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 투게더' 포스터
영화 '해피 투게더'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너무 친절하게 감정들이 쏟아진다.

2004년, 나이트클럽의 밤무대에서 색소폰을 부르며 전전하고 있는 사내가 있다. 그가 항상 무대에서 부르는 곡은 ‘Danny Boy’(대니 보이). 나이트클럽에서 ‘대니 보이’를 부른다니, 한 번은 봐줄만 했지만 계속 똑같은 곡만 부르니 매출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그는 밤무대에서 내려온다. 예술을 하겠다며 궁핍하게 살아가는 남자에게도 유일한 안식처가 있었으니 바로 아들이다. 하지만 아들의 꿈이 색소포니스트란다. 자신 또한 색소폰을 불다 이렇게 사는데 아들까지 음악을 하겠다니. 당연히 남자는 반대하고 아들은 색소폰을 가슴에 묻는다.

영화 ‘해피 투게더’의 기본 골조는 여기서 시작한다. 아빠 ‘석진’(박성웅 분)과 아들 ‘하늘’(최로운 분)은 같은 꿈을 꾼다. 하지만 석진은 자신이 꾸었던 꿈 때문에 비루하게 살아간다. 당연히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아들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석진’과 ‘하늘’은 생계형 딴따라 색소포니스트 ‘영걸’(송새벽 분)을 만난다. ‘영걸’은 ‘하늘’의 재능을 알아보고 꿈을 키워나가기 위한 과정을 밟는다. 전형적인 천재 소년 서사. ‘해피 투게더’는 이 천재 소년이 어떻게 꿈을 키워나가는가를 따뜻하고 담백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아낸다.

사진=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
사진=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

하지만 영화 내내 너무나 감정이 과잉된다. 111분의 러닝타임이지만 영화는 시작한지 30분 만에 눈물샘을 자아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아직 완전히 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도 전에 우선 감정부터 전달한다. 다소 부담스러운 전개다. 이후 ‘석진’과 ‘영걸’이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도 꽤 매끄럽지 않다. 분명 이를 암시하는 복선을 깔아뒀음에도 큰 개연성이 마련되지 않고, ‘영걸’이 ‘하늘’을 도와주는 과정 역시도 기존 천재 소년 서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이야기들이 필연성보다 우연성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서사의 감정이 서서히 차오르는 시점에도 영화는 조급하다. 관객들에게 조금씩 감정을 불어넣어야 하지만, 오히려 관객들은 빠르게 전개되는 감정을 따라가기 급급하다. 또한 충분히 담백하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음악 혹은 편집이 너무 조급해버리니 나오려던 눈물마저도 막아 버린다. 또한 이야기의 범위가 너무 넓다. ‘석진’과 ‘하늘’의 모습을 그릴 때는 아버지와 아들의 감동무비가 됐다가, ‘하늘’이 꿈을 키워가는 과정은 로드무비가 되기도 한다. 또 색소폰을 연주할 때면 음악 영화로 변모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요소들이 적절히 어우러졌다고는 보기 힘들다.

사진=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
사진=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 투게더’는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특히 박성웅의 따뜻한 부성애 연기는 그간 그가 보여 왔던 카리스마 있는 역할과는 대척점에 놓여있는 만큼 충분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하늘’ 역을 연기한 최로운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정 연기에 있어 성인배우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후반부에 있어서는 최로운의 연기가 이야기의 몰입을 도와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두 배우가 아버지와 아들로 만났으니, 따뜻함만은 배가 된다. 송새벽 또한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높인다.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을 감싸는 데에는 음악도 큰 몫을 한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그려지는 공연 씬은 꽤나 감동을 짙게 전달한다. 하지만 ‘해피 투게더’가 전달하고자 하는 부성애의 따듯함이 이 감동에 적절하게 녹아들었는가 하는 점은 다시 의문이다. 분명 특별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서사가 다소 보편적이고 파편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감정만 이끌어내는 데에 그친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전하는 감동이 감정만으로 관객들에게 와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녀노소 관객 누구나 마음이 공감하는 영화, 요절복통이 아닌 잔잔한 웃음을 주는, 오열하는 울음이 아닌 마음을 울 수 있는 가족영화로 기억되었으면 한다”는 김정환 감독. 과연 ‘해피 투게더’는 김정환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할 수 있을까. 오늘(15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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