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성시경은 역시 노래 부를 때 가장 멋있다. 올 봄에도 성시경의 감미로운 ‘축가’가 왔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 27일과 28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2017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봄과 여름을 지나고 있는 계절을 실감하듯 밝은 햇살과 따뜻한 바람 아래서 오후 7시에 시작된 콘서트는 성시경의 노래를 타고 3시간 넘게 어두운 밤까지 진행됐다. 성시경은 ‘홈(Home)’과 ‘내게 오는 길’로 콘서트의 시작과 끝을 열고 닫았다.
절친 강호동과 배철수의 재치 있는 오프닝 멘트에 이어 성시경은 “이거 실화냐”는 유행어로 입을 뗐다. 벌써 여섯 번째 ‘축가’ 콘서트는 이번에도 역시 전석 매진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올해는 부산과 전주에서 지방 공연도 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1년여 만에 ‘축가’ 무대에 선 성시경은 “야외 만의 분위기가 있다. 제가 아닌 여러분의 공연”이라고 말했다.
턱시도를 입고 노래와 대화를 이어가며 성시경은 관객들의 사연을 직접 소개했다. 6년 째 재밌는 사연들이 도착했다. 명품 공연 브랜드가 된 만큼 외국인의 영어 사연도 있었다. 성시경은 직접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며 로맨틱한 시간을 만들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의 축가를 약속하기도 했다. 다른 관객들 또한 다양한 추임새를 넣으며 여기 공감했다.
그래서인지 ‘축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커버곡 무대도 많았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크러쉬의 ‘뷰티풀(Beautiful)’, 나얼의 ‘바람기억’을 선보였다. 특급 게스트와 함께 한 무대도 눈부셨다. 봉구&권세은 듀엣과 ‘오르막길’을, 정승환과는 ‘이 바보야’를 불러 감탄을 얻었다. 레드벨벳의 ‘러시안 룰렛’, 싸이와 함께 했던 ‘뜨거운 안녕’은 웃음을 자아냈다.
재밌는 VCR 또한 관객들의 웃음을 불렀다. 성시경은 개그우먼 이수지와 함께 tvN 드라마 ‘도깨비’를 ‘술깨비’로 패러디하며 폭소를 유발했고, 첫 사랑을 이룬 관객들의 사연을 모은 영상을 통해서는 감동까지 안겨줬다. 성시경은 “공유 씨와 술을 몇 번 만진 적 있다. 전에는 몸이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싶었다. 저도 그런 몸을 갖고 싶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성시경의 히트곡. 성시경은 이날 지상파 첫 1위를 안겨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부터 목이 찢어질 것 같다던 ‘희재’까지. 수많은 명곡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명품 OST ‘다정하게, 안녕히’, ‘너는 나의 봄이다’, ‘어디선가 언젠가’, ‘너에게’도 관객들의 귀를 간지럽혔다. 성시경은 자연스럽게 떼창을 유도했다.
특히 백미였던 건 마지막 세 곡의 무대였다. 성시경표 발라드의 진수이자 축가의 바이블로 불리는 ‘두 사람’과 ‘내게 오는 길’, 그리고 신곡 ‘자장가’ 무대가 펼쳐졌다. 성시경은 ‘자장가’에 대해 “나중에 앨범에 수록할 생각이 있다. 처음 듣고 너무 슬퍼서 울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담담한 듯 애절한 분위기의 노래가 성시경의 감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날 성시경은 고음 노래에 힘들어하면서 “마흔다섯 살 정도까지만 원키로 부르고, 다음부터는 편곡해서 아주 낮게 노래하려 한다. 발라드가 어쩌다가 제 인생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발라드라는 장르와 스토리가 참 좋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를 맞은 성시경의 진심은 농담 속에서 자연스레 묻어났다.
컴백에 대한 고민도 밝혔다. 성시경은 “했던 걸 또 하기는 싫은데, 난 더 이상 트렌디하지 않다. 차트에서 내가 공감하는 노래가 1등 하는 경우도 많이 없더라. 어떤 노래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2011년 정규 7집 이후 OST나 스페셜 싱글로만 대중을 만나온 성시경은 심혈을 기울여 신보를 준비 중이다. ‘자장가’가 그 시작점이 아닐까.
최근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시경의 입담과 예능감은 물론, 원조 발라드 황태자다운 감성과 가창력까지 온몸으로 증명한 알찬 공연이었다. 성시경의 활발한 활동, 그리고 ‘자장가’를 비롯한 성시경표 발라드가 수록될 새 앨범도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다. 성시경은 오는 6월 10일 전주, 17일과 18일 부산에서 ‘축가’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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