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그래미가 그룹 방탄소년단의 사실상 ‘보이콧’ 행보에 꼬리를 내렸다.
지난 29일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은 개인 SNS를 통해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지난 6월 아시안 팝 전용 부문을 신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대중음악의 공통점이 없는 국가를 아시아라는 지역으로 묶은 것에 대해 인종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방탄소년단의 수상 기회를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방탄소년단은 제 63회와 64회 시상식에 ‘다이어마트’와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65회 시상식에는 ‘베스트 뮤직비디오’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마이 유니버스’가 포함된 콜드플레이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로 ‘앨범 오브 더 이어’ 후보에 올랐지만 모두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과 앨범 차트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활약을 했다. 이에 이번 그래미 첫 수상이 예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안 팝 전용 부문 개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탄소년단은 시상식 출품 거부로 문제 의식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 리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리코딩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SNS를 통해 입장문을 게재하고 곧장 해명에 나섰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다”면서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이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 음악의 깊이와 다양성, 놀라운 성장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중요한 아티스트들에게 별도의 조명을 비추려는 것이 새 부문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문이 늘어나면 더 많은 아티스트의 작업이 인정받게 된다”며 “누군가를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1만 5,000명의 그래미 투표 회원에게 인정받는 아티스트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 팝 부문에 출품하면 본상 경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아시아 팝이나 재즈, 컨트리 같은 장르 부문에 음악을 출품한다고 해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를 비롯한 제너럴 필드(본상) 부문에 함께 출품하고 심사받는 데 제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너럴 필드 부문은 장르와 관계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음반에 열려 있다. 장르 부문에서 인정받는 것과 제너럴 필드에서 인정받는 것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며, 아티스트는 두 부문 모두에 도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psh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