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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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남매듀오 악동뮤지션이 다시 한 번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디서 매력학과라도 전공’한 듯이 이들의 음악은 한 번 들으면 자꾸만 다시 듣게 만드는 매력을 발휘했다.

악동뮤지션은 3일 0시 새 앨범 ‘사춘기 하(思春記 下)’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발매한 ‘사춘기 상(思春記 上)’에 이어지는 연작 앨범이며, 총 8곡으로 구성돼 1번 트랙 ‘생방송’부터 8번 트랙 ‘그때 그 아이들은’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더블 타이틀곡 ‘오랜 날 오랜 밤‘과 ‘리얼리티’를 포함한 수록곡 전곡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멤버 이찬혁의 자작곡이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은 ‘오빠’ 이찬혁의 곡 작업과 ‘동생’ 이수현의 가창으로 완성된다. 악동뮤지션이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2’(이하 K팝스타2)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 가장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점은 이수현의 매력적인 보컬이었다. 탄탄한 가창력은 물론이고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음색이 단번에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이찬혁의 담백하고 개성 강한 음색과도 잘 어우러져 곡을 풍성하게 채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가장 ‘악동뮤지션답게’ 만드는 힘은 이찬혁의 가사다. ‘K팝스타2’ 본선 1라운드에서 선보였던 ‘다리꼬지마’의 가사를 보자.

“네가 시크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 앞뒤 안 가리고 다리 치켜들고 반대 다리에 얹어 / 다릴 꼬았지 아니꼬웠지 / 내 다리 점점 저려오고 피가 안 통하는 이 기분”, “네가 도도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 주먹 불끈 쥐고 책상 내리치고 모두를 주목시켜 /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 “다리 꼬고 시내 외각 벤치에 앉아 누굴 기다리는지 / 초조한 표정을 짓는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었더라 / 다리 저려 그러는 거라나”

듣자마자 웃음을 유발하는 독특한 발상과 표현이 눈에 띈다. 이찬혁은 그냥 흘려 보낼 법한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을 캐치해 재치 있는 언어로 표현해냈다. ‘매력있어’에서는 “크지 않은 눈 오뚝하지 않은 코 / 하지만 이게 뭐야 난 네게 빠져 버렸어 / 도대체 뭐야 날 이렇게 만든 네 정체가 뭐야 마법사? 마술사? / 아님 어디서 매력학과라도 전공하셨나”라는 가사로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으며, ‘매력학과’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일상적인 순간들에서 번뜩이는 재치를 발휘하는 이찬혁의 능력은 ‘사춘기 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익숙해 날 오고 가는 발걸음 헤어지는 인사에 / 미숙해 보이는 것만큼 부끄러운 게 없는 걸 / 익숙해 날 보고 가는 시선들 주위 모든 여자 날 / 야속해 해 But It's OK 부끄러울 게 없는 걸”(이상 ‘RE-BYE’ 가사),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 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직이는 게 / 숨 크게 들이쉬면 갈비뼈 모양이 드러나는 것도 / 내쉬면 앞사람이 인상 팍 쓰며 코를 쥐어 막는 것도 / 놀라와 놀라와 놀라와 Amazing”, “그 수많은 생물 중에 인간이라서 참 다행이야 / 장난감으로 태어났다면 / 혼자 움직이지도 못할 텐데 생각만 해도 끔찍해 / 그러고 보니 내 심장은 어떻게 bounce bounce 해”(이상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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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하’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리얼리티’ 역시 악동뮤지션의 통통 튀는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곡이다.

“지갑아 나 택시 타고 가도 됨 / 내릴 땐 삑 소리 나게 교통 카드 대 /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는 안 따뜻해도 / 히터 틀어주면 따뜻해 / 내부가 따뜻해”, “택시 타긴 버는 돈이 빠듯해 / 그렇다고 지옥철엔 사람 가득해 / 스마트폰으로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땐 / 밝기를 최저로 해야 해 / 밝기를 최저로 해야 해”, “입술이 달콤하다 누가 그래 / 뽀뽀하기 전엔 우구우구 가글 해 / 초콜릿보단 민트향이 좋을 거야 아무래도 / 초콜릿은 잠시뿐 이후에는 후회해”, “아 이랬던 거야 / 모두 침묵하고 있었던 거야 / 아 이랬던 거였어 / 이런 것 땜에 다들 마음 시렸던 거야”(이상 ‘리얼리티’ 가사)

이처럼 악동뮤지션의 가사는 재치가 넘친다. 시적이지만 어렵지 않다. 시어(詩語)의 느낌을 주면서도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이 점이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또한, 20대 초반 나이의 통통 튀고 싱그러운 매력과 풋풋함이 듣는 이들에게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전하고,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낸 솔직한 가사가 공감대를 형성해 곡에 몰입하게 만든다. 악동뮤지션은 특별함보다 평범함을 노래한다. 무엇보다 그 기저에 깔린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울림을 전한다.

특히 ‘사춘기 하’에서 집중해 볼만한 점은 가사가 보여주는 성숙함이다. ‘사춘기 하’의 또 다른 타이틀곡 ‘오랜 날 오랜 밤’은 “별 하나 있고 / 너 하나 있는 / 그곳이 내 오랜 밤이었어 / 사랑해란 말이 머뭇거리어도 거짓은 없었어”, “그대 곁이면 / 그저 곁에서만 있어도 / 행복했단 걸 / 그 사실까지 나쁘게 추억 말아요”, “오랜 날 오랜 밤 동안 정말 사랑했어요 / 어쩔 수 없었다는 건 말도 안 될 거라 생각하겠지만 / 밉게 날 기억하지는 말아줄래요 / 아직도 잘 모르겠어 / 당신의 흔적이 지울 수 없이 소중해”라고 말한다. ‘생각의 사춘기’를 의미하는 ‘사춘기’ 시리즈의 뜻처럼 악동뮤지션은 한층 성숙해진 감성을 전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기에 듣기 편안하고 공감이 간다. 가창자와 청자 사이에 형성되는 공감대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울린다. 이 점이 이찬혁의 가사가, 악동뮤지션의 노래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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