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회사 가기 싫어' 방송화면캡처
사진=KBS2 '회사 가기 싫어' 방송화면캡처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공감과 도전. ‘회사 가기 싫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 24일 종영한 KBS2 ‘회사 가기 싫어’는 신선한 도전이었다. 드라마도 아닌 것이, 예능도 아닌,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형식의 실험부터 신생어에 대한 해석을 담은 자막, SNS 세대의 공감을 사기 위한 세로 영상 등 그간의 프로그램들에서 보지 못했던 도전들을 모두 녹여냈다. 특히 그간 브라운관에서 쉽게 만나지 못했던 연극, 영화 배우들의 출연 또한 신선함에 한 몫을 더했다. 단순히 공감만을 중심에 두려하지 않았고, 과연 지금의 세대가 어떠한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는 지를 열심히 들여다 본 결과였다.

SNS 세대의 콘텐츠는 빠르게 휘발된다. 대중들은 진득하게 한 콘텐츠를 소비하려 하기보다, 여러 콘텐츠를 동시 다발적으로 수용한다. 그렇기에 빠른 전개와 확실한 메시지 전달, 뚜렷한 공감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진지한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전달해서도 안 된다. 기저에는 유머가 필요하며, 그 유머 또한 신선해야 한다. 최근 ‘짤’, ‘클립 영상’, ‘웹드라마’ 등이 대중들에게 기존의 콘텐츠보다 더 많이 사랑 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머를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를 녹여내고, 그 이야기를 기존의 영상문법으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함축적이고 빠르게 풀어낸다.

결국 형식이 가장 중요하다. ‘회사 가기 싫어’는 이러한 측면에서 SNS 세대에 가장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었다. ‘B급 유머’가 기저에 깔렸으며, 그 위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교합했고, 이를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이 맛깔나게 풀어냈다. 이 과정에서 공감은 자연스럽게 전달됐다. 그렇게 ‘회사 가기 싫어’는 “공감에 있어서는 ‘미생’이었고, 유머에 있어서는 ‘개그콘서트’보다 웃기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기존의 세대들에게 ‘회사 가기 싫어’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SNS 세대에 특화된 영상문법이 어색하거나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KBS2 '회사 가기 싫어' 포스터 / 사진=KBS 제공
KBS2 '회사 가기 싫어' 포스터 / 사진=KBS 제공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까. ‘회사 가기 싫어’는 큰 시청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회사 가기 싫어’ 마지막회가 기록한 시청률은 전국기준 0.9%. 총 6회의 평균 시청률 또한 1%대에 머물렀다. 물론, 수요일 오후 11시 시간대는 너무나 강한 경쟁자가 있었다. MBC ‘라디오스타’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시간대에서 ‘회사 가기 싫어’는 큰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B급 유머’와 ‘공감’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덕분에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짤’로 재탄생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도전은 항상 막대한 성공을 가지고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정에서의 성취는 항상 존재한다. ‘회사 가기 싫어’에 있어서 성취는 KBS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고, 지춘성, 이황의, 김중돈, 김국희, 서혜원, 박세원, 노유진, 심진혁, 김지하 등 연극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왔던 배우들이 브라운관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회사 가기 싫어’는 신선함과 공감을 모두 이끌어내겠다는 소기의 목표는 모두 이루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지상파 채널이 강세였던 과거와 달리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이 강자로서 자리 굳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 PC, 개인 방송 등 콘텐츠들이 하루하루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가 ‘회사 가기 싫어’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젊은 방송’과 ‘공영 방송’이 어떻게 하나로 합일될 수 있는가였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 맞추어 함께 변화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총 6회 안에서, ‘회사 가기 싫어’는 그 가능성을 확고하게 드러냈다. 변화와 도전. KBS가 내놓을 또 다른 신선한 작품의 등장을 기대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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