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일본에서 타올랐던 한류의 중심축이 중국으로 옮겨지면서 한국 콘텐츠의 상당수가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류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 베이징 코리아센터 내 위치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 김기헌 소장과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장려 및 진출에 앞장 서기 위해 지난 2002년 현지에 개소했다.
김 소장은 “신 한류 붐이 불면서 한국 콘텐츠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중국의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한 자금력이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 기업의 벤치마킹을 넘어선 협력과 공존 방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한 MBC ‘킬미힐미’는 중국 절강화책미디어그룹의 자본이 대거 투입된 한중 공동 제작 드라마였고, 지난해 6월 동방위성에서 방송된 ‘일과 이분의 일, 여름’은 CJ E&M이 극본 개발, 기획 자문, 해외 배급을 담당하고 중국이 제작을 한 한중 합작이었다. 이제는 공동 제작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의 인력을 데려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김 소장은 중국인이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는 배경으로 크게 기획과 스토리의 다양화를 꼽았다. “중국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사극, 일제시대 항전드라마, 도시 남녀의 사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소재가 다양하고 표현 기법이 세련됐다”라고 평했다. 이어 “한류 스타를 중심으로 한 스타 비즈니스의 움직임도 강하다. 스타들의 출연은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공을 가져다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류 스타의 중국 드라마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 중국 드라마에 출연한 한국 배우는 천정면, 주진모, 남규리, 장우혁, 박해진, 권상우, 최지우 등 약 20명으로 집계됐다. 김태희는 중국 중앙정치국의 제작지원과 중국 오대산 관광그룹의 투자를 받은 40부작 드라마 ‘서성왕희지’에 캐스팅 돼 촬영을 마쳤다. 김태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회당 1억 원(중국콘텐츠산업동향 14호 참조)의 개런티를 받았다. ‘꽃보다 남자’에서 활약했던 김범은 중국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인 텅쉰TV에서 방송된 40부작 드라마 ‘미시대지련’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중국 공략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도 한류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나선다. 중국사무소의 각 장르별 마케터와 코디네이터를 구성해 한류 콘텐츠 제작자의 일대일 비즈매칭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두 번째는 법률 전문 자문단을 구성해 회계, 법률, 지적재산권에 대한 자문을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현지의 사무 환경 구축을 도울 예정이다. 일부 대기업 및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하고 중소업체가 현지에서 개소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류 제동이 걸렸다. 지난 4월부터 온라인 동영상에도 해외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사전심의를 받도록 규정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중국 진출이 활발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광전총국 인터넷 TV 콘텐츠 관리 감독이 강화돼 무허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콘텐츠 접근이 규제됐다. 중국 내 방송국의 광고 수익 하락을 막기 위해 인터넷 다시보기 기능도 삭제돼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중국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부터 필요하다고 맥을 짚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시장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국의 산업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라며 “중국은 모든 드라마를 사전 제작으로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 제작 환경부터 차이가 난다. 한중 협력 모델을 다양화 해 활로를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뚜렷한 한류 인기 드라마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년 기대작으로 SBS 새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가 예정돼 있어 한 번 더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배우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선택한 컴백작이지만 그동안 드라마 제작 환경도 바뀌고 시청자 취향도 달라짐에 따라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한류 선두주자로 떠오른 SBS 김영섭 드라마 본부장도 한류 붐을 의식하기 전에 킬러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스타 배우에 의존하는 마케팅이 아닌 참신한 발상과 탄탄한 대본으로 신인 연기자를 발굴·육성할 수 있는 드라마를 꾸준히 생산함으로써 한류 4세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 된 설정과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요소로 중화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과거 일본 한류를 겨냥해 내놓은 드라마들이 줄줄이 쓴맛을 봤듯 특정 시장을 염두해 제작한 드라마는 근간에서 흔들리기 마련이다. 결국 한류의 무기는 킬러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 통하는 웰 메이드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대박이 나는 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 김 소장은 한류 콘텐츠의 수명 연장을 위한 발전적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 규모가 약 12억 달러(약 1조 2000억원)인데 그 중 약 70~80%가 게임 시장이다. 그 외 장르가 한류 드라마가 포함돼 있다. 한정된 규모 내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한류 비즈니스 모델도 어느 정도 한계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중국의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실력이 높아졌다. 따라서 이전 방식을 뛰어넘는 상호 공존하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게 효과적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OP 대기획①] 아시아를 이끌어갈 한류★ 12인 [POP 대기획②-1] 한류 어디까지 왔니?…대륙을 홀린 한국 드라마 [POP 대기획②-2] 한류 어디까지 왔니?…국내 메이저 4대 배급사 [POP 대기획③-1] 한류를 이끄는 주역들…안방극장의 스타 편 [POP 대기획③-2] 한류를 이끄는 주역들…스크린의 별들 편 [POP 대기획③-3] 중국 대륙이 사랑한 '쌍두마차'…엑소 VS 빅뱅 [POP 대기획④] 중국을 홀린 스타들…숫자로 보는 한류 [POP 대기획⑤] 중국 현지에서 본 한류 현주소 김은주 기자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