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훈장님과 '다크 순남'을 오가며 아침을 함께한 배우 박시은이 대단원의 막을 마무리 지었다. '훈장 오순남'은 박시은에게 행복이자 도전 그 자체였다.
MBC 아침 일일드라마 '훈장 오순남'(극본 최연걸/연출 최은경, 김용민)이 20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긴 호흡을 이끈 주인공 박시은은 드라마에서 거침없는 변신을 시도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박시은은 1998년 드라마 '김창완의 이야기 셋'으로 데뷔해 '쾌걸춘향', 'Dr. 깽', '사랑했나봐' 등 쉴 틈 없는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5년에는 진태현과 결혼한 뒤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2016)에 특별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소속사 사옥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박시은은 일일드라마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늘 그랬듯 시원섭섭하고 긴 연속극을 하나 끝내고 나면 부족한 점들이 보여서 너무 괴롭다. 사실 드라마 시스템은 정말 힘들었고 그만큼 놓치고 가는 게 많을 수밖에 없어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도 어느 연속극보다 마음이 행복했다. '순남'이라는 촌스러운 역할도 좋았고 도전이었다."
박시은은 극중 훈장 선생님인 '오순남'을 맡았다. 예법을 갖추면서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설정의 훈장은 독특하면서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는 "감독님과 이전에 같이 호흡을 맞췄는데 당시 정말 힘들어서 이번에는 못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소재가 정말 신선했다. 연기하면서 훈장을 해볼 일이 있을까 싶고, 아침 일일 연속극과는 다른 느낌이라 욕심이 생기더라. 실제로 촬영 초반에는 특히 정말 재밌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훈장으로 나오는 역할인 만큼 '오순남'은 다소 촌스러운 외향을 지녔다. 박시은은 오히려 이를 원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그는 "순남이가 촌스러웠으면 싶어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머리 전체를 파마했는데 묶을 줄은 몰랐다. 꼬불꼬불한 앞머리 네 가닥만 나오면서 더 촌스러워졌다. 그래도 콘셉트 잡을 때 재밌었고 더 망가지고 싶었다. 마지막에 다시 훈장으로 돌아오는데 훈장복을 다시 입으니 편하기도 했다"며 웃어 보였다.
'훈장 오순남'은 아침 일일드라마 답게 스펙터클 그 자체였다. 초반에 등장인물들이 연이어 죽기도 하고 극 후반에는 박시은이 '다크 순남'으로 변신해 사이다 같은 반격을 날리기도 하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박시은은 "초반에 너무 죽기도 하고 오열하는 신이 계속 이어지니까 나름대로 힘들었다. 그래도 배우들 한 분 한 분 모두 인상 깊어서 그들에게 받은 모티브를 가지고 집중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반격할 때는 속이 시원해서 강단 있고 더 세게 나갈 때도 있었다. 대신 복수가 끝나도 마냥 즐거워하는 것이 아닌 순남이에게 괴로움이 있다는 부분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본승과의 두 번째 호흡도 빛을 발했다. 박시은은 "(구)본승오빠가 5년 만에 드라마를 다시 한 건데 저와 또 파트너라 제가 죄송하다고 말했다.(웃음) 사실 5년 전에는 생각보다 많이 붙는 신이 없어서 얘기를 많이 하진 못했다. 오히려 이번 드라마 하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 재밌게 맞춰갔다. 그래서 저와 구본승과의 케미가 더 잘 맞았던 거 아닐까"라며 자신했다.
129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이어가며 촬영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 수 없는 작업이다. 박시은은 이와 관련 남편 진태현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태현 씨가 연기를 보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는 편이다. '오늘은 정말 좋았다', '잘했다'라고 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조금 더 신경 써서 해봐'라고 조언한다. 대본 연습할 때도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특히 태현 씨가 캐릭터를 잘 창조해내는데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설정을 더 추가하거나 연기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진태현은 이제 박시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배우 동료로서 연기 조언뿐만 아니라 박시은의 삶에 안정이라는 요소를 더 추가시켜준 것. 박시은은 결혼 이후 무언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후 첫 작품인 '보보경심'을 보고 태현 씨가 저보고 뭔가 달라졌다고 하더라. 이번 작품 하는데도 제작진이 저에게 '달라진 것 같다. 다른 표정이 생겼다'라고 말하더라"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렇다. 결혼하고 나서 안정되고 좀 더 여유로워진 것 아닐까. 그래서 연기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박시은은 자신이 아직 연기자로서 부족하다고 말한다. 더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다며 아쉬워하는 그는 "연기한 지 거의 20년인데 연기할 때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재밌게 하고 싶은데 폭이 있다. 그런 것을 깨고 싶고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도전해볼 것도 많다. 연기자로서는 2년밖에 안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곧 40대를 맞이할 박시은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려움보다는 이에 대한 기대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40대가 정말 기대된다. 서른이 되면 뭔가 많이 채워지고 깊이도 생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 그래도 20대보다는 성숙해진 것 같다. 40대가 되면 지금 저에게 없는 무언가가 또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재밌고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더 기대된다. 박시은의 40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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