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짐)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필독이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난다. 음악, 연기에 이어 미술 쪽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힐 준비를 마친 필독. 그가 자신의 이름 앞에 ‘작가’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추가한다.
필독은 오는 6월 3일부터 6월 15일까지 약 2주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에서 첫 개인 그림 전시회를 개최한다. 필독은 아이돌 그룹 빅스타의 리더. 아이돌 가수가 웬 그림 전시회? 의아한 마음이 들 수도 있으나, 팬들 사이에는 필독이 미술을 전공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었다. 실제 만난 필독은 음악뿐 아니라 미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도 가득했다. 때문에 첫 전시회 개최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시회 타이틀은 ‘필독을 필독하라’예요. 다른 후보가 엄청 많았어요. ‘소개’, ‘두 번째 사춘기’ 이런 것들도 있었는데, 제 이름을 확실히 대중분들께 각인시킬 수 있는 제목이 뭘까 고민하다가 ‘필독을 필독하라’로 정했어요”
“원래 그림을 전공했었어요. 예고를 나와서 미대 입시 준비를 했었죠. 가수로 데뷔하고 나서도 조금씩 그림을 그렸어요. 그러다가 ‘2017년에는 그림을 많이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작업량이 많아졌고, 이 작품들을 전시하고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죠.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데뷔한다는 뜻인지를 물으니, ‘데뷔’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다며 “신진 작가로서의 첫 발걸음이 아닐까 싶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꾸준히 작가 활동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그림 전시회라고 하니 괜히 어려운 작품들이 있을 것 같고, 미술 쪽에 문외한이라 그림을 보더라도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겼다. 하지만 필독은 손을 내저으며 “그림을 잘 알거나 전공한 분들만 이해하는 그런 그림은 아니에요. 제가 추상적이거나 어렵게 그리진 않았어요. 보셨을 때 괜히 웃음이 나는 작품들일 거예요”라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팝아트 느낌이 강할 거예요. 제가 전시회를 여는 것 자체가 바쁜 하루하루 속에서 나쁜 생각들을 좀 줄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자는 제 좌우명을 전달하려는 목표가 있어요. 그래서 그림도 그런 느낌으로 많이 그렸어요. 오셨을 때 그 에너지를 관객분들이 받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크거든요. 그게 전시회를 여는 목적이에요. 스타일을 떠나서 다채로운 색깔들, 다양한 재료들을 써서 오시는 분들이 작품을 보고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게 하려고 했어요. 작품 분위기도 엄청 밝아요. 제가 가져가는 심볼 자체가 스마일 로고인데, 그런 느낌의 그림이 많이 있어요”
“‘이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해서 이런 색을 썼을까?’ 이런 부분을 집중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더 1차원적으로 와 닿게 해드리고 싶어서 더 밝은 톤의 색들을 많이 썼어요”
필독이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팝아트 작업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들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 것.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팝아트뿐 아니라 다양한 기법의 작품들을 많이 작업했어요. 스프레이 아트라든지 페인팅을 던져서 만든 작품이라든지, 아니면 오브제, 조형물로 만든 작품도 있고요. 이번에 처음 시도해본 건 정크 아트예요. 정크가 고철이나 쓰레기를 말하는데, 그런 것들을 제가 수집해서 다시 제 조형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했어요”
필독은 빅스타 내에서 직접 곡 작업 하는 멤버 중 한 사람이다. 곡과 그림 모두 결국 작자(作者)의 생각과 감성을 반영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곡을 작업할 때와 그림을 작업할 때 작품 안에 담아내는 감성도 연결돼 있을까. 필독은 이에 대해 “많이 연결돼있죠. 그림 그리면서 음악을 듣기도 하고, 그림을 보고 곡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얽히고설켜 있는데 확실히 작업할 때 영감을 크게 받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전 그림 그릴 때 재즈를 많이 들어요. 빅스타 때는 힙합 색을 가져가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재즈 앤 블루스, 재즈 힙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곡이 조용해서 그런지, 그림 색이 단조로워요.(웃음) 오늘은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면 조용한 곡들만 선택해서 듣고, 오늘은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걸 하고 싶다 하면 스윙 재즈나 재즈 힙합, 힙합 이런 걸 듣곤 해요”
필독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작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많은 팬들이 자신의 전시회를 찾아주고 함께 소통하길 바랐다. 때문에 전시 기간 중 전시장에 마련된 화실에 상주하며 작업 과정을 팬들에게 공개할 계획.
또한 ‘필독을 필독하라’가 “작가로서 첫 발걸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마친 후 작가 필독으로서 좀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했다.
“연예인 필독이 아니라 작가 필독으로서, 이번 전시회를 발판 삼아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래피티 아티스트라든지 패션 쪽 아티스트들과 협업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작품을 하고 다양한 기법을 하면서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예를 들어, 옷에 리페인팅 하다 보면 패션 디자이너랑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드라마를 마친 필독은 전시회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당분간 전시회를 최우선으로 삼고, 그와 동시에 틈틈이 곡도 쓰면서 빅스타의 다음 앨범 계획도 논의할 생각이다. 전시회를 마친 뒤에는 무대 위에서 필독을 만날 수 있을 것일까. 필독 역시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그림이죠”라고 비슷한 바람을 밝히며 웃어 보였다.
부산 사투리가 섞인 억양과 목소리는 매력적이었고, 털털하게 웃는 모습이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필독은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고, 그 생각을 상대와 눈을 맞추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이야기에 상대가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필독이 앞으로 음악과 그림을 통해 들려줄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대중이 필독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줬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지 물으며, 즐거웠던 필독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필독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색깔을 단순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으로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방식이 곡이 되었든, 춤이 되었든, 미술이 되었든 많이 표현하려고 하는 사람이요. 그렇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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