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음원차트 개편 시행 20일이 지났다. 차트 개편의 효과는 있었을까. 가요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음원차트 개편 이후 가요계의 입장을 들어봤다.

음원유통사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실시간차트를 개편했다. 개편안은 정오 12시부터 18시까지 발매되는 음원은 실시간차트에 즉각 반영되며, 0시~오전 11시 발매 음원은 당일 오후 1시, 19시~23시 발매 음원은 익일 오후 1시 차트에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편집자주]

음원차트 개편의 이유는 비교적 이용자가 적은 새벽 시간대에 펼쳐지는 팬덤 경쟁과 차트 줄세우기 등 무리한 경쟁을 막고, 새벽 시간대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할 경우 유통사들이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개편안 발표 이후,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따라왔지만 장점은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0시 발매 이후 인기 아이돌의 신곡으로 차트가 도배되던 현상이 개선됐다. 컴백하는 대부분 가수들이 개편으로 인해 실시간 차트에 즉각 적용되는 낮 12시 또는 오후 6시에 음원을 공개하기 때문. 트래픽이 적은 시간대인 0시에 음원을 발표하면 팬덤에 의해 순위가 좌우되는 반면, 낮 12시는 일부 이용자들의 음원차트 장악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한 가요관계자 A는 “대부분 사람이 깨어 있는 시간에 음원 발표가 이뤄지다 보니 진짜 순위를 알 수 있다. 0시에 발표할 때는 인기 아이돌이 주목 효과를 가져갔는데 낮 12시로 음원 발표가 몰리면서 신곡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요관계자 B 또한 “예전엔 대형 가수들의 음원 론칭 소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 정오에 하니까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음원 발매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非아이돌 제작자 가요관계자 C는 “예전엔 팬덤으로 인해 새벽 줄세우기를 했던 음원들이 아침 출퇴근 시간 차트까지 장악했다. 개편 이후 그러한 영향이 조금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은 1~10위권은 믿고 듣는다고 표현하면서 그냥 순위에 올랐으니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장악하는 비중이 적으니까 우리에게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실무진들의 근무 환경이 나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0시 발매 이후 새벽 시간대에도 실시간으로 순위를 확인해야 해 잠을 자지 못했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은 많다. 가요관계자 A는 “아이돌만 팬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팬을 보유하고 있는 뮤지션들도 0시 발매로 인한 효과를 누리지 못해 신곡 알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효성 자체에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오히려 낮 12시로 음원 발매가 몰리면서 경쟁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음원차트가 개편되기 전에는 0시와 낮 12시로 음원 발매가 양분되면서 일종의 로테이션 시스템이 암묵적으로 있었다. 신곡이 발표되면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에 최신음악이 노출되는데 이는 신곡을 알리는 가장 큰 창구. 가요관계자들은 음원 발매시 첫 메인에 노출되는 3개 안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발매 시점이 정오로 몰리면서 경쟁도 심해지고, 유통사 자체도 모든 곡을 소화하기 더 어려워진 것. 가요관계자 B는 “유명한 팀들만 앞에 걸어주기 때문에 웬만한 제작자가 끼어들기 힘들다”며 “노출뿐만 아니라 유통도 힘들어지고 있다. 한 신인가수는 그냥 유통이라도 해보려고 줄을 섰는데 대부분 대형 유통사에서 거절당했다. 결국 소형 유통사를 통해 음원을 발표했지만, 검색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트를 개편하는 이유가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듣자는 취지라고 했는데 경쟁이 몰리면서 유명한 가수를 위주로 처리하게 되니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 같다”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트 개편이 더 경쟁을 부추기는 느낌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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