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 프로듀싱팀 모노트리(MoNoTree) 소속 프로듀서 황현과 신아녜스가 듀오 마이애프터눈(My Afternoon)으로 오랜만에 새 음악을 들려준다.
마이애프터눈은 지난 2011년 결성된 혼성 듀오로 2012년 5월 정규 1집 ‘코드(Chord)’와 12월 ‘썸씽의 제왕’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다. 그 사이 프로듀서로 각자 음악색을 펼치며 모노트리라는 프로듀싱 회사도 만든 이들은 5년 만에 다시 마이애프터눈으로 돌아왔다.
모노트리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인피니트, 엑소, NCT부터 신인그룹 온앤오프, 엘리스, 이달의 소녀 등 K-POP 아이돌의 음악을 작업하며 이름을 알렸다. 소녀시대 ‘러브 이즈 비터(Love Is Bitter)’, 샤이니 '방백', 레드벨벳 '데이 원(DaY 1)', 인피니트 '그리움이 닿는 곳에', 소녀시대 '첫눈에', 레이디스코드 '갤럭시' 등 완성도 높은 곡들을 자랑한다. 아이돌 팬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마이애프터눈의 음악은 모노트리의 음악과 다르다. 지난달 21일 발표한 5년 만의 신곡 ‘서울 시티(SEOUL CITY)’는 무겁고 메시지가 가득하다. 가사에는 매일 셀 수 없는 욕망들이 충돌하는 거대한 도시의 느낌을 담았다. 마치 세기말적인 분위기도 자아낸다. 모노트리표 K-POP에서 들을 수 없는 또 다른 색깔이다. 이것이 마이애프터눈이 오랜만에 돌아온 이유다.
“나도 신아녜스도 상업적인 음악을 하고 있어요. 물론 행복하고 좋은 일인데 여기에서 할 수 없는 말들이 있어요. ‘서울 시티’ 같은 이야기를 보며 어두운 이야기나 우리 나이에 맞는 진짜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아이돌은 꿈을 심어준다고 보면 우리 앨범은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하고 싶었어요.”(황현) “아이돌 음악을 하면서 보여주지 못하는 다른 부분을 하고 싶었어요. 마이애프터눈으로 그 통로를 찾았어요.”(신아녜스)
이들은 회사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앨범을 작업했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작업한 ‘서울 시티’는 노래 속 가사 중 ‘불을 켜줘’가 광화문 촛불 시위를 떠오르게 한다. 황현은 “어떤 도시를 주제로 할 때 보통 도회적인 감성을 그리는데 우리의 터전에 있는 어두운 면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대중이 아닌 소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곡에 담긴 뜻을 밝혔다.
5년의 공백은 마이애프터눈의 진솔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시간이 됐다. 황현은 “긴 공백기로 오히려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만약 3~4년 전에 노래를 발표했다면 어떻게든지 아이돌 피처링을 알아볼 텐데 이제는 그러는 것보다 집중할 일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흔한 아이돌 피처링 없이, 모노트리란 이름도 없이 이들은 오로지 마이애프터눈이란 이름으로 노래를 들려준다. 황현은 “크로스오버가 커머셜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우선은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음악팬들 입장에서도 이런 진지한 음악을 하는데 유명한 아이돌이 붙으면 안들을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름을 쓰지 않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운 건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상은 했는데 제목이 '서울시티'라서 그런지 해외 쪽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는데 팔로워가 다 외국 사람이다. 영어버전도 발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마이애프터눈은 지난달 21일 ‘서울 시티’를 시작으로 두 달에 한 번씩 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현은 “9월, 11월 그리고 1월이나 2월에 정규를 발표할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요즘 정규 앨범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더 좋은 곡을 묻히게 하는 느낌이 있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곡가 신아녜스는 오랜만에 보컬로서 전면에 나섰다. 그는 “저도 보컬이라고는 하지만, 코러스 세션에 이름을 올리거나 작사나 작곡을 주로 한다”며 “스스로 소개를 할 때도 작곡가라고 하는 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정체성이 노래하는 사람이라서 앨범을 안 내느냐고 하는데 주변에서 물었을 때 지난 5년의 공백이 머뭇거리게 된다. 드디어 나왔다. 다른 필드에 제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황현 또한 “뮤지션의 행보가 과거의 커리어로 정지 된 거 같아 그게 싫었다”고 덧붙였다.
5년이 지난 만큼 곡에 담긴 감성을 더욱 깊어졌다. 신아녜스는 “저번 앨범은 밝고 오후의 햇살 같은 느낌이면 이번 앨범은 비가 계속 내리는 것 같다. 밝은 오후만 있을 수 없는 것을 이제 알았다. 예전에는 오후며 밝고 힐링되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다. 이제는 이런 오후도, 저런 오후도 있고 누구에게도 행복한 오후일 수 도 있고, 그런 다양한 감정들을 조금 더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현은 “앞으로 발표할 곡들도 대충의 주제들은 정해져 있다. 뭐든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가 있듯이 메시지가 있는 곡을 하고 싶다”며 “누가 보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하고 싶다”고 방향을 전했다.
황현은 “저희가 결성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된 팀이자 롤모델이 바로 캐스커다. 캐스커도 우리와 같은 구조이자 아직까지 활동을 하는 팀이다. 올해 4월에 나온 ‘고양이와 나’라는 곡이 12년 전에 나온 곡을 다시 편곡한 곡인데 그 작업을 모노트리가 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은 뒤 “마이애프터눈도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활동을 하고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다. 뮤지션은 작품을 내야 뮤지션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신아녜스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고, 작곡가로서, 보컬리스트로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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