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이러다가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 같다'란 말이 너무 와닿았다"
햇수로 9년 만에 KBS 2TV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신봉선은 마음이 무거웠다. 14일 오전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신봉선은 “첫 녹화 때 객석이 빈 것을 봤다. 후배들은 ’선배님 저거보다 더 없었을 때가 있었다‘라고 말하는 데 너무 슬펐다”라고 말하며 ’개그콘서트‘의 암울한 현주소와 이에 공개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에 대해 말했다.
김대희와 함께 레전드코너 ‘대화가 필요해’의 프리퀄 버전 ‘대화가 필요해 1987’로 다시 무대에 선 신봉선은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다. 지금도 인생코너 중에 하나인 것이 ‘대화가 필요해’인데 과거의 그 모습이 안 나올 것 같아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도 그럴 것이 9년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의 모습은 너무 달라져 있었다.
'개그콘서트'를 넘어 전체적인 공개 코미디의 침체기에 신봉선은 “지금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 ‘웃찾사’도 없어지고 점점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선배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이러다가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 같다’. 물론 위기인 건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와 닿았다”며 신봉선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기에 신봉선에게 다시 오르는 무대란 중압감 그 자체였다. “첫 녹화 이틀 동안은 입맛이 없었다. 매니져도 ‘누나가 밥을 굶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라는 신봉선은 그래도 "함께 복귀한 동료 개그맨들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신봉선은 “첫 회는 ‘관객들이 웃을까’가고민이 아니었다. ‘잘 마치고 내려오자’가 목표였다. 그런데 관객분들이 집중도 잘 해주시고, 크게 웃어도 주시니깐, ‘왔구나’ 싶었다”고 말하며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허나 신봉선은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녀는 “송준근이나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과, 지금까지 활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했다”고 말하며 첫 무대의 공을 그간 ‘개그콘서트’를 지탱해 온 후배 개그맨들에게 돌렸다.
“다행히 다음 녹화 때부터는 관객석이 꽉 찼다”는 신봉선은 “후배들이 신나하는 게 보였다. 너무 다행이었다”고 말하며 후배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봉선은 “내가 어렸을 때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선배님들의 연기는 저렇구나’하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후배들은 이런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신봉선은 “과거는 선배님들이 무대를 하는 것 자체가 가르침이었고, 분석은 후배의 몫이었다. 그런 면에서 저도 잘난 것은 아니지만 후배들이 제 무대를 보고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에 대한 바람을 내비췄다. 이어 그녀는 후배들에게 “떨지 않고 무대를 했으면 좋겠다. 왜 마음이 안 떨리겠나? 그렇지만 떨면 무대에서 힘이 탄탄하게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떠는 걸 잊을 만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한편 신봉선은 ‘개그콘서트’에 대해 “어른들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는 ‘개그콘서트’가 온 가족이 주말 저녁을 마무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 주축이 되다보면 사실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류의 개그가 나온다”는 신봉선은 “그렇다고 올드하게 가면 ‘구식이다’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 코너에 시청자들의 모든 요구를 녹일 수는 없지만, 여러 개의 코너들이 버무러져 모든 가족들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했다”라고 ‘개그콘서트’의 향후 방향성을 설정했다. 이어 신봉선은 “‘개그콘서트’가 잘 돼서 ‘폭소클럽’ 같은 느낌 다른 프로그램들도 생겼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모든 개그맨들의 스타일이 다 다르듯 여러 개그맨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무대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고백한 신봉선은 누구보다 공개 코미디의 부흥에 대한 열망이 컸다. 이런 신봉선의 열정 덕분일까. 다행히 ‘대화가 필요해 1987’의 첫무대는 큰 호평을 받으며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공개 코미디의 침체기, 신봉선의 바람대로 다시 공개 코미디들이 만인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녀의 열정은 그 날까지 식지 않을 예정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