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곡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요. 아무리 멋있게 사진을 찍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해도 노래가 좋지 않으면 말짱 꽝이잖아요. 이번에 노래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신원호) “안무도 좋아요. 스토리가 있는 안무예요. 음악방송에서 카메라 리허설을 하는데 카메라 감독님들이 카메라에 다 담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씩 더하기도 했어요. 매주 수많은 아이돌을 보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았죠.”(세영)
보이그룹 크로스진이 역대급 콘셉트로 6년차 아이돌의 반란을 노린다.
크로스진은 지난 8일 새 앨범 ‘미러’(MIRROR)를 공개했다. 그동안 주로 사랑을 노래했던 크로스진은 타이틀곡 ‘블랙 오얼 화이트’(BLACK OR WHITE)에서 선과 악의 공존을 표현했다. 선공개곡 ‘블랙 마인드’와 ‘화인트 마인드’를 믹스해 완전체곡 ‘블랙 오얼 화이트’ 탄생시키는 독특한 콘셉트로, 악에서 선으로, 선에서 악으로 향하는 과정을 담았다.
국내 활동 1년 간의 공백기를 가진 크로스진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5개월 동안 타이틀곡을 찾아헤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세영은 “보컬 컬러라든지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찾았다”며 “좋은 곡도 많고, 장르도 다양했는데 우리 목소리가 잘 담긴 곡, 우리와 잘 어울리는 사이즈의 옷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블랙팀(타쿠야, 세영, 캐스퍼)과 화이트팀(신, 용석, 상민)으로 나뉘어 악(惡)의 ‘블랙마인드’, 선(善)의 ‘화이트 마인드’를 각각 표현한다. 원호는 “곡에 맞는 스타일의 목소리는 누구인지 중점을 맞췄다”며 “악마 같은 보이는 멤버를 천사로 하고, 천사 같은 멤버를 악마로 해서 반전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인간 내면에 선과 악이 존재하는 것을 나뉘어 담았고, ‘블랙 오얼 화이트’로 합쳤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또한 선과 악의 공존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했다. 멤버 개개인의 연기가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는 선과 악의 극단적인 대립을 멤버 모두 1인 2역으로 해냈다. 원호는 “해외 팬들의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을 많이 보는데 이번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 다른 것보다 많았다”며 “다들 놀라더라. 한국에서 이런 느낌의 뮤직비디오가 많이 없으니까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2역을 소화하기 위해 각 멤버들이 서로의 대역을 맡았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떤 멤버가 누구의 대역을 맡았는지 뒷모습 정체를 파악하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상민이 타쿠야의 대역을, 세영이 신원호와 용석의 대역을 맡았다. 서로 대역을 맡으며 생긴 에피소드도 많았다.
“제가 타쿠야 역을 대신했는데 키 차이가 나고 밸런스 차이도 있어서 티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팬들이 의외로 못 알아봤어요. 하하. 새벽에 촬영해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는데 타쿠야가 연기를 하는데 몰입해서 그런지 표정이 과하게 나오더라고요. 보는 입장에서 과장된 모습이 웃겨서 웃음을 참지 못했어요. 타쿠야도 결국 웃어서 NG가 몇 번이나 났어요.”(상민) “저는 용석과 신의 대역을 맡았어요. 원호가 악마가 됐을 때 세면대에 얼굴을 박는 게 저예요. 빨간 물을 담아놓고 머리를 넣었는데 40~50초 정도 있었어요. 숨을 못 쉬겠더라고요. 친구들끼리도 장난을 치다보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는데 10초도 못 참았어요. 겨우 30초쯤 됐을 때 살짝 고개를 돌려서 옆으로 숨을 쉬었어요. 용석이의 대역일 때는 재미있었어요. 처음으로 와이어 연기를 했어요.”(세영) “제 장면에서만 와이어를 사용했는데 정작 저는 와이어를 착용만 하고 실제 이용하지 않고, 세영이 형의 대역 때만 와이어를 사용했어요.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하하. 와이어를 착용하는 것 자체가 꽉 조이는 거라 힘든데 언젠가는 사용할 줄 알고 착용한 상태에서 달리고, 눕고, 립싱크를 했어요. 그런데 세영이 형이 너무 잘해서 나까지 촬영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오르는 부분은 와이어가 아닌 스태프 두 분이 그냥 들어주셨어요. 나중에 몇키로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하하”(용석)
뮤직비디오는 잔인한 장면과 호러 같은 무서운 분위기로 19금 미만 시청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만큼 멤버들의 무서운 표정연기가 압권이다. 세영은 “극단적인 것을 표현하기가 더 쉬운 것 같다.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들다. 과해 보이지 않고 연기를 잘해보이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석은 세영이 유리를 들고 목을 긋는 장면이 즉석 연기였다며 극찬했다. 원호가 “세영 본인이 그러길 롤모델이 최민식 선배님이 아니라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선배님 역할이라고 하더라. ‘보이스’ 같은 범죄 드라마에 범인 역을 잘 소화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각자가 뽑은 명장면은 무엇일까. 원호는 “명장면은 개인 개인의 악마가 등장할 때다. 우리도 평소에 보기 힘든 모습이다. 숙소에 있으면 인간적이고, 선 같은 모습인데, 개인의 매력이 멋있게 나왔다”고 말했다. 상민은 살수차를 사용한 장면을 꼽으며 “그때가 새벽 중에 가장 추운 시간이었고, 한파주의보까지 나왔다. 비오는 관 속에 들어가 있는데 오들오들 떨었는데 화면으론 멋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뮤직비디오 후반부 신이 욕조에 걸터앉는 장면과 표정 등 멤버들이 서로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저는 정말 작은 부분인데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 피를 입 옆에서 흘리는 신이 있어요. 원래는 피를 먹고 뿜으라고 했었요. 뿜으면 옷이 젖으니까 한 컷에 성공해야 하는데 그냥 뱉기만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피를 머금고 흘리는 걸 도전했어요. 정말 작은 건데 저는 좋아요.”(타쿠야) “저는 제가 뮤직비디오를 딱 봤을 때 ‘어우’라고 감탄한 부분이 세영이 형이 목을 그을 때다. 또 상민이 형이 구원을 받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용석)
퍼포먼스 또한 ‘블랙 오얼 화이트’의 콘셉트를 그대로 표현했다. 블랙팀 세 명, 화이트팀 세 명이 다른 동작을 선보이면서도 하나의 완전체로 보이는 구성으로 뮤지컬을 보는 듯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상민은 “단순한 군무가 아니라 뮤지컬 형식이 와 닿았다. 멤버 한 명 한 명이 등장해서 자기 파트를 소화하는 모습을 봤을 때 색다른 느낌이다”고 말했다. 원호는 “팬들이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 세 명이 같은 파트에서 춤을 추지만 대립되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앨범명 ‘미러’ 콘셉트에 맞게 안무를 짰다”고 덧붙였다.
무대 위에서는 앨범명 ‘미러’처럼 서로 닮아가는 멤버들의 6년차 호흡도 빛난다. 상민은 “음악방송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게 멤버들이 이제 무대 위에서 논다는 게 느껴진다. 원호 형과 2절에서 돌 때마다 눈을 맞춘다. 무대 위에서도 교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Mnet의 MPD나 MBC의 예능연구소와 같은 직캠 콘텐츠로 멤버들의 합을 보는 재미도 배가됐다.
이제 활동 중반에 들어선 크로스진은 “이제 무대랑 카메라랑 익숙해졌다. 우리만의 제스처나 표정도 연구하고 있다. 그냥 멋있는 건 충분히 많이 했으니까 콘셉트에 맞는 무언가를 첨가해서 깊은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팝인터뷰②]크로스진 “똑같은 건 승산 없다” 6년차 출사표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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