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없다> 아라 역 염혜란 인터뷰
“꼴 보기도 싫은 종이 찢으며 몸부림…주제 나타낸다 생각”
“선망하던 이성민과 호흡, 너무 좋아 감탄했다”
[헤럴드POP=김민지 기자] “실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실직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게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아라, 제가 주제어를 다 이야기하고 있네요? 제가 주인공이네요.”
염혜란이 촬영 중 박찬욱 감독에게 이 같은 농담을 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의 해석을 공유했다.
염혜란은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만수(이병헌 분)’와 경쟁하게 되는 구직자 ‘범모(이성민 분)’의 아내 ‘아라’ 역을 맡아 실직한 남편 옆, 본인의 욕망에 솔직한 아내의 모습을 그려냈다.
염혜란은 “제가 범모를 죽여놓고 젊은 남자랑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대본에는 ‘취해서 춤을 추고 엉망진창이다’라고 적힌 장면이었다. 그때 장소가 범모가 아끼는 오디오방이고, 거기에는 좋은 오디오도 있지만 벽면에 그가 아끼는 온갖 종이들이 전시돼 있다”고 말하면서 “사실 범모한테 이게 전부지만, 저에게는 꼴 보기도 싫은 종이다. 그래서 이를 박박 찢으면서 축제처럼 보이지만 몸부림 같은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며 해당 장면이 가장 의미 있는 장면임을 강조했다.
아라가 너무 나쁜 사람으로 보일까 우려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결국 남편의 소극적인 대처에 답답함을 표출하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 것.
그러면서도 함께 부부 연기로 합을 맞춘 이성민의 호감 이미지에 아라가 더 나쁜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그는 “이성민 선배님이 지닌 믿음과 호감 이미지 때문에 제가 자칫하면 나쁜 여자로 보일까 봐 우려했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주제에 맞게 나쁜 여자로 보여도 괜찮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성민과의 연기에 벅찼다는 그다. 염혜란은 “대학로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배님이었는데 현장에서 별 얘기 필요 없이 자동으로 맞춰지는 호흡들이 너무 좋았다”며 “연기뿐 아니라 긴장될 때 등 연기 외적으로 위안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 이야기 하는 전화 장면이 참 어려운데 혼자서 그 호흡을 풍부하게 연기하는 선배가 대단하다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아울러 박찬욱 감독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염혜란은 “그동안 결과물로만 감독님의 작품을 접했는데, 과정을 함께 하니 너무 대단하구나 싶었고 특히 감독님과 하는 스탭분들이 감독님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올드보이팀’이라 그 협업을 지켜보는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경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 명성이 있다 보니 1인체제로 제 머릿속을 관여하시고 주관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고, 말씀을 잘 들어주셔서 그야말로 ‘신사’였다”고 존경을 내비쳤다.
<어쩔수가없다> 촬영 당시 다른 작품과 촬영이 겹치지 않아 현장에 자주 방문했다는 염혜란은 “이번에 기회가 돼서 현장에 자주 갈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과정을 보고 나니 박찬욱 감독에게 다시 빠지게 됐다고.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그리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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