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지 기자]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많은 미덕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극 타이틀이 주는 중압감과 상반되는 귀여운 복수, 이로 인한 카타르시스, 완벽한 권선징악의 완성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배우들의 재발견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는 단연 이수겸 역할의 이준영이 아닐까. 보이그룹 유키스 출신의 그는 이수겸 특유의 맑은 모습과 그 이면의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첫 드라마 작품만으로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스스로 깨부순 이준영이다.
"'부암동 복수자들'에 피해만은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했죠.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로 뵈어왔던 배우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고 하니 겁나더라고요. 처음에 이요원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눈도 못 쳐다봤어요. 남다른 배우 포스에 10초도 못 버텼거든요. 이때 이요원 선배님이 농담도 하며 제 긴장을 풀어주셨어요. 라미란, 명세빈 선배님 역시 제게 먼저 다가와 주셨고요. 그래서 지금은 '누나'라고 부를 만큼 친해진 상황이에요."
정식으로 연기를 배워본 적 없다는 이준영에게 있어서 '부암동 복수자들' 현장은 꽤나 특별했을 터다. 현장의 밝은 분위기, 연기자 배우들의 조언은 이준영의 연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 특히 '눈높이 교육'이 그에게 많은 걸 깨닫게 해줬다고.
"극 중 저의 어머니였던 신동미 누나가 저에게'준영아, 생각해봐. 너의 부모님이 너를 버렸어. 기분 안 좋겠지? 나도 안 좋아. 그런 마음을 품고 나를 봐야 해'라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야말로 눈높이 교육이라 할 수 있어요. 라미란 누나는 저에게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했고요.
이병수 역할을 맡으신 최병모 선배님과는 친구처럼 지냈어요. 늘 KBS 2TV '더유닛'도 본방사수 한다고 연락도 하시고요. 얼마 전에는 밥도 같이 먹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최병모 선배님께 예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힘들었을 때 선배님이 해주신 말로 많은 힘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그 말 잘 염두하며 배우로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파요. 그리고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 사랑해요."
이렇게 이요원, 라미란, 명세빈, 신동미, 이병수 등 베테랑 연기 선배들과 차진 케미스트리를 발산한 이준영은 또래 연기자라 할 수 있는 최규진, 김보라, 윤진솔과도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윤진솔은 걸그룹 쥬얼리 출신이라는 점과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출연한 적 있기 때문에 KBS 2TV '더유닛'에 출연 중인 이준영과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윤진솔 선배님이 정말 많이 챙겨주셨어요. 아이돌로도 선배님이시고, 배우로도 선배님이시니까 '이런 거 힘들지?'라고 먼저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제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 잘 알고 계셨죠. 선배님과 많이 붙는 장면도 없었지만, 마주할 때마다 제가 잘하고 있는지 물어봐 주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더유닛' 하면서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하셨고요. 스트레스받으면 저만 손해라는 말씀이었어요. '마인드 컨트롤도 잘 해라'라는 조언도 받았어요."
'부암동 복수자들'로 인연을 쌓으며 친구로 거듭나게 된 배우는 최규진이었다. 이준영은 김희수 역의 최규진과 훈훈한 브로맨스를 연기하면서 보는 이들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극 중 최규진이 위기에 처할 때면 마치 친형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던 이준영이었다.
"제가 보디가드 같기도 했어요. 그리고 사실 최규진과의 브로맨스에는 저의 노림수가 들어있기도 해요. 시청자분들께서 저와 최규진의 호흡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최규진과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거든요."
이준영이 '부암동 복수자들'로 선보인 연기 중 가장 돋보였던 건 역시 사투리였다. 그는 해맑은 웃음 뒤 쓸쓸함 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표정 연기를 비롯, 사투리를 차지게 구사해 시청자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때문에 이준영은 "어디서 올라왔어?"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그가 사투리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준 이는 다름 아닌 중학생 때 사귄 친구들이었다.
"일단 저는 서울 사람이에요. 왕십리 토박이. 하하. '어디서 올라왔나', '고향이 어딘가'라고 많이들 물으셨거든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신났어요.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쓴 사투리는 중학교 시절 사귄 경북, 경남 출신 친구들에게서 배운 거예요. 그러다 보니 억양이 섞였어요. 경남이 나올 때도 있고 경북이 나올 때도 있고 그랬죠. 그런데 제가 주로 사용하는 건 경북 사투리예요. 그래서인지 경북 친구들이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저를 '수겸학생'으로 저장해뒀더라고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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