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 제공
영화 '곤지암'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CNN이 뽑은 세계 7대 공포스러운 장소. 영화 ‘곤지암’은 여기서부터 출발해 실제와 허구를 조합한 또 다른 한국형 공포 영화로 탄생했다. ‘체험 공포’라는 그간 시도되지 않았던 장르로 데뷔작 ‘기담’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장은 연 정범식 감독은 ‘곤지암’을 통해 ‘정범식 표 공포 영화’란 브랜드를 더욱 확고히 했다. 그렇게 ‘곤지암’은 지난 31일까지 누적관객수 99만 2128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제공)을 기록하며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근래의 한국 공포 영화들이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꽤나 뜨거운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정범식 감독은 근래 부진했던 한국 공포 영화 시장에 대해 “한국에서도 미국 호러 영화 붐이 일어났고 시기 상관없이 호러 팬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데 한국 호러는 유달리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렇기에 정범식 감독은 “어떤 영화를 내놓아야 이미 형성된 호러 팬 층에게 가장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유튜브’였다. 정범식 감독은 이에 대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 가지고 다니면서 유튜브를 본다”며 “저도 40대이니깐 처음에는 ‘먹방을 왜 보지’라고 생각했다. 헌데 저희 아이들이 크면서 유튜브를 자주 본다. 큰 아이가 대학교 1학년이 됐는데 무슨 재미로 보는 건지 다 이야기 해줬다. 그렇게 보게 되니깐 유튜브 영상들이 되게 재밌었던 게 기승전결이 아닌 기승전결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여기서 정범식 감독은 “굳이 젊은 세대들이 영화를 안보고 이걸 찾아 본 거는 이 안에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다면 호러 영화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정범식 감독은 체험 공포를 출발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서 예능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예능 프로그램 보면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의 리액션을 보는 거다. 그렇게 이들을 바라보는 예능 프로그램의 시점을 공존시키면서 리액션을 한 시간 반동안 기존의 공포 영화들이 가졌던 박자와 달리 출발해서 몰아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게 이번 영화의 목표였다.”

영화 '곤지암' 스틸
영화 '곤지암' 스틸

이어 정범식 감독들은 ‘곤지암’을 통해 “기존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었던 도식들을 깨부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범식 감독은 “요즘의 공포영화들이 물량공세로 가는데 ‘곤지암’의 경우는 기존의 고전주의적인 서스펜스 방식과 현재의 유튜브가 추구하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승부하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숨죽이고 지켜 본다던가 공포영화를 보면서 모두가 조용해진 상태를 만들고 싶었다. 가장 큰 목표였다”고 얘기했다. 이에 정범식 감독은 스스로 ‘곤지암’에 대해 “잘 안했던 요즘의 것과 이제는 하지 않는 옛날 것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후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곤지암’의 이야기를 풀어낼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촬영을 하지 않고 부산의 영도 해사고에서 촬영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정범식 감독은 “보통 일반적으로 정신병원의 형태가 양쪽의 문들이 있는 복도가 있는 경우가 없었다”며 “저희가 버려진 건물들을 찾아다녔을 때 관공서나 학교 건물이 많았는데 이 건물들에는 창이 너무 많았다. 창을 다 막아서 벽을 만들어야 되냐 고민을 할 정도로 공간들이 헌팅해서 올라오는 것만으로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영도의 폐교를 찾아냈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범식 감독은 “해사고의 기숙사에서 촬영을 했다”며 “길게 뻗은 복도에 마주보고 있는 문들을 보고 이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곤지암 정신 병원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들은 상상력을 덧붙여서 창조했다고. “곤지암 정신병원이 병실만 마주보고 있는 형태지 특별한 공간들이 별로 없다. 실험실, 집단치료실, 그로테스크한 원형 욕조의 목욕실, 원장실 등의 공간들을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거다. 그런 이미지를 합치고 조합해서 우리가 만들어낸 허구의 공간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가장 어울릴 법한 공간을 세팅하자고 해서 지금의 결과물이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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