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상습적인 출연료 미지급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총 31억 원. 지난 해 10월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집계 ‘지상파 방송사별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현황’에 나타난 미지급 출연료의 총액이다. 정확히 하자면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11편에서 31억 4천 700만 원의 출연료가 미지급됐다. 가장 많은 작품에서 출연료가 미지급된 방송사는 KBS로 지난 8년간 드라마 7편에서 17억 3천 700만 원이 미지급 됐다. SBS 드라마는 2편에서 9억 2천여만 원이 미지급됐고, SBS플러스는 한 편에서 2억 9천만 원, MBC드라마넷이 한 편에서 2억원의 미지급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지급액 역시 만만찮다.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SBS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경우, 주연을 맡았던 성유리가 약 8000만 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2011년 방영 당시 제작사였던 뉴포트픽쳐스는 그해 7월 말까지 출연료완납을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성유리 측은 헤럴드POP에 “10년 전의 일로 정확한 액수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약 8천만 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지성 또한 1천 500만 원을, 소이현은 2천 400만 원 가량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찬가지로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MBC ‘2009 외인구단’에 출연했던 김민정은 약 1억 원의 출연료를 지급 받지 못했다. 김민정의 소속사은 이에 대해 “앞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회사차원에서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집계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지난 2011년 방송된 SBS ‘더 뮤지컬’에 출연했던 구혜선은 해당 제작사로부터 총 2억 6천만 원의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2016년 방송됐던 KBS2 ‘마스터-국수의 신’은 더 심각한 상황. 해당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정유미는 약 8천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공승연 역시도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다. 이에 공승연 측은 “KBS를 통해 일부를 보전받기는 했으나 제작사에서는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스태프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마스터-국수의 신’의 제작사 베르디미디어에서 제작을 맡았던 관계자 역시도 “지금은 회사에서 나왔지만 저 역시 당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입장을 전한 것. ‘마스터-국수의 신’의 경우, 취재결과 출연배우 중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출연료 전액을 받지 못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또한 베르디미디어는 이전에 제작한 드라마 ‘주왕’ 역시 대다수 연기자와 스태프들에 임금을 체불한 전력이 있었다. 결국 예견될 수 있었던 체불 사태였던 것. 방송사에서 드라마제작 이전에 해당 제작사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했다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
하지만 이는 드라마의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고수는 지난 2012년 9월 광고 모델 에이전시 A사를 통해 모 기업 간의 광고 모델 계약을 진행하였으나 해당 에이전시를 통해 1억 2천 5백만 원의 금액을 지급 받지 못했다. 2013년 3월에 A사는 또다시 김우빈과 모 기업 간의 광고 모델 계약 대행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계약 당사자인 김우빈에게 모델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에 대해 지급명령을 내렸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황. 이는 드라마 제작사들이 법원의 지급명령 판결을 받고도 여전히 출연료를 미지급하고 있는 행태와 유사하다.
결국 강력한 법적제지가 없으니 이러한 사태가 매번 불거지고 있는 셈. 또한 이러한 문제를 관리, 감독할 명확한 담당 부처가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을 꼽힌다. 지금은 상황 해결을 위해 (사)한국연예매니지협회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당 협회들에서 이 사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법적 제지를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으나 쉽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주연 배우를 넘어 조연, 단역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에게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미지급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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