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소속사, AI 기반 아이돌 론칭 계획 밝혀
K팝 산업, 버추얼 아이돌 흥행으로 무한 확장
플레이브가 주류된 비결은 ‘아이돌 서사’ 완성
“사람 아이돌과 버추얼·AI 아이돌, 공존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
[헤럴드뮤즈=박서현기자]“AI와 버추얼이 결합되면 쉽게 전 세계 언어를 할 수 있고, 동시에 쉽게 음악을 낼 수 있는 것이 어마어마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말 그대로 k팝의 무한 확장이다. 새로운 아이돌 시장을 연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에 이어 로봇·AI 기반 아이돌 탄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드래곤(G-DRAGON) 소속사인 AI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 최용호 대표는 최근 개최된 ‘컴업(COMEUP) 2025’ 기조연설에서 미래 로드맵으로 케이팝 로봇 아이돌(휴머노이드) 비전을 제시하며 리얼아이돌, 버추얼아이돌, 로봇아이돌이 공존하는 초융합 엔터테크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아이돌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대에 올라 지드래곤의 ‘POWER’(파워) 안무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회사는 향후 카이스트(KAIST)와 협력해 세계 최초의 로봇 아이돌을 정식 데뷔시킬 계획이다. 지난 17일에는 자체 AI 기술을 결합한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을 개최, 본격적인 데뷔 준비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일까.
버추얼 아이돌 1세대 아담-2세대 플레이브‥다음은?
시대가 달라지니 아이돌 시장도 진화한다. 1998년 등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버추얼 아이돌인 ‘사이버 가수 아담’은 실제 사람 목소리에 외형을 3D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인간’으로, 베일을 벗었을 당시에 호기심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이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지속적인 활동과 팬덤 형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2021년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을 시작으로 실제 사람의 움직임이 아바타에 그대로 반영되는 형식(모션 캡처 기술)인 5인조 보이그룹 플레이브, 4인조 걸그룹 메이브가 연이어 데뷔해 K팝의 새 시대를 열었다.
특히 플레이브가 이뤄낸 성과는 놀라울 만하다. 아이돌 팬덤 및 대중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가상’이라는 벽을 깨고 데뷔 약 2년 만에 미니 3집 ‘칼리고 파트 원’(Caligo Pt.1) 초동(발매 첫 일주일간 판매량) 103만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100만장 돌파이며, 일반 인기 아이돌들도 내기 힘든 성과다.
여기에 플레이브는 지난 8월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 단독 콘서트, 지난 11월엔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해 양일간 3만 7천명의 관객과 함께하는 ‘기적’을 써내려가기도 했다.
이처럼 플레이브가 수많은 한계를 뛰어넘고 ‘최정상 아이돌’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플레이브는 어떻게 ‘아이돌’이 됐나
플레이브의 성공은 기술적인 면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보름 한성대학교 문학문화콘텐츠학 교수는 헤럴드뮤즈에 “플레이브의 성공은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기술적 새로움 때문이라기보다, 젊은 세대가 기술을 인식하는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그 배경으로 ▲아이돌 서사의 완성도 ▲상호작용 경험의 설계 ▲기술의 비가시성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그는 “플레이브는 캐릭터 설정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과 팀워크, 관계성, 성장 서사를 기존 K팝 아이돌과 동일한 밀도로 구축했다”며 “젊은 팬들은 이를 기술 콘텐츠가 아니라 참여하고 해석할 수 있는 아이돌 서사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통은 ‘가짜 관계’가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 경험”이라며 “플레이브는 실시간 소통과 팬 반응 반영을 통해 ‘지금 함께 있다’는 동시성과 현존감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기술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음악과 감정 경험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플레이브가 아이돌로서 평가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플레이브가 사랑받는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돌 문법’을 지켰다는 점에서다. 그렇다면 이 성공 공식은 AI 기반 아이돌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플레이브의 성공 공식..AI 기반 아이돌과 접목 가능성은?
플레이브의 성공 공식을 AI 기반 아이돌로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시각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AI 주도 아이돌로의 부분적 확장은 가능하지만, 이를 그대로 복제하기는 어렵다”며 “핵심은 기술의 완성도가 아니라 관계와 신뢰의 설계”라고 짚었다.
특히 그는 “AI 아이돌이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지는지가 분명해야 하며, 감정 서사 역시 완벽함보다 결핍과 성장 가능성을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AI 아이돌은 관계의 주체가 아닌 기술적 객체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K팝 산업에서 버추얼 아이돌과 AI 아이돌은 사람 아이돌을 대체하기보다는, 아이돌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는 존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이들은 현실의 모방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 경험으로 인식되며, 상시 소통이나 개인화된 서사처럼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와 동시에 이러한 흐름은 사람 아이돌의 현존성·신체성·불완전성을 더욱 가치 있게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K팝 산업은 사람 아이돌과 버추얼·AI 아이돌이 서로 다른 방식의 관계 경험을 제공하며 공존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팝 산업은 세대 공존 속 진화하고 있다. 사람과 기술의 공존 속에서 진화하는 K팝의 다음 무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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