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소설 <나의 교육개혁안>, “진정한 교육의 주체는 정부/학교/교사/학부모가 아니다”
‘공교육파탄’. 모두가 알고있고 모두가 교육개혁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이젠 ‘교육개혁’이란 말조차 식상하게 들릴정도의 숱한 수정과 시행착오로 교실붕괴와 입시지옥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가계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휘청거린다. 그러면서도 청소년 행복수준 OECD 국가중 꼴찌, 청소년자살율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 속에 미래는 멍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교육이 점점 과열 돼 어느때부터인가 고비용·저효율의 돈먹는 하마가 되어 모두에게 심한 괴로움을 주고 있다. 물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할 수 있는 조치는 해왔다. 역대 교육개혁의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입시개혁과 교육문제는 전혀 잡히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더 무겁게 모두를 짓누르고 있다. 그리고 해결될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국가적 파멸까지도 예견되는 ‘교육문제’. 그 많은 교육개혁이 실패한 것은 가장 근본적인 ‘무언가’를 놓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당장의 입시문제 해결에 국한된 것이 아닌 훨씬 더 이전, 현 국가의무교육제도 전체의 역사적 근원을 되짚어 보고 이것이 인류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찰해 보는 넓은 안목의 개혁안은 없는걸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간서적 <나의 교육개혁안>이 이러한 교육개혁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은놀랍게도 인문학 서적이 아닌 문학소설이다.
이 책의 고교생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 교육제도 전체에 대해 눈을 돌린다. 그리고 현 교육제도가 200년전 시대적 필요에 의해 독일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게된다.
주인공은 여기서부터 시작해 ▲이 교육제도가 인류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긍정적 효과를 미쳤고 이후 어떻게 변질돼 왔는지, 그리고 ▲오늘날 왜 이렇게까지 나라와 가계와 개인까지 모두 망쳐먹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자신만의 연구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고교생 주인공은 터무니없게도 자신이 구상한 교육개혁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게 된다. 주인공의 개혁안 골자는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결정권을 학생들에게 주어 마음대로 학교와 스승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고, 국가와 사회는 이런 학생들의 선택권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육민영화'를 시행하고 '교육신도시'를 건설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고교생 주인공은 "교육의 주체요 진짜 고객은 우리 학생들이야. 지금까지처럼 학생들 소외시킨 채 정부나 학교가 교육을 개혁해 보겠다고 하는 건 전부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야."라며 열변을 토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다른 성장소설처럼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유서를 쓰거나 외마리 소리를 지르며 건물옥상에서 투신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연구결과와 주장이 실린 장문의 원고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세상에 내놓는다. 그것이 <나의 교육개혁안>,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다.
과연 이것이 고교생 한명이 해낼 수 있는 일일까? 작가의 개입이 너무 심하다. 이는 출판사측도 인정할 정도. 하지만 이런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묘사한 작가의 스토리구성력이 보통이 아니다. 거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사회의 여러 부끄러운 단면들까지 생생한 예시로 등장시켜 어느사이엔가 독자를 책의 포로로 만든다. 주제의식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흔치않은 소설이다.
작가는 교육개혁안과 함께 또 한가지를 독자에게 각인시키려 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무력한 청소년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판단과 의지로 스스로의 미래를 열어가는 생명력 넘치는 새로운 청소년 상(像)을 주인공을 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작가는 교육개혁만큼이나 강력하게 아이들을 믿으라 주장한다. 아이들의 가능성과 의지력을 믿고 그들에게 모든걸 맡기라고 누누히 역설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지 못하고 뭔가로 만들어 줘야만 하는 우매한 존재로 대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이들을 그렇게 보는 한 어떤 교육개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설 <나의 교육개혁안>은 이전의 누구도 생각치 못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대안은 현 입시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교육전체에 대한 인식까지도 바꿀 것을 독자에게 주장하고 있다.
<나의 교육개혁안>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교육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새로운 각도에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 교육의 주체가 학생이란 것을 명확히 하고 국가와 사회가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다뤄야 가장 효율적인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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