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배우 겸 재즈보컬리스트 이동우가 20명의 '길동무'와 함께 특별한 공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바로 드라마 콘서트 '눈부신 길'이다. 고단한 우리 삶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주제로 음악, 영상, 토크가 어우러진 공연이다.
이동우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눈부신 길'에 녹여냈다. "눈부신 길이 나타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것인가"라고 말하는 이동우의 말에는 잔잔한 파동을 안기는 힘과 신념이 담겨있었다.
최근 서울 중구 다동 CKL 스테이지에서 이동우는 인터뷰를 열고 '눈부신 길'과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동우는 '눈부신 길'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길의 시작, 그리고 끝. 이런 과정을 쭉 걸어오는데 사실 이 길이 어디서 어떻게 휘어질지, 어느 지점에서 오르막길이 되고 내리막길이 될지 모르고 걸어요. 그런데 어렵고 험난한 길을 걸어갈 때 대부분 햇살이 내리쬐고 편안한 '눈부신 길'이 나타날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걸어가요.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반대로 눈부신 길이 나타나도 계속해서 이어지느냐, 그것도 아니죠"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결국 '눈부신 길' 공연은 사는 이야기예요. 눈부신 길이 나타났을 때 잠깐이어서 좋을 수도 슬플 수도 있고, 얼마나 내가 여기서 머물고 고집을 부릴 것인가 그런 것도 생각해볼 지점이죠. 뭔가를 가르치거나 주입하려는 제목은 절대 아니에요.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각자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해요. 눈부신 길의 시점을 한번 생각해보자는 의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눈부신 길'에는 이동우가 직접 컨택한 정재환, 유해진, 안재욱, 양희은, 이승철, 정성화, 이휘향, 문소리, 강타, 송은이, 윤종신, 소유진, 허지웅, 서명숙, 알베르토 몬디, 구경선, 한지민, 신현준, 최수영, 샤이니 태민 등 총 20명의 길동무가 출연한다. 다들 문화예술인으로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영감을 준 아티스트, 지금 스무 분의 길동무 분들이 그런 분 아닐까요. 물론 그 외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하세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걸 알죠. 이런 분들은 용수철 같아요. 저는 껌딱지처럼 온만한데, 이 분들은 바로 따로 생각하지 않고 몸을 딱 일으키죠. 그저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만 봤기 때문에 그러한 생활상을 잘 몰랐지만 지금 이제 알아가고 있어요."
공연을 통해 사회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동우는 시대정신에 대한 일침도 가했다. 그는 "집단장애에 걸려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장애인들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장애인'이라고 못을 박죠. 그런데 저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더 심각한 장애를 가진 비장애인을 보고 살아요. 안타깝고 슬프죠. 저는 정신보다 마음을 강조하고 싶어요. 자기 마음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들여다보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동우에게도 어려운 길이 있었다. 개그맨으로, 틴틴파이브로 활동하던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것. 실명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이를 딛고 일어나 그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받아들이는 단계죠. 장애가 상처이고, 불편함을 주는 건 맞아요. 그런데 그것만 주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제 의지를 딛고 일어나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니. 시간이 흐르니 어느 지점에서 또 다른 메시지가 있더라. 드라마틱하게 변화되는 순간이 분명히 와요. 받아들임의 차이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죠."
받아들이는 단계를 넘어 인생의 또 다른 변화와 깨달음을 얻은 이동우. 그가 '눈부신 길'을 넘어 삶에서 소중한 가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나를 위한 것, 내 가족만을 위한 삶이 아니었으면 해요. 세대 간의, 이웃 간, 인종 간의, 너무나도 높은 벽을 치는 것 같아요. 그래놓고 사회에서는 남녀 사이에서도, 선후배 간에서도 서로 소통하라고 말해요. 그게 말이 되나요. 참 아이러니하죠. 다들 정말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산다고 하는데, 막상 그 가정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쩜 그렇게 슬픈지, 되돌아봐야 할 때에요."
위로와 조언을 건넨 그는 끝으로 자신의 '길'을 회상하며 "눈부신 길보다는 어둡고 축축하고 거친 길이 많았죠. 결국 이 공연의 최종 목적은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기도 해요. 제가 청소년 시절 많이 힘들었어요. 쉽지 않은 길이었죠. 그런데 참 다행인 건 나를 안내해주는 길동무들을 만나게 되면서 아 이 길을 걸어갈 수 있겠구나 싶었죠. 예전보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도 가지게 됐죠. 마지 못해 걸어가는 게 아니라. 그래서 앞으로는 눈부신 길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까지 걸었던 어둡고 냄새나는 길이 다시 나타난다 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어요"라며 다시 걸어 나갈 것임을 묵직한 목소리로 전했다.
한편 이동우의 드라마 콘서트 '눈부신 길'은 오는 5월7일까지 서울 중구 다동 CKL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공연 수익은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사진=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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