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음악 앞의 문희준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는 온전히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다 욕심을 드러낸다. 작사 작곡 편곡까지 스스로 해내며 음악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는 그는 '아티스트'라는 명칭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가수면 된다고 말한다.

11개월간 펼쳐진 문희준의 '20주년 기념 - 20회 콘서트'가 13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만큼 음악적인 부분도 풍성했다. 록, 발라드, 댄스 등 20년간 쌓아왔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 무대 위에서 전부 선보였다.

이날 공연에서 댄스곡 'Pioneer(파이오니어)' 'I'm not OK'을 연속으로 선보인 문희준은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다"면서 거친 숨을 한참이나 들이쉬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무대 위의 4분 동안은 나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평소 록 음악이 공연의 주를 이루어 화려한 조명과 특수 효과에 익숙한 팬들을 위해 문희준은 발라드를 부르면서 아름다운 영상을 함께 선사했다. 문희준 특유의 미성과 함께 펼쳐지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영상은 관객들을 발라드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다는 것, 더불어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MC로서 방송 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순간 순간 행복하다는 문희준은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확고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타협하지 않았다. 그는 "내 음악을 온전히 하고 싶다. 그래서 기획사와 따로 음악 쪽으로는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신곡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를 보면 기획사가 문희준이라고 적혀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어 "이번에 매니저가 CD를 발매하면서 안해본 일을 하느라 특히 고생을 많이 했다"며 함께 고생해준 스태프에 대한 감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12일 '20주년 기념' 새 앨범을 발표한 문희준은 수록곡 8곡 중 3곡 '8.15' 'In I' 'MEDIA' 등 시대 풍자 노래를 새롭게 편곡해 담았다. 그는 "요즘 세대는 우리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그 친구들이 이 음악을 듣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노래하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해주면 좋겠다. 또 노래를 듣고 사회에 부조리한 면이나, 안타까운 면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 해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과거 발표한 곡을 새롭게 탄생시킨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문희준은 "누군가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도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야기를 해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 내가 만든 노래 중 'Easy매(이지메)'라는 곡이 있다. 학원 폭력, 왕따 등을 다룬 노래인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무대에서 서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라 밝혔다.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인 문희준은 "여전히 '아이돌'을 보는 시각에 편견이 서려있다"고 말한다. 그는 "KBS 2TV '불후의 명곡'을 진행하다 보면 실력있는 아이돌에 대한 감상을 말할 때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라고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 요즘 아이돌 중에는 실력있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문희준은 "저희 때도 돌아보면 '만들어진, 상품화 된 가수'라는 말이 싫었던 것 갔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런 부분을 벗어나고 싶어서 H.O.T. 3집부터 자작곡을 넣기 시작했고, 5집에는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담당하여 멤버들(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이 모든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문희준은 본인 뜻 반, 세간의 넘치는 관심 반으로 7년 동안 방송 활동을 접었던 시기가 있다. 그는 그 시절을 돌아보며 "만약 두려워 했다면 그 당시 음악 활동을 접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마음 약한 사람이 아니다. 죄를 짓거나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당시와 지금이나 나는 똑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인기 아이돌로 기억되어 있는 문희준이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 더 친숙하다. 이에 대해 문희준은 "나는 사람들이 내 말이나 행동으로 웃으면 그게 좋더라. 꿈이 두 가지인것 같다. 음악은 평생 하고 싶고, MC로 방송하는 것도 즐겁다. 어린 친구들에게 개그맨으로 인식된다 하더라도 상관없다"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이미 가수로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문희준은 가수라는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았다.

'한 번 떠보고 싶다, 잘되고 싶다'는 욕망을 쫓기에 문희준은 이미 많은 것들을 몸소 체험했다. "인기라는건 왔다갔다 하더라. 그래서 음악이나 가사를 내 색깔로 만들고 싶다. 어떻게 보면 모자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점차 채워가며 무대에서 서고 싶다는 생각"이라 말하는 그는 "사실 힘들 때 나를 지켜준 사람은 팬들이다. 팬 덕분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음악을 꼭 해야하나 생각하기도 한다. '대중성'은 록을 시작하면서 예전에 멀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를 아껴준 사람들을 챙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는 확고한 소신으로 앞으로도 가수 문희준의 머리와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노래로 표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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