬링의 희망’ 김민호X조경호 더블 인터뷰☆★☆★

☞“이왕표 은퇴, 韓프로레슬링 세대교체 시발점”(김민호X조경호 인터뷰①) ☞“프로레슬링은 스펀지, 유병재 있는 YG 연락주세요”(김민호X조경호 인터뷰②) ☞“편견 때문에 싸우기도.. 그래도 프로레슬링에 ‘올인’”(김민호X조경호 인터뷰③) ☞“기둥같은 김일·이왕표 떠났지만.. 준비는 다 됐다”(김민호X조경호 인터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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