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명진 기자]장기하와 얼굴들이 박수칠 때 떠난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위워크 여의도역점에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전일준, 하세가와 요헤이, 이민기, 장기하, 정중엽, 이종민) 정규 5집 ‘mono(모노)’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앞서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밝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올 연말까지 활동한 뒤 밴드를 마무리한다. 팬들의 보내준 애정과 관심에 보답하며 마지막 모든 순간들을 팬들과 함께 장식할 계획.

장기하는 "여태까지 장기하와 얼굴들로 10년을 하면서 추구해왔던 것은 어떻게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앨범에 담을 수 있을까였다. 그런 기준에서 생각했을 때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이번 앨범이 끝이다, 최고다라는 생각을 했다. 6집이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적인 기준에서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다고 생각해서 멤버들한테 해체를 제안을 했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한 끝에 다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적으로 자부심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헤어지니까 훈훈할 수 있는 것 같다. 그게 내리막길을 가고 서로 간의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헤어졌으면 웃으면서 헤어질 수 없었을 것. 저도 아쉽고, 팬들도 아쉬울 때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종민은 "저는 일단은 오늘 새 앨범 나왔다. 12월31일까지는 계속 하고 있는 소극장 장기 공연, 연말 공연도 있고 앨범 발매를 한 상황. 그거 활동을 하느라고 다른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그게 이렇게 잘 끝날 수 있다는 거는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그런데 굉장히 즐겁게,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을 이룬 것 같다. 밴드가 보통 사건 사고 등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이런 식으로 마무리 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한 켠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는 게 없진 않지만 재밌었던 기억들을 갖고서 또 다른 것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기는 "일단은 아쉬운 감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밴드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은 들었다. 사실 감정적으로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감각하질 못하겠다. 거기에 대한 소회는 12월31일 자정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양평이 형으로 유명한 하세가와 요헤이는 "해체, 헤어짐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저희가 6명이 10년 동안 가족처럼 지내왔다. 저는 가족이 같이 살다가 독립해서 이제 같은 동네에서 살게 된 것, 그 정도로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전일준은 "해체 이야기 나오고 저는 마음에 살짝 우울이 찾아왔다. 저는 원년 멤버는 아니고 중간에 합류했다. 그 전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굉장한 팬이었다. 같이 하게 돼서 기뻤는데 마무리를 하자고 얘기를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장기하와 얼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을 한다. 저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또 공식 발표를 하고 난 다음에 잠을 자고 일어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앞으로 갈 길도 많이 남았고 또 새로운 길이 열리는 거라고 생각해서 지금은 지금의 할 일이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에 대해 "중간에 서태지와아이들 '환상속의 그대'가 나온다. 가사 중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까지 샘플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소문해서 연락처를 알아내 '그건 니 생각이고' 데모를 들려드리면서 샘플링 해도 되냐고 직접 여쭤봤다. '노래 대박'이라며 '내가 리스펙하는 뮤지션이 샘플링을 한다니 멋지게 마음대로 해보시길 바란다'는 식으로 얘기해주셔서 한 번 해봤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선공개된 '초심' 뮤직비디오에 대해 "24시간 동안 촬영을 했다. 이런 블록버스터 급의 뮤비를 찍어본 적이 없는데 '저 때 재밌었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범죄와의 전쟁' 때 OST로 인연을 맡게 된 윤종 감독님께 부탁했는데 노개런티로 찍어주셨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사실 그때 인연 맺었다고 해서 긴밀한 사이는 아니다. 그리고 너무 거물이 돼서 큰 기대감 없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느낌으로 전화를 드렸는데 곡도 들어보시기 전에 '당연히 해야죠' 하고 말씀 해주셔서 놀랐다. 몇 번 물어본 것 같다. 일단 음악부터 들어보라고 했는데 그냥 해주겠다고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장기하는 장기하의 얼굴들의 자부심에 대해 "우리 대중음악사가 우리 말을 숨기고 경시하는 경향으로 흘러간다. 근데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경향이 있든가 말든가 우리 말을 우리 말스럽게 썼다는 거에 있어서는 감히 우리가 뭔가 보여주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솔로를 할 거냐, 다른 팀을 결성할 거냐 많이들 묻는데 아무 것도, 대략적으로라도 결정 된 것이 없다. 저는 내년 1월1일부터 제가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이냐 그것부터 생각하고 싶다. 완전히 무에서 시작하고 싶다. '아무 것도 없는 놈이다'라는 지점에서 생각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장기하의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 '모노'는 오늘(1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사진=서보형 기자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