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정선아는 데뷔 14년차 뮤지컬 배우다. 고등학생이던 2002년 '렌트' 미미 역으로 데뷔해 '아이다' '모차르트!' '에비타' '드림걸스' '데스노트' '위키드' 등 굵직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여자 배우들이 한 번쯤 서보고 싶은, 부러워할 만한 역할을 많이 해온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대해 정선아는 "뮤지컬을 막 시작했던 어릴 때는 프리마돈나처럼 박수 받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꿈꿔왔던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할에 크고 작음이 없음을 깨닫게 됐다. 조연을 맡는 경우는 노래를 못해서가 아니라 역할을 사랑하고 관객들에게 더 큰 재미를 드리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실제로 '킹키부츠'에서는 감초 같은 조연 격의 역할을 소화했다. 정선아는 당시에 대해 "등장하는 신이 적어도 행복했다. 내가 없으면 주인공도 덜 빛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역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대사가 한 마디더라도 정말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일 수 있다. 적재적소에서 과하지 않고 덜하지 않게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및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컬 배우들이 많다. 정선아는 "정말 잘 됐고 응원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장르의 분들을 만나고 싶다. 공연에 대한 대중성을 키우는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에 좋은 작품이나 프로그램 출연은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사실 제게도 몇 번 기회가 왔는데 뮤지컬 공연 중이라 너무 벅찼다. 공연할 때는 공연만을 위해서 인생을 살고 있다. '위키드' 초연 때는 운동도 유독 많이 하고 밥도 집에서 혼자 먹었다. 그 정도로 무대가 무섭고 그만큼 집중하고 싶었다"고 기억했다.
무대를 위한 프로페셔널한 노력은 남다르다. '위키드' 공연 중인 요즘은 하루에 물을 4리터씩 마신다. 정선아는 "덥고 지치니까 물을 마시게 된다. 목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냥 배로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피부 관리를 위한 목적도 있다. 특성상 무대에서 분장 수준의 화장을 하는 정선아는 "평소에는 화장을 안 한다. 공연이 끝나면 분장을 바로 지우는 편이다. 피부가 찢어지도록 세안하고 팩도 많이 한다"는 자신만의 비결을 전수했다.
사실 의상에의 고충도 있다. '위키드' 글린다가 입고 나오는 버블 드레스의 경우 20kg에 달한다. 정선아는 "허리가 아플 정도다. 공연 중에 버블머신을 타고 내려올 때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 의상이나 소품이 중요해서 배우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가발이나 왕관도 상당히 무겁다"면서도 "무대 위에선 관객들에게 행복을 전달해야 한다. 재연에 오르고 있는 지금은 힘든 것도 모르겠다. 그저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재밌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체력 관리는 필수. 정선아는 "먹기 위해 운동한다. 필라테스나 크로스핏, 헬스, 런닝머신 등 가리지 않고 공연의 질을 위해서 충분한 운동을 하고 있다. 호흡을 기르기 위해 런닝머신 위에서 '위키드' 넘버 '파퓰러'를 부르곤 한다. 지금도 가끔 노래하면서 런닝머신을 뛰고 있다"는 남다른 비법을 밝히기도 했다.
정선아의 모든 대답은 '기승전 공연'이었다. 그만큼 무대에 대한 애정과 프로페셔널이 잘 느껴졌다.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정선아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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