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세카이노 오와리의 첫 내한 단독 콘서트. 짧아서 더 꿈 같았고, 아쉬운 작별까지 환상적이었다.

지난 18일, 19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일본 인기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이하 세카오와)의 첫 내한 단독 콘서트가 개최됐다. 약 2,300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은 양일 모두 매진. 관객들은 1층 스탠딩과 2층 좌석을 빈틈없이 채우며 한국에서의 세카오와 인기를 고스란히 입증했다.

세카이노 오와리(SEKAI NO OWARI)의 그룹명 뜻은 ‘세상의 끝(世界の終わり).' 소년처럼 맑은 후카세의 목소리와 몽환적이며 아름다운 멜로디,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무대로 많은 사랑을 받는 그들이지만, 이들의 음악은 정신질환과 집단 따돌림 등 결코 유쾌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은 멤버들의 자전적인 스토리로 시작됐다. 삶의 다양한 이야기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1월 세카오와(후카세·사오리·나카진·DJ러브)의 내한 소식이 알려졌다. 많은 팬들은 손꼽아 티켓팅을 기다렸고 예매 시작과 함께 탄성이 들려왔다. 인기가 있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티켓이 매진 될 줄은 팬들마저도 놀랐다. 불법 티켓 판매로 한 바탕 몸살을 앓았지만, 주최측의 노력으로 대부분의 불법 티켓은 팬들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에 18일 1회 공연 예정이었던 세카오와의 첫 내한 콘서트는 1회 추가되며 총 2회 공연으로 펼쳐졌다.

세카이노 오와리의 콘서트 무대에는 화려한 세트도, 영상도 없었다. 피아노 치는 사오리, 노래하는 후카세, 기타 치는 나카진, DJ러브가 전부였다. 하지만 무대에는 공백이 존재하지 않았다. 세카오와 음악에 담긴 세계관은 공연장 전체를 아울렀고, 그 세계에 초대된 관객들은 세카오와가 선사하는 몽환적인 감각의 노래를 따라 환상의 세계로 입장했다.

꿈같은 90분, 그 시작을 알리는 대망의 첫 곡은 'スタ-ライトパレ-ド(스타라이트 퍼레이드)'가 선곡됐다. 경쾌한 리듬으로 마치 놀이동산에 온 느낌으로 서서히 열기를 끌어올린 세카오와는 'Love the warz(rearranged)' 'Monsoon Night(몬순나이트)' 'Death Disco' 'SOS'까지 연속으로 이어가며 쉴 틈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첫 MC 타임은 언어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귀여운 인형극에 목소리를 입힌 멤버들은 한국 투어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저마다 한국에 관련된 책을 들고 한국 문화인 '포장마차'에 대해 언급하며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매운 음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내며 "'아구찜'이라는 게 있다는데, 뭔가 나카진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어를 하며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딪힌 멤버들은 공연 한국어 담당으로 DJ러브를 지명했고, 영상이 끝난 뒤 홀로 무대 위에 선 DJ러브는 "안녕하세유! 재미있었유? 다시 만나서 정말 기뻐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한국어로 전하며 "JUST LIKE TT"라는 개인기(?)까지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러브! 러브!" 러브콜을 받았다.

'러브콜'에 감동한 DJ러브는 "이렇게까지 나를 위한 함성은 드물다. 굉장히 기쁘다. 보통은 '후카세상~'이 많으니까"리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공연 둘째날인 19일에는 한국에서 먹은 음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러브는 "풋고추 먹어봤는데 굉장히 매웠다. 한국 음식 정말 좋아해서 또 오고 싶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말한 '아구찜'도 먹어봤느냐는 관객들의 질문에 "아구찜도 먹었다"고 답했다. 나카진은 "아구찜 뭔가 무섭게 생긴 생물이 들어있었다"고 말했고, 러브는 "그렇게 맵지 않더라. 정말 한국에 와서 즐겁다"면서 "남은 공연을 더욱 즐겨달라"고 전했다.

이어진 공연에서는 강렬한 사운드의 'ANTI-HERO'를 선보였다. 이곡은 특히 사오리의 파워풀한 피아노가 돋보이는 곡으로 단숨에 관객들을 열광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다음 곡은 신곡"이라는 후카세의 소개로 기대감을 더욱 높인 곡은 팝적 요소가 강한 'One More Night.' 고조된 분위기를 '眠りひめ(잠자는 공주)'로 한층 더 끌어올린 세카오와는 'スノ-マジックファンタジ-(스노우매직판타지)'로 정점을 찍으며 관객들의 들썩임을 멈출 수 없게 했다.

두 번째 MC 타임은 나카진이 담당했다. 그는 "재미있나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메시지를 한국말로 전하며 관객들의 큰 함성을 자아냈다. 이어 나카진은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와줄 줄은 몰랐다. 정말 행복하다. 2일간의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멤버 모두 한국을 즐기고 있다"고 소감을 전하며 "잠시만요"라는 말과 함께 선글라스를 벗었다. "열기가 굉장해서 서리가 낀다"고 말한 그는 "정말 기뻐서 'JUST LIKE TT'다"라며 세카오와 내 유행인듯 한 'TT' 개인기를 선보였다. 이에 사오리는 "(TT) 사용 방법이 그걸로 맞느냐"고 물었고, DJ러브는 "러브상~ 콜이 적으면 TT한다. 기뻐도, 슬퍼도, 좋아요 TT"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카진은 "한국 오는 것이 이제 3번째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 감사하다"면서 다시 한번 자신들을 따듯하게 맞아준 한국 팬들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MC로 잠시 식힌 열기는 'Mr.Heartache'로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세카오와 멤버들은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며 공연장을 일체화 시켰다. 이어진 '幻の命(환상의생명)'로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인 그들은 경쾌한 'Hey Ho'로 공연을 이어가며 절정의 시간을 선사했다. 사오리의 아코디언 연주와 더불어 독특한 유럽풍 축제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Hey Ho'는 세카오와의 최대 히트곡인 'RPG'의 후속작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알려져 더욱 큰 호응을 받았다.

다음 MC은 사오리의 멘트로 시작됐다. 그는 "저는 피아노의 사오리입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 "어제(18일)보다 한국어를 조금 더 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해 귀여움을 드러냈다. 사오리는 "(이렇게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굉장히 감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지산 락페스티발에 참가했는데, 그 당시 앙코르 때 많은 분들이 콜을 해주셨다. 이 곡이 바다를 넘어 한국까지 왔다는 것이 기뻤다"면서 다음 곡인 'RPG'를 소개했다.

'RPG'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곡으로 '세카오와 나라'의 국가(國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후카세는 관객들에게 "노래할 수 있어?"라고 물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마이크를 넘겼고, 관객들은 한국 관객 특유의 떼창으로 그들의 내한에 보답했다. 정확하게 일본어 가사로 또박또박 노래를 부른 관객들을 보며 후카세를 비롯한 멤버들은 감동과 환희에 찬 표정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한국 팬들은 한층 고조된 분위기로 열기를 불태웠다.

마지막 MC는 후카세가 담당했다. "어제 밥을 먹으러 갔는데 '여기요'를 나카진에게 배웠다"는 후카세의 말에 나카진은 "'Excuse me' 보다 높은 확률로 점원분이 와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후카세는 "정말 금방 시간이 지난다. 아쉽지만 마지막 곡이다. 곧 다시 오겠다"며 아쉬워하는 팬들을 달랬다.

세카이노 오와리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Dragon Night'다. 'RPG'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Dragon Night'는 경쾌한 리듬으로 팬들의 멈출 줄 모르는 함성을 자아내게 했고, 다시 한번 감동의 떼창을 선보이며 세카오와 멤버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관객들은 'RPG' 구간 반복으로 앙코르를 기다렸다. 약 3분간의 시간이 지나고 무대 위로 돌아온 멤버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관객들은 세카오와 멤버들을 위해 슬로건 이벤트를 준비했다. 18일에는 'きてくれてありがとう(와줘서 고마워)'라는 문구로 세카오와 멤버들에게 메시지를 전했고, 19일에는 세카오와 네 멤버가 그려진 귀여운 슬로건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앙코르곡은 '炎と森のカ-ニバル(불꽃과 숲의 카니발)' 'インスタントラジオ(인스탄트 라디오).' 특히 마지막 곡 '인스탄트 라디오'에서는 화려한 은색 테이프가 관객들의 머리 위로 뿌려지며 한층 더 축제스러운 분위기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세카오와 멤버들은 마이크 없이 온전한 자신들의 목소리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했고, 무대 구석구석 어느 구역 하나 빠짐없이 손을 흔들며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90분가량 펼쳐진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 콘서트는 짧아서 더 꿈 같았고, 아쉬운 작별까지 환상적이었다. 작별을 아쉬워하는 한국 팬들에게 멤버들은 "가까우니까 곧 오겠다. 또 오겠다"는 말로 자신들의 아쉬움 또한 달랬다. 이번 단독 공연이 한국 팬들에게 특별했던 이유 중 한 가지는 일본어 버전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2년과 2016년 한국을 방문했던 세카이노 오와리는 일본어가 통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영어 버전의 곡을 주로 선곡했다. 그러나 2016년 내한 당시 MBC FM4U '테이의 꿈꾸는 라디오'에 출연한 세카오와 멤버들은 한국 팬들이 오리지널 버전 격인 일본어 노래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과 예상치 못했던 많은 성원에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고, 그 말은 이뤄졌다.

큰 공연장에서 여러 무대 장치와 함께 공연을 꾸려나가는 일본 콘서트와는 달랐던 내한 콘서트. 세카이노 오와리 멤버들은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함보다는 한국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고 소통하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다. 좁은 공연장은 멤버들과 팬들을 더욱 일체화시켰고, 하나 된 분위기 속에서 세카이노 오와리의 세계관의 담긴 노래는 관객들의 마음을 관통하며 더 큰 감동과 황홀함을 선사했다.

한편, 18일과 19일 양일간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단독 내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세카이노 오와리 멤버들은 오늘(20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사진 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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