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남은 인턴기자]삼성물산 소액주주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의 일부 소액 주주들이 엘리엇 측을 지지해 이목을 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보유를 공식화한 다음 날인 5일 인터넷에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카페가 생성됐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사진=헤럴드경제 DB]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사진=헤럴드경제 DB]

이날 오전 현재 이 카페의 회원 수는 900명을 넘어섰다. 카페 운영자 ‘독타맨’은 공지 글에서 “계란으로도 바위가 깨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주권을 엘리엇 측에 위임하자고 의견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삼성 대주주 일가를 위해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1대 0.35)이 정해졌다며 합병 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카페 회원들도 위임 방법이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견이다. 회원 ‘쇼브’는 “소액 주주의 의결권을 모아 엘리엇에 힘을 실어 줄 때”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회원 ‘부자아빠에요’는 엘리엇의 국내 법률 대리인 격인 법무법인 넥서스와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회원 ‘짐로저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삼성가 일가를 제외한 국내 주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며 엘리엇 측이 승리해 이득을 챙기더라도 더 큰 이득은 국내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아직 국내 법무법인과의 접촉 등 구체적인 위임 방식에 대해서는 회원들 사이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안 관련 주주 확정 기준일은 오는 11일로 합병안 관련 의사 표명을 위해서는 11일 대비 2거래일 전인 9일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9.98%)에 “합병 비율을 공정하지 않게 책정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등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삼성계열사에도 동일한 문서를 보낸 것이 확인됐다.

엘리엇 측이 국내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삼성그룹 계열사에까지 서한을 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볼 수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을 상대로는 보다 강력한 설득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된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4일 이후 빠르게 늘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엘리엇 측의 제안을 받은 국민연금은 이번 사태가 정치 쟁점화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특정 대기업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 이익을 훼손해서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합병 발표 전까지 주식을 계속 매도해오다가 합병 발표 이후 매수로 돌아선 국민연금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소액주주 카페의 한 회원은 “표결이 예상되어 삼성 일가 편에서 표를 많이 갖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의문을 품었다.

한편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마음 독하게 먹었나 보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주장에 일리있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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