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진 시상식이지만, 무대 위에서 빛나는 눈물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은 사람은 분명있다.

1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는 총 77개의 작품이 예심 공모에 참여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14회 이상 국내 유료 공연을 펼친 작품이 대상이었으며, 전문가 및 선발된 일반 투표단이 직접 수상작을 선택했다.

이번 시상식이 더욱 쫄깃했던 것은 수상자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지키며 당일 무대 위에서 호명했기 때문이다. 동료애 넘치는 훈훈한 배우들 사이에서는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흘러나왔고, 수상자는 한층 더 큰 기쁨을 누렸다.

평생 한 번밖에 받아볼 수 없다는 신인상 시상은 “한 번도 신인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신인상 시상을 고집했다”는 배우 조승우가 맡았다. 남녀 성별을 불문하고 “조승우 형/오빠와 연기를 하고 싶어서 뮤지컬 배우가 됐다”고 고백하는 배우들이 넘쳐나는 만큼, 연기력도 입담도 매력 만점인 그는 ‘드라큘라’에서 루시 웨스텐라 역을 연기한 이예은과 ‘스위니토드’에서 토비아스 역을 맡았던 김성철에게 각각 여우 신인상과 남우 신인상을 건넸다.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감초 앙상블상에는 여자보다 더 예쁘고 파격적인 캐릭터 ‘엔젤들’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킹키부츠’ 팀에게 돌아갔다. 아역 배우들까지 옹기종기 모여 수상을 진심으로 기뻐한 이들을 보며 함께 출연했던 정성화와 김지우는 함박 미소와 함께 기립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주인공을 더 빛나게 만들고 극의 흥미를 살리는 조연상 시상은 배우 최정원이 나섰다. 그는 “두 번 조연상을 받아봤다. 20년 차이를 두고 조연상을 받아봤는데,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받고 싶다”며 ‘1세대 뮤지컬 스타’로서의 욕심을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쟁쟁한 연기력과 가창력을 지닌 후보자들 가운데 투표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는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을 연기한 신영숙과 ‘도리안 그레이’에서 핸리 워튼을 맡았던 박은태다. 특히 신영숙은 수상 전 갈라쇼를 펼치며 뮤지컬 ‘팬텀’의 코믹한 넘버 ‘다 내꺼야’를 열창하며 시상식장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던 터라,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다른 때보다 강렬했다. 더불어 일찍부터 미참석 의사를 밝혔던 박은태의 수상으로 함께 공연했던 배우 구원영이 급하게 무대 위로 올라가 대신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주인공 싸움은 더욱 치열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김선영, 박혜나, 옥주현, 전미도, 차지연, 남우 주연상 후보에는 김준수, 양준모 정성화, 조승우, 홍광호가 이름을 올렸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인지도도 높고,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들이 포진된 주연상은 다른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금빛 트로피를 받은 배우는 ‘스위니토드’에서 러빗부인으로 활약한 전미도와 ‘킹키부츠’에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매력쟁이 롤라를 연기한 정성화. 평소 재치 넘치는 입담을 자랑하던 정성화지만, 주연상을 손에 쥔 벅찬 마음은 숨기지 못했다. “정말 조금 기대하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그의 말은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 얼마나 긴장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냈고, 전미도는 펑펑 눈물을 쏟으며 자신의 남편에게 “공연 기간 동안 밥 못 해줘서 미안했다”는 말로 애정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뮤지컬어워즈’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뮤지컬이었다. 국내 창작 뮤지컬인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는 극본·작사상(박혜림 수상)과 연출상(오세혁 수상), 그리고 ‘2016 뮤지컬작품상’을 수상하며 ‘Made in Korea’ 뮤지컬의 저력을 드러냈다. 시인 백석의 이야기를 연극화한 이 작품은 무대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백석의 시를 넘버로 만들었다. 탄탄한 이야기와 가슴을 울리는 피아노 선율은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출 오세혁은 수상 소감으로 “먼 지방에서 뮤지컬을 보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온다는 관객을 만났다. 하루에 약 8시간 이상을 할애하여 우리가 만든 뮤지컬을 보러 온다는 것을 듣고 무게감을 느꼈다”면서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가장 마지막에 이름이 불리며 대상의 큰 영광을 누린 작품은 ‘스위니토드’였다. 조니뎁이 출연한 영화로도 유명한 ‘스위니토드’는 무대로 옮겨지면서 소름 끼치는 미학과 강렬함이 더욱 생생하게 전해지며 호평을 받았다. 프로듀서 신춘수는 "정말 뜻밖의 수상”이라 표현하며 “배우 및 크리에이티브 팀이 정말 고생했던 작품이다. 여러분의 열정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오늘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선생님, 선배님, 후배들을 만나 숙연한 기분을 느꼈다. '스위니토드'는 예술성 있는 작품이다. 한국 작품이 세계로 이어져나갈 수 있도록 프로듀서로서 잘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는 소감과 함께 기쁨을 배우 및 스태프들과 나눴다.

어쩔 수 없이 승자와 패자가 생기는 축제의 장에서 경쟁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공로를 인정받은 특별한 한 사람도 있다. 총 17개 부문의 수상자 가운데 가장 의미 있고 뜻깊은 상 ‘특별공로상’을 받은 한국 뮤지컬계 살아있는 전설 박만규. 1963년 장막희극 ‘해풍’으로 데뷔한 그는 1967년 ‘꽃님이 꽃님이 꽃님이’ 극본을 황성일과 함께 쓰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양반전’(1986), ‘즐거운 한국인’(1988) 등의 극본을 쓰고 연출도 병행하며 최초로 미국에서 우리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하고, 큰 규모의 국가적 행사를 담당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 뮤지컬 발전에 이바지했다.. 직접 쓴 원고를 든 박만규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요령을 앞세우는 경우가 있다. 외롭고 괴로워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가며 바보처럼 외골수로 살아가자”면서 “목소리 큰 총감독의 말을 따라줬던, 잊을 수 없는 동지들의 영광과 건강을 빈다”고 힘주어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 제1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작) 리스트 ◇

▲ 최고의 관객상=김행선 ▲ 남우 신인상='스위니토드' 김성철 ▲ 여우 신인상='드라큘라', '위키드' 이예은 ▲ 신인 연출상='인터뷰' 추정화 ▲ 앙상블상='킹키부츠' 팀 ▲ 안무상='로기수' 신선호 ▲ 무대예술상='마타하리' 오필영 ▲ 작곡·음악감독상='라흐마니노프' 이진욱 ▲ 극본·작사상='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박혜림 ▲ 연출상='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오세혁 ▲ 특별 공로상=박만규 ▲ 남우 조연상='도리안 그레이' 박은태 ▲ 여우 조연상='레베카' 신영숙 ▲ 프로듀서상='마타하리' 엄홍현 ▲ 남우 주연상='킹키부츠' 정성화 ▲ 여우 주연상='스위니토드' 전미도 ▲ 2016 뮤지컬 작품상='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스위니토드'

(사진 제공=한국뮤지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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