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홍동희 기자]"순위는 이제 보지도 않습니다"
어느 가요음반 제작자의 한숨이 이어진다. 최근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들여다보면 '숨이 턱 막힌다'고 그는 말한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 따르면 27일 오전 실시간 차트의 상위권은 소위 말하는 '예능용 음원'들이 점령했다.
부동의 1위에 올라있는 '레옹'(이유 갓지(GOD G) 않은 이유),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맙소사'(황태지), '스폰서'(으뜨거따사), '멋진헛간'(오대천왕) 등의 음원은 모두 얼마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2015 영동고속도로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것들이다.
총 6곡의 '무한도전' 관련 음원들은 발매와 동시에 일명 '차트 줄세우기'를 시작했고, 며칠째 그 위력(?)을 과시 중이다.
거기에다 Mnet의 '쇼미더머니4'의 음원들 역시 상위권 순위 곳곳에 포진 해 있다.
상위 20위권(멜론 기준) 음원을 살펴보니, 정작 '무한도전'과 관련한 음원과 '쇼미더머니4' 관련 음원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가수의 정규 또는 디지털싱글 형태로 최근 발매된 음원은 SG워너비의 '가슴 뛰도록'과 사이먼 도미닉의 '사이먼 도미닉', 그리고 빅뱅과 소녀시대 신곡 포함 총 4곡 뿐이다. '음원깡패'로 불리는 빅뱅의 싱글 앨범 역시 10위권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
물론 '무한도전'이 2년 마다 시작한 '무도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음원이 '차트 줄세우기'를 한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 때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음원들이 가요시장을 점령하고 나선 것에 대한 비난과 비판 여론이 쏟아진 것도 사실이다.
음원을 출시한 방송사 측은 무료가 아닌 유료로 음원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음원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쓰일 것"라며 비난 여론을 피해갔다.
이 때문에 공정한 경쟁 자체가 어렵게 된 가요음반 제작자들은 '무도가요제'를 피해 음반 출시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고, 그러한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방송사가 출시(제작)하는 음원은 일반 가수들이 발표하는 음원(음반)과 똑같은 형태로 출시되고, 가격도 동일하게 책정된다. 공정 경쟁이란 측면에서는 당연하지만, 막강한 시청률을 앞세운 홍보 효과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반 가요 음원들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어려움을 토로했던 가요음반 제작자는 "지금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예능음원'은 사실 방송 제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음원이다. 이미 해당 프로그램에 일 부분으로 사용됐고, 광고주는 그 댓가로 광고비를 방송사에 지급했을 것이고, 시청자 역시 시청료를 지불한 것이 아니냐"며 "이런 예능용 음원은 보통의 드라마 OST와는 분명 다른 측면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예능에 삽입된 음원이 아닌 예능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진 음원이 다시 대중에게 기존의 음원 형태로 대중에게 유료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음원이 유료로 판매될 경우 이를 통해 발생되는 수익금은, 각자 비율은 다르지만 크게 음원을 유통하는 유통업체와 음원을 제작한 제작사, 음원을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자, 그리고 음원을 작사,작곡한 창작자, 가창자과 연주자 등에게 배분된다.
방송사의 말처럼 '수익금'이 좋은 일에 쓰일 것이란 것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예능 음원을 통해 발생되는 수익을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수를 포함한 작곡,작사가, 유통업체 등 당사자들 또한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쓸 것인가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또한 방송사가 얘기한 '좋은 일'이 특정 단체나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제작자의 말처럼, '유료'가 아닌 대중을 위해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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