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본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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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조수와 공동 작업한 그림을 구매자들에게 고지 없이 온전한 자신의 작품으로 판매했다. 이는 미술계 관행일까, 범죄일까. 조영남은 전자를, 검찰은 후자를 주장했다.

2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주관으로 사기혐의로 피소된 조영남과 그의 매니저 장모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0일과 11월 21일, 각각 1, 2차 공판이 열렸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14일 조영남과 매니저 장 씨(미보고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겸 조영남 매니저)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영남이 받고 있는 혐의는 대작 화가가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판매해 1억 6000여만 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 이 사건은 조영남의 그림을 대작해준 무명 화가 송모씨의 폭로로 시작됐다. 송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약 200~300점의 그림을 그려 조영남에게 넘겼고, 조영남이 가벼운 덧칠과 서명 작업을 한 후 자신의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이 같은 조영남의 행위에 가담, 그림을 팔아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누가 어느 정도 그렸느냐가 중요한가. 숫자로 나눌 수 있으면 예술 아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송 씨가 대부분의 작업을 한 작품에 조영남이 파이널 터치를 하고 서명을 했다고 하여 조영남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점.

조영남은 송 씨와 한 공간에서 작업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기초 작업이라서 제가 관리·감독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씨의 작업을 ‘기초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한 번씩 다시 손을 댔기 때문에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앞서 조영남은 ‘조수를 두는 건 미술계 관행이다’고 말해 복수의 미술인 협회로부터 고소를 당한 터. 이와 관련해서도 조영남은 “저는 어이가 없었다. 외국에서는 앤디 워홀 등 작가들이 조수를 공장 차리듯이 여러 명 둔다, 그것이 관행이라고 했다. 그때 국내 작가에 대해서는 예를 든 적이 없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더라. 그래서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위 발언들 모두 일관되게 조수와의 작업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다수 방송 출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모든 그림을 자신이 직접 작업한 것처럼 이야기해온 것에 대해 “파이널 터치를 제가 했고, 서명만 했으면 제 작품이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며 “(송 씨가 어느 부분을 그리고 조영남이 어느 부분을 그렸는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송 씨가 100% 그려왔더라도 제가 서명만 하면 팝아트 작품으로 완성되는 거다. 누가 몇 퍼센트를 그렸느냐는 의미가 없다. 숫자로 나눌 수 있으면 예술이 아니다. 송 씨가 기초를 그려오면 제가 마무리 작업을 해서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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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를 두고 작업했다는 사실, 고지할 의무 없다” 조수와 작업하는 것이 조영남이 주장하는 것처럼 ‘관행’이고 현대미술 개념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그 사실을 그림 구매자들에게 고지할 의무는 있을까. 조영남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수와 공동 작업한 것을 일일이 고지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조수와 작업한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숨긴 적이 전혀 없다”며 “(송 씨와 공동 작업을 한 것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방문한 사람들이 보기에) 같이 그림 그리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 그걸 공개하고 말고 할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조영남의 법률대리인은 “조영남 작품이 전통적인 회화라는 것에 동의할 수가 없고,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보유한 게 거의 없다”며 “저작권은 송 씨도 저희에게 있다고 인정한다. 검찰도 저작권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망을 했다고 하는데 조수의 존재를 속인 적이 없다”며 “항상 조수를 데리고 다니고 공개를 했기 때문에 기망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만화, 자서전 등의 작업을 예로 들며 “초안에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사는 사람에게 일일이 어떻게 고지하느냐. 고지할 수도 없고 고지할 의무도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조수가 작업한 것은 고지 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조영남 측 주장에도 검찰 측은 “피고인 조영남의 직업적 특성이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봤을 때, 피고인에게는 기망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20명 정도의 피해자가 있었고, 일부 환불이 됐지만 아직 피해 회복이 되지도 않았다”며 조영남에 대해서 징역 1년을, 장 씨에 대해서는 징역 6월을 구형했다. 다음 공판 예정일은 2월 8일 오후 2시. 이때는 또 어떤 주장이 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