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장해제’, 긴장 풀고 한 가장 솔직한 인터뷰
4,000대 1의 기적..인도 최초의 K-팝 아이돌 ‘블랙스완’ 스리야
옥상 연습실에서 글로벌 무대까지, 팬데믹도 꺾지 못한 꿈
[헤럴드뮤즈=김다영 인턴기자] K-팝은 이제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청춘들의 꿈이다. 그리고 여기, 그 꿈을 실제 이뤄낸 주인공이 있다. K-팝 역사상 최초의 인도 출신 아이돌, 걸그룹 ‘블랙스완(BLACKSWAN)’의 메인 댄서이자 리드 보컬 스리야(Sriya)다.
스리야는 무려 4,00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K-팝 씬에 당당히 입성했다. 우연히 접한 엑소의 무대를 보며 아이돌을 꿈꾸기 시작한 그는, 팬데믹으로 학교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집 옥상에서 나홀로 춤을 연습하고, K-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익혔다. 인도 도심 길거리와 요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오디션 영상은 그를 생애 첫 비행기에 오르게 했고, 그렇게 시리야는 한국 땅을 밟았다.
어릴 적 익힌 인도 전통 무용 ‘오디시(odissi)’와 요가로 다져진 유연성과 표현력은, 스리야만의 파워풀한 춤 선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데뷔 스토리는 구글 광고로도 제작돼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전했다.
헤럴드뮤즈의 본격 고민 상담 예능 ‘노 텐션 팟캐스트(No Tension Podcast)’의 게스트로 나선 스리야와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만났다.
- K-팝 역사상 최초의 인도 출신 아이돌이라고 들었다. 4,000: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식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의 활동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 데뷔 후 하키 월드컵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관객 규모가 엄청났다. 인도에서의 첫 무대이자 가족들 앞에 선 첫 무대이기도 해서 유독 기억에 남고 의미가 깊었다.
이후로는 ‘워터밤’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시간이 지나 하나씩 꿈을 이루면서 그토록 원했던 ‘워터밤’에 섰을 때, 그 열기가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관객들이 다 같이 모여 노는 듯한 분위기, 무대와 객석 구분 없이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함도 느꼈다.
- 엑소와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보며 K-팝 아티스트의 꿈을 키웠다고 들었다. 힌두스탄 고전 음악과 전통 무용 ‘오디시’로 기본기를 다지던 시절, K-팝 퍼포먼스의 어떤 매력이 가장 크게 다가왔나.
▶K-팝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다 같이 호흡을 맞춰 노래하면서 깔끔하고 디테일한 안무를 소화해 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엑소 선배님의 ‘으르렁’과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NO’ 퍼포먼스를 좋아한다. 이 무대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반면, 인도 전통 춤은 결이 많이 다르다. 인도 전통 춤을 출 때는 동작을 절제하면서 표정 연기에 집중하는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다. K-팝은 춤을 통해 ‘내 인생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 팬데믹으로 학원이 문을 닫자, 옥상을 연습실로 개조해 독학으로 춤 영상을 촬영하며 꿈을 키웠다고 들었다. 그 치열했던 준비 과정에서 스스로를 지탱해 준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 당시 팬데믹 상황에서 나를 지탱해 준 건 여러 가지였다. 힘이 필요할 때는 K-팝을, 슬플 때는 인도 음악을 들었다. 두 음악을 섞어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것 같다. 또 자연을 좋아해 작은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음악을 들을 때면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 데뷔 이후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겪었던 에피소드가 있는지. 또 이제는 완벽히 적응했다고 느끼는 한국적인 습관이 생겼는지 궁금하다.
▶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덜 하려고 했고, 이후부터는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던 것 같다. 예전에 한국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는 자신감이 넘쳤던 때가 있었다. 당시 한국인들이 하는 말을 멤버들에게 통역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에 “제가 할래요! 저 할 수 있어요!”라고 자신 있게 나섰다. 정확히 어떤 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당당하게 통역했는데 전혀 다른 뜻이었던 경험이 있다.
지금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한국인 같다고 말할 때가 종종 있다. 발음이나 억양이 한국 사람들과 비슷할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했다. 또 입맛도 완벽히 한국화됐다. 국밥을 정말 좋아하는데, 감자탕이나 얼큰한 돼지국밥을 즐겨 먹다 보니 사람들이 “외국 사람 맞아?”라며 놀라곤 한다.
- 블랙스완은 전원 외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인 만큼 팀워크가 남다를 것 같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멤버들이 하나의 팀으로 단단해질 수 있었던 블랙스완만의 소통 방식이나 케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멤버들이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 보니 문화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다 같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서로에게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하되, 그 안에 불만을 담지는 않는다. 먼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 다음, ‘우리나라 문화는 이렇다’는 식으로 서로 안 맞는 부분을 찾아본다. 그러고 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것 같다.
- 블랙스완의 메인 댄서이자 리드 보컬로서 무대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다. 데뷔 당시와 비교했을 때 아티스트로서 스스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 데뷔 전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데뷔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완전한 프로 아티스트로서의 무게감을 실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매번 무대를 정말 잘 해내야 하고,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무대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걱정과 나만의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그런 부담 속에서도 지금은 무대 위에서 ‘나밖에 안 보여야 한다’는 자신감으로 임하려 한다. 부담을 의식하기보다 그 순간에만 집중하게 된 게 가장 성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 블랙스완 공식 계정에서 최근 유행하는 챌린지에 참여하는 모습을 봤다. 블랙스완의 곡으로 챌린지를 함께 찍어보고 싶은 아티스트나, 꼭 한번 컬래버레이션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 가능하다면 모든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 그중에서도 청하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아티스트로서 멋있고 매력적인 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태민 선배님은 춤추실 때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런 분들과 컬래버레이션할 기회가 온다면 정말 큰 영광일 것 같다. 오히려 같이 있는 게 믿기지 않아서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 블랙스완이 2025년 5월에 발매한 ‘I Like It Hot’ 앨범 이후 공백기인 상황인데, 현재 앨범 준비 중에 있는지 궁금하다.
▶ 현재 준비 중이다. 음악은 물론이고, 팬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들도 준비해 뒀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
- 무대에 서는 것 외에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나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나.
▶ 취미 부자인 만큼, 꿈도 자주 바뀐다. 연기도 해 보고 싶고, 프로듀싱이나 작사에도 직접 참여해 보고 싶다.
최근에는 운동, 그중에서도 축구에 빠져 있다. 한국에 와서 처음 축구를 접하면서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축구 선수를 하다가 다쳐서 그만둔 지인이 연결해 준 ‘funny kick(퍼니 킥)’이라는 팀에서 활동 중이다. 앞으로는 취미를 넘어 조금 더 진지하게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 블랙스완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와 글로벌 팬덤 ‘루미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 달라.
▶ 블랙스완으로서 좋은 음악을 계속 내고 싶고, 우리 음악이 누군가에게 힐링이 되고 행복을 줬으면 한다. 당연히 더 큰 무대에도 많이 서보고 싶다.
‘루미나’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늘 곁에 있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그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저희 블랙스완도 더 노력해서 좋은 노래와 콘텐츠로 보답하겠다. 루미나가 우리를 사랑해 주는 만큼, 우리도 정말 많이 사랑한다.
- 헤럴드뮤즈의 유튜브 콘텐츠 ‘No Tension Podcast’에 출연하게 된 소감과 함께, 이번 영상의 관전 포인트를 하나 꼽아준다면.
▶ 편안한 분위기에서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 영상의 관전 포인트는 ‘비리야니’라고 말하고 싶다. 프로그램 메인 MC인 진현님과 인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오랜만에 옛 기억이 많이 떠오르면서 그리웠다. 이 영상을 통해 인도의 음식과 언어가 얼마나 다양한지 글로벌 팬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뮤:장해제]는 헤럴드뮤즈 유튜브 글로벌 고민 상담 프로그램 ‘No Tension Podcast’의 특별 출연자들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다.
국경을 넘나드는 고민상담소 ‘No Tension Podcast’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헤럴드뮤즈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다.
kimda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