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금발에서 이제는 은발이다. 올해 대학로에서 가장 인상적인 헤어스타일 변신을 꾀한 배우는 그가 아닐까. 바로 정동화의 이야기다.
지난 5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는 헤럴드POP과 뮤지컬 배우 정동화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팝인터뷰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묵혀두기에는 아까운 그와의 못다 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2017년, 정동화는 쉼 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3월 12일 폐막)부터'비스티'(5월 7일 폐막), '쓰릴미'(5월 28일 폐막), 연극 '프라이드'(~7월 2일 폐막), '슬루스'(~7월 23일 폐막)까지. 이 외에도 그는 '사의찬미' 등 차기작을 발표했다.
작품 속 정동화가 맡는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참 다양하다. '라흐마니노프'의 니콜라이 달 박사, '비스티'의 이재현 마담, '쓰릴미'의 그(리차드)와 나(네이슨), '프라이드'의 올리버, '슬루스'의 앤드류. 감성적으로 힐링을 선사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역할도 있다. 정동화는 이에 대해 "모두 다른 색깔을 지닌 캐릭터이고, 목표 지점이 확실히 달라서 할 수 있었다"면서 "비슷한 뉘앙스의 역할이었다면 감정선을 잡기 더 어려웠을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역할들이 극단적으로 다른 성향이기에 어떤 마음으로 감정선을 잡아가고 있으며 표현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정동화는 "달 박사나 올리버를 표현할 때는, 내가 감성적인 사람이라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을 적용하면 편하다. 마담이나 그라는 인물을 나타낼 때는, 내 안의 악(惡)을 깨운다. 그 악의 판타지를 실현시키는 쾌감이 있다. 마담처럼 폭력적인 행동을 실질적으로 할 수는 없잖나(웃음).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현실화하는 재미가 있다"면서 즐거운 듯 설명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정동화는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뿌리 염색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하자 "곧 헤어스타일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슬루스'의 개막과 함께 정동화는 금발에서 은발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약 6개월간 유지했지만 이제는 이별한, 그의 금발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작년 '라흐마니노프' 때는 올 블랙 헤어스타일이었다.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에 염색 전에 고민이 많이 됐다. 하지만 금발로 염색했다. '라흐마니노프' 공연 중에 '비스티'가 시작됐는데, '라흐' 공연이 끝나기 전 톤 다운을 하는 것이 작품이나 역할에 누가 될 것 같았고, 스스로에게도 미안했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 공연이 끝날때 까지 머리색을 '비스티'에서 병행을 해도 될까 고민했다. 다행히 리허설을 보고 회사와 연출 쪽에서 '금발이 더 강해 보이고, 마담 같은 느낌이 든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할 수 있었다.
'비스티' 공연이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쓰릴미' 시작과 겹쳤다. '비스티'의 금발을 좋아했기 때문에 '쓰릴미'를 위해 바꾸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작사 측에 혹시 금발을 유지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네이슨 특별 공연할 때만 금발로하고, 리차드 때는 톤 다운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프레스콜 때 남은 사진은 네이슨 식 리차드였다(웃음). 특별 공연을 마치고 리차드 역을 하면서 조금 어둡게 했다. 이때 또 '프라이드'가 시작됐다. 포스터 촬영을 하는 날 올리버의 갈색 코트를 입었는데, 머리색이랑 잘 어울리더라. 현재 시점에서도 더 발랄해 보였다. 분장팀과 제작사 측에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해서 금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운좋게 내 모든 역할이 존재하는 장소가 외국이었고, 캐릭터에 잘 어울릴 근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