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유진 인턴기자] 아슬아슬했던 과정과 다르게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의 결말은 무난했다. 마치 '로필2'가 그랬듯이.
'너사시' 최원 역의 이진욱 캐스팅은 2012년 방송됐던 한 케이블 드라마를 상기시켰다. 당시 수많은 여성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가 바로 그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 윤석현 역을 맡았던 이진욱의 연기는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했다. 역시 아직도 '윤석현'하면 자다가도 가슴 설레하는 팬들을 의식한 걸까. '너사시'와 '로필2'은 닮은 점이 많았다.
● 옆집에 사는 오하나와 최원
'너사시'는 17년째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곁에 머무른 오하나(하지원)와 최원(이진욱)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헤어진 연인으로 시작하는 '로필2'와는 다른 설정이지만 두 사람이 옆집에 산다는 설정은 비슷하다.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마치 내 얘기처럼 녹아들게하는 '생활밀착형 로맨스'가 가능했던 요인 중 하나.
'로필2'에서 주열매(정유미)와 윤석현(이진욱)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 덕분에 헤어진 후에도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존재였다. '너사시' 또한 마찬가지. 오하나에게 최원은, 최원에게 오하나는 없어서는 안 될 사이다.
● 남주의 까칠한 듯 다정한 성격
최원의 시니컬함은 때로는 냉정하게 느껴진다. 오하나와 달리 현실적이고 비관적인 성격 덕분에 둘은 자주 부딪혔다. 그럼에도 결국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밑도 끝도 없는 다정함이다.
초반에는 얄미울 정도로 깐족대던 최원이건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에는 '정말 이런 남자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다정다감하다. 보는내내 입가에 미소를 감돌게 하는 남주의 다정함은 '로필2' 윤석현에게도 있었다.
특히 '너사시' 마지막 회에서 일 때문에 약속을 미루자는 오하나에게 화를 내던 최원의 모습은 윤석현을 연상케했다. 오하나에게 "워커홀릭도 병이야 병"하며 날카롭게 따지는 최원의 모습은 주열매의 행동을 다그치던 윤석현과 정확하게 닮아 있었다.
● 마음을 콕콕 찌르는 독백
'로필2'은 독백이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마치 내 얘기를 남에게 듣는 것 같은, 마음을 후벼파는 내용들이었다.
이번 '너사시' 마지막 회에서 그려진 오하나와 최원의 결혼식에서 오하나는 시청자에게 마음을 얘기했다. 최원과의 대사로는 그릴 수 없는 결혼식의 의미를 독백으로 전달했다.
집 앞에서 결혼식을 올린 둘의 모습과 "가자, 니가 살 집으로"라고 말하며 이끄는 최원의 행동에 의아해하던 시청자에게 오하나는 "우리가 숱하게 걸었던 길을 따라 나의 집에서 원의 집으로 옮기는 그 짧은 발걸음으로 우리의 결혼식을 끝냈다"라고 말한다. 어떤 방법보다 뚜렷하고 확실하게 의미가 전달됐다.
'로필2'의 많은 팬들이 주열매와 윤석현의 독백에 공감하며 함께 울었다. 분명 '너사시'의 많은 시청자들도 둘의 결혼식 장면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들었을 것이다.
여느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처럼 '너사시'도 무난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최고의 배우들과 몇 번의 작가 교체로 이뤄낸 결과라고 하기에는 살짝 아쉬운 결론이지만 '로필2'에서의 가슴 설렘을 또다시 느낄 수 있었던 두 달이었다.
이진욱과 하지원은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로필2' 만큼을 혹은 그 이상을 기대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청률은 6%대에 머물렀고, 내용 전개의 속도나 둘의 감정 표현이 '로필2'에 비해 많이 서툴렀다는 평이다.
물론 '로필2'와 상관없는 대만드라마 '연애의 조건'을 원작으로 한 내용이지만 비슷한 상황 설정과 캐릭터의 성격은 시청자에게 '로필2'를 떠올리게 했고 비교 또한 피할 수 없었다. 한결같은 이진욱의 로맨스 연기가 걱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도 했다.
행복한 결말에도 연한 아쉬움이 남는 건 '로필2'와 '윤석현'을 너무 의식했던 '너사시'였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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