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악동뮤지션

[헤럴드POP=박수정 기자]“'38도를 오르내리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주차장을 개조한 에어컨도 없는 원룸. 우리 가족은 3년 전에 몽골에서 비자 문제로 다시 한국에 나왔을 때 이곳에서 머물렀다. 지금 생각하면 그곳에서 어떻게 보냈을까 싶지만, 그때는 모두 음악놀이에 빠져 있느라 더운 줄도 모르고 지냈다. (중략) '크레센도'나 '외국인의 고백' '매력있어' '못나니' 같은 노래가 모두 이때 우리를 찾아왔다. 무더운 여름날, 우리는 스스로에게 좋은 노랫말들을 불러주며 최면을 걸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힘든 현실이라도 마음의 빛이 있는 사람은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낸다고 했다.” - 악동뮤지션 에세이 ‘목소리를 높여! HIGH’ 중

악동뮤지션이 빚어내는 가사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 것일까. 바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그 ‘마음의 빛’ 아닐까.

악동뮤지션은 지난 3일 ‘사춘기(하)’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사춘기(상)’에 이은 연작 앨범이다. 수록곡 8곡 모두 이찬혁이 작사, 작곡한 이번 앨범은 시간이 흐르면서 무르익는 감정을 노래했다. 일기장에 적어둔 속마음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감성을 진솔하고 따뜻한 가사로 담았다. 트랙리스트를 태어난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 지난 추억을 회상하기까지 시간순으로 배열해 앨범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은 이번에도 통했다. 음원차트 1위는 물론, 더블 타이틀곡 ‘오랜 날 오랜 밤’, ‘리얼리티’를 비롯해 수록곡 가사들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갑아 나 택시 타고 가도 됨 / 내릴 땐 삑 소리 나게 교통 카드 대”(‘리얼리티’), “사람을 차별해 이건 불공평해 / 공명 쌤이 보시고 재갈을 물려줘야 해”(‘못생긴 척’), “아침에게 빌린 희망은 다시 반품”, “다들 파란불을 기다리면서 / 온통 빨간불에만 모여 있듯이 / 나는 행복을 기다리면서 온통 사소한 불만 고여 있었지” (이상 ‘집에 돌아오는 길’) 등 일상을 가사로 표현하는 마법에 감탄하기도.

포털사이트 앨범 소개에 적힌 ‘이찬혁이 들려주는 사춘기(하) 이야기’를 보면 노래의 감성에 더욱 젖을 수 있다. 이찬혁은 수록곡마다 어떻게 가사를 생각했는지 일기 형식으로 신곡을 안내했다. 그는 1번 트랙 ‘생방송’에 대해선 “이 노래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캠코더로 찍었으면 어땠을지 상상하며 그 상상 속의 기록을 노래로 불러본 것”이라고 설명했고, 3번 트랙 ‘오랜 날 오랜 밤’을 두고 “옛날에는 이해하지 못 했던 감정”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찬혁의 사춘기를 함께 겪는 듯 공감을 준다.

이찬혁은 공감을 위해 억지로 가사를 짜내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사춘기(상)’ 앨범 청음회에서 “가사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는 편”이라며 “두서가 없을 때도 있고 가사가 많을 때도 있다. 요즘은 가사를 줄이는 작업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있는 그대로의 생각들을 정제한 뒤, 공감에 이르는 방식이다. 때문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의 빛이 없다면 탄생할 수 없는 가사고, 그 가사 덕분에 듣는 이는 힘든 세상을 견디는 위로를 받는다.

사춘기를 보낸 악동뮤지션은 또 어떤 일상의 공감을 전할까. 벌써부터 다음 가사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수현은 지난 5월 ‘사춘기(상)’을 발표하며 “1집 때부터 '힐링'과 '공감'을 가장 중요시했다. 공감만큼 가장 좋은 위로가 없는 것 같다. 세상에 힘든 사람들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악동뮤지션이 주는 위로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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