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AMA' 현장/사진=Mnet 제공
'2018 MAMA' 현장/사진=Mnet 제공

[헤럴드POP=이현진 기자]

K팝의 위상이 상승함에 따라 가요 시상식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K팝의 글로벌 인기와 반대로 끝도 없이 불어나는 가요 시상식들은 아이돌 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스스로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매년 12월은 단연코 '시상식'의 달이다. 방송, 영화, 가요 가리지 않고 각종 시상식이 연말을 장식한다. 배우들과 가수들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아티스트들은 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린다. 물론 수상이 가져다 주는 영광과 기쁨은 크다. 그러나 지상파 3사 방송사는 물론 언론사들과 음원 플랫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가요 시상식을 유치하며 시상식의 의미는 점점 퇴색되고 그 권위는 사라진지 오래다.

지상파 3사는 연말이 되면 SBS '가요대전', KBS '가요대축제', MBC '가요대제전'을 개최한다. 지상차 3사 가요 시상식은 현재 시상의 의미보다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지상파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요 시상식으로는 멜론뮤직어워드, MAMA, 서울가요대상, 지니뮤직어워드, 소리바다어워즈, 골든디스크어워즈 등이 존재한다.

이 중 지난 2018년 '소리바다 베스트 케이뮤직 어워즈'와 '지니뮤직 어워드'가 신설됐다. 이는 최근 가수들의 성적이 음원 중심으로 평가되면서 음원 플랫폼들이 주체가 되는 경향에 따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가요 파트와 연기자 파트 통합 시상식인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이하 'AAA')도 올해 4회를 개최한다. 사실상 시상식은 포화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연말하면 시상식'이라는 공식도 깨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상식들은 일정을 겹치지 않기 위해 무려 8월달부터 시상식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중 개최되는 시상식은 한 해의 절반도 되지 않은 시점에 어떠한 성과를 평가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가수들은 어떤 시상식에는 참여하고 어떤 시상식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침을 가질 수 없기에 수많은 시상식에 올라야 한다. 거기다 아티스트들은 축제의 장이기도 한 시상식만을 위한 특별 무대도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현재 가요 시상식의 대부분 수상은 팬 투표로 결정된다. 시상식은 장기 프로모션의 목적으로 장기간 사전 투표를 진행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자신의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표수가 수상 기준에 들어가면서 투표와 관련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사행성 조장 문제다. 대부분의 시상식은 무료 투표와 유료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며 무료 투표권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광고를 시청하거나 특정 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투표권을 받기 위해 다운받은 특정 채팅앱에서 선정적인 채팅이 무분별하게 전송됐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오로지 투표만으로만 수상이 선정되는 인기상 같은 경우는 팬덤 사이의 싸움을 조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열 양상이 부정 투표로까지 이어지는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결국 가요상은 그저 신문사, 방송사들의 매출 확보 수단이자 음원 플랫폼의 수익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만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수많은 시상식들이 존재하기에 상에 대한 희소성도 사라졌다.

'시상식'이라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며 이러한 공정성은 상에 대한 권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현재 음원 시장에서 음원 차트 조작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성적을 반영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거기다 부정 투표가 의심되는 정황도 여러 차례 포착된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들의 반복은 결국 가요 시상식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떨어트리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음악 시장 규모가 방대한 미국도 일반 팝을 중심으로 하는 시상식은 3~4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 작은 땅에서 시상식만 10개라는 말은 확실히 이상하다.

한 해 동안 노력한 각종 가요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며 피로도만 높이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는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 그렇기에 K팝이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시상식에 대해 많은 이들의 고민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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