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길, 5년만에 ‘한국인 세계 챔피언’ 노린다…완헹 메나요틴 2차 방어전 상대 유명구에서 본명 배영길로, 2090일 만의 ’한국인 세계 챔피언‘ 도전

[헤럴드POP=김현희 인턴기자] 세계복싱기구(WBO) 아시아태평양 라이트플라이급(-49kg) 잠정챔피언 배영길(36)이 세계복싱평의회(WBC) 미니멈급(-48kg) 타이틀전을 치른다. 배영길은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플라이급(-51kg) 챔피언이기도 하다.

배영길의 소속사 ‘AK 프로모션’은 8일 체결한 WBC 타이틀전 계약서를 공개했다. 그동안 사용했던 링네임 ‘유명구’ 대신 본명인 ‘배영길’로 서명한 것이 눈에 띈다. 챔피언 완헹 메나요틴(30·태국)의 2차 방어전 상대로 오는 6월 2일 방콕 원정에 나선다. 완헹 메나요틴은 프로복싱 37전 전승의 자타공인 미니멈급 세계최강이다.

한국인의 WBC 세계타이틀전은 2006년 2월 17일 지인진(42)이 마지막이었다. 로돌포 로페스(32·멕시코)의 1차 방어전 상대로 지명된 지인진은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배영길은 3393일 만의 WBC 한국인 챔피언을 노린다.

WBC와 세계복싱협회(WBA) 그리고 국제복싱연맹(IBF) 같은 메이저 기구뿐 아니라 마이너까지 포함해도 한국인 세계챔피언은 벌써 5년 넘게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지훈(28)이 2009년 9월 12일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9kg)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 마지막이다. 배영길은 2090일 만의 한국인 세계챔피언에 도전한다.

[배영길. 사진제공=AK 프로모션]
[배영길. 사진제공=AK 프로모션]

가장 최근 세계챔피언에 도전한 한국인은 손정오(34)였다. 챔피언 가메다 고키(29·일본)의 8차 방어전 성격인 2013년 11월 19일 WBA 밴텀급(-53.5kg) 타이틀전에서 손정오는 10라운드에 다운을 뺏는 등 선전했으나 1-2 판정패로 아쉽게 졌다. 배영길은 561일 만에 세계타이틀전에 임하는 한국인이 된다.

한국 프로복싱 역사상 미니멈급 세계챔피언을 지냈거나 도전했던 선수는 모두 8명이다. 최희용(50)과 김봉준(51)이 WBA 챔피언 5차 방어까지 성공했고 이경영(49)은 IBF 챔피언을 지냈다. 오광수(50)·김재원(37)·박명섭(41)이 WBC, 강금영(43)·이삼중(51)이 WBA 타이틀전을 경험했다.

배영길은 미니멈 세계타이틀전에 임하는 9번째 한국인으로서의 각오 및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년 복싱인생의 숙원인 WBC 타이틀전을 하게 됐다. 원정이긴 하나 그동안 태국에서 많은 경기를 해봤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챔피언이 되고자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며 “WBO 아시아태평양 라이트플라이급 및 PABA 플라이급 챔피언에 2007~2008년 잇달아 도전했다가 패하고 방황했다. 다행히 현 국제여성복싱연맹(WIBF) 밴텀급 챔피언 유희정(36)이라는 배우자를 만나 가장이 되어 과거를 뉘우쳤다”고 부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영길은 “한국 나이로는 벌써 37세다. 은퇴가 당연시되는 국내 체육계의 풍조도 안다. 세계챔피언이 없는 국내 현실에서 도전자로 선택된 것도 대단한 행운”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나한테는 세계챔피언이 될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이제 2달도 남지 않았다. 한국복싱의 자존심과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배영길은 “경기 성사에 많은 도움을 준 ‘AK 프로모션’ 그리고 한국권투위원회(KBC) 홍수환 회장과 이원복 고문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