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남은 인턴기자] 부산 갑질아파트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들이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그런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 아파트 갑(甲)질’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약 두 달 전부터 부산 00 아파트 지하 2층의 지하철 연결 통로에서 나이 많은 경비 할아버지들이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부산 갑질아파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부산 갑질아파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이런 일이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몇몇 주민들이 ‘다른 아파트는 출근 시간에 경비원이 서서 인사하는데, 왜 우리 아파트 경비원들은 인사하지 않느냐’는 지속적인 항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글과 함께 게재된 2장의 사진에는 경비복을 입은 사람이 교복을 입은 학생이나 주민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실려 있다.

이와 관련,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 대표 송모씨는 6일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그런 적이 없다”며 말했다. 송 대표는 “사진 속 인사하는 사람은 경비 아저씨가 아니며, 아파트와 지하철이 연결돼 있는 출입문을 통제해주는 보안 요원”이라고 전했다. 아파트 지하를 통해 부산의 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구조인데, 출근 시간대엔 매번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 수가 없어 1시간 동안 문을 열어두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의 민원으로 보안팀 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민을 향한 인사 강요 의혹에 대해서는 “나이 드신 분에게 우리가 인사를 강요한 적이 전혀 없다”며 “단지 출입구 지하철로 연결된 출입구 출입문을 지켜달라고 부탁한 것뿐인데 그 보안요원이 그냥 알아서 그렇게 인사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보안요원 5명 중 그 사람만 ‘자발적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고 송 대표는 호소했다.

송 대표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의 출근길 인사에 대해 문제제기하자 ‘반대하는 주민의 서명을 받아오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아파트 주민이) ‘다른 사람들이 인사받는 것이 불편하다는 걸 서명을 받아 오면 되겠습니까’라고 해서 혼자만의 의견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 그것도 좋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그 주민은 총 103가구 중 49가구의 반대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의 인터뷰 직후 9년째 이 아파트의 살고 있는 주민 A씨의 증언도 전파를 탔다. A씨는 “우리 아이도 그쪽으로 지나다니는데 ‘평소에 경비 아저씨들이 인사를 하더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송 대표의 주장과 다르게 다른 경비원, 보안요원들도 출근하는 주민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자발적인 인사였다는 송 대표의 해명에 대해 “자발적이라는 건 친근하게 인사를 목례 식으로 하는 것이지 그렇게 90도로 인사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한편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학생이 작성해 엘리베이터에 부착한 글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부산 갑질 아파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본인을 ‘102동에 사는 한 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글에는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학교 갈 때 항상 지하 2층 주차장을 통해 지하철로 가는데, 얼마 전부터 경비 아저씨들이 아침마다 통로 앞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90도로 인사했다”고 상황을 말했다.

이어 “한참 어린 저는 경비 아저씨 앞을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갑자기 그런(경비원들의 90도 인사) 일이 시작된 이유를 몰랐기 때문에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경비원께 90도로 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너무 부끄럽고, 이런 문제가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기 전까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던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며 “기사로만 보던 ‘갑질’이 우리 아파트에서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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