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인 기자] 예능인에서 래퍼로 거듭났다. “잃을 게 없었다”는 슬리피는 ‘쇼미더머니6’ 출연으로 예능인이 아닌 래퍼로서의 실력을 증명해 보였다.
슬리피는 Mnet ‘쇼미더머니6’ 종영 후 헤럴드POP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연을 마친 소감과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음악만큼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것만큼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평소 댓글을 다 본다는 슬리피는 “단체곡을 했을 때도 저만 욕하는 분들이 많더라”면서도 “요즘 실감을 많이 한다. ‘진짜사나이’ 잘 봤어요. ‘국주씨랑 재밌어요’라는 말도 듣기 좋은데 오랜만에 ‘랩 잘 들었어요’라는 말이 정말 듣기 좋더라”며 직접적인 대중의 반응을 언급했다.
슬리피를 ‘쇼미더머니’로 이끌었던 건 알게 모르게 내재돼 있던 열등감 때문이었다. 슬리피는 “피처링 섭외도 거절당하고 힙합계에서 인정을 많이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를 비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쇼미더머니6’를 래퍼 슬리피로서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내 위치가 많이 바닥이구나’,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가 없어져가는 걸 느꼈어요. 예능은 재밌어야 하니까 최대한 재밌게 하려고 하는데, 음악도 가벼워 보인다는 시선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변화를 주려면 ‘뭐라도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무대에서 음악 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음악적으로 보여드리면서 인정을 받고 이미지를 변하게 할 시간이 많지 않겠다고 느껴서 출연하게 됐어요.”
물론 출연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랩을 했는데 그마저 못해버린다면 평생 꼬리표로 따라다닐 것 같았기 때문. 하지만 슬리피는 출연 전 목표였던 2차 예선 통과는 물론, 싸이퍼 미션까지 해내며 대중과 래퍼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다. 특히 죽음의 조라 불렸던 싸이퍼 미션에서의 랩은 해쉬스완, 페노메코 등의 후배 래퍼들의 엄지를 치켜 올리게 만들었다.
“2차 예선까지 붙을 줄 알고 2차까지는 엄청 열심히 준비했는데 3차까지 가게 된 거예요. ‘쇼미더머니’ 전에 ‘오빠생각’에 출연했었는데 거기서 랩을 짜오라고 했었어요. 3차에서 딱 그걸 쓴 거예요. 10일에 나오는 싱글에도 그 가사를 썼어요. 버리기 아깝더라고요(웃음).”
2차까지는 무조건 한 번에 붙을 줄 알았다는 슬리피는 1차 예선 당시 세 번의 랩을 들려줬다. 총 세 번 중 가사 실수한 랩만 방송에 나갔지만 예능적 부분까지 고려하는 슬리피였다.
“랩 서바이벌이지만 예능이잖아요. 방송인으로 생각하면 ‘이슈가 되겠다’ 생각했어요. 예능에서 제일 속상한 게 안 나오는 거예요. 차라리 통편집 되는 것보다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또 같이 참가했던 래퍼들은 틀린 부분 말고도 전체 랩을 들었으니까 괜찮아요.”
평소 ‘쇼미더머니’의 애청자였다는 슬리피는 “분명히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8, 90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힙합씬에 있는 래퍼로서 ‘쇼미더머니’의 대중성과 파급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성공한 친구들이 많잖아요. 언더 때 힘들었던 친구들이 ‘쇼미더머니’ 나오고나서 잘 되는 모습 보면 저도 기분 좋아요. 물론 안 나오고 잘 될 수도 있지만 빈지노처럼 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거예요. 욕하는 친구들은 프로모션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힙합을 좋아하는 대중이 많아지면 래퍼들이 설 자리가 많아지잖아요. 엔터테인먼트도 ‘래퍼들을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래퍼들에게는 엄청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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