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지 기자]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매번 앨범 작업에 마지막처럼 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정규 9집 앨범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에픽하이는 자의로 혹은 타의로 해체할 뻔한 순간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먼저 타블로는 "자의로는 투컷이 팀을 해체시킬 뻔 했다"고 했다. 투컷이 원하는 힙합이 에픽하이가 추구하는 힙합과 상반된 분위기를 가졌기 때문.
타블로는 "투컷은 '에픽하이가 묵직한 힙합을 하는 줄 알았다'라면서 내가 자꾸 말랑말랑한 음악, 소위 대중적인 걸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팬', '러브 러브 러브'로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을 때 해체하자고 하더라"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투컷은 "당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그런 말을 했던 걸 후회한다. 앞으로도 이것과 관련해 사과드리고 싶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타의로 해체할 뻔한 순간은 모두가 아는 그 사건('타진요' 논란)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렇게 온갖 위기를 돌파하며 에픽하이는 오랜 공백 끝에 가요계에 돌아왔다. 그래서일까. 이번 앨범 작업은 에픽하이에게 더욱더 소중했다고. 어느 순간 예측하지 못한 일로 더이상 앨범을 발매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에, 매번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품고 임한다는 에픽하이였다.
타블로는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떠한 일로, 생각과 의도와 다르게 더이상 앨범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에픽하이의 마지막 앨범이 어떤 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존 레논이 마지막 앨범을 낼 때 이걸 마지막이라 여기지 않았을 터다. 그런데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드니 사람들이 해당 앨범으로 많은 걸 느끼지 않았는가.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앨범을 제작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앨범 작업에 임하는 자세와 더불어 만들고자 하는 음악적 색깔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라고 한 에픽하이는 이제 긍정적인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타블로는 "팬들이 '왜 자꾸 스스로를 깎아 내리나'라고 할 정도로 부정적인 성격을 가졌다. 절망에 잘 빠지기도 한다. 우울한 가사로 누군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고 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본 헤이터', '노땡큐'가 악동스러워 보이지만, 노래 끝에 '자신을 사랑하자. 이겨내자'라는 메세지를 달았다"라며 밝은 음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에픽하이는 후배 아티스트들의 성장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는 신인 가수들을 위해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에픽하이의 의도와 일맥상통했다. 투컷은 "음악 방송 프로그램 출연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 대신 신인 친구들이 한 번 더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후배 가수들의 무대를 뺏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타블로는 "양현석 회장님께 '이번에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최대한 콘서트를 많이 하며 팬들과 만나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팠던 만큼 앨범 발매에 관한 생각, 음악에 대한 관점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에픽하이였다. 이는 대중이 데뷔 14년 차 에픽하이에게서 신선함, 새로움을 느끼는 것과 맞닿지 않을까. 마지막처럼 음악 작업에 임하고 있다는 에픽하이의 음악에 진짜 마지막이 없길 많은 이가 바라고 있다.
한편 에픽하이는 오는 28일 서울 신촌의 차 없는 거리 입구에서 9집 발매 기념 팬사인회를 개최한다. 또한 11월 3, 4일에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컴백 콘서트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을 3회 규모로 개최, 신곡 라이브를 최초로 보일 예정이다.총 3회의 공연에 어떤 게스트가 어느 회차에 출연할지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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