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싱어송라이터와 홈쇼핑의 만남이라니. 안테나뮤직을 이끄는 수장 유희열의 아이디어는 재기발랄했고, 제주에서 구슬땀을 흘린 루시드폴의 노력은 값졌다.

루시드폴은 지난 10일 CJ오쇼핑을 통해 새벽 2시부터 ‘귤이 빛나는 밤에’라는 타이틀로 15곡이 담긴 정규 7집, 직접 쓴 동화책 ‘푸른 연꽃’, 엽서, 직접 재배한 귤 1kg을 패키지로 구성해 1000개 한정 세트를 2만 9900원에 판매했다. 결과는 초대박. 10분도 채 안 돼 다 팔아치웠다. 루시드폴은 졸지에 ‘홈쇼핑 완판남’이 됐다. 아이디어와 기획의 승리였다.

루시드폴의 홈쇼핑 진출은 유희열의 아이디어였다. 유희열은 국수를 먹다가 “직접 재배한 귤을 판매하고 싶은데 상할까봐 걱정이 된다”는 루시드폴의 말을 듣고 농산물과 음악을 결합시킨 토크쇼를 떠올렸다. 평소 방송 안 하기로 유명한 루시드폴은 유희열의 색다른 콜라보레이션 제안에 끌려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게다가 깜찍한 귤 모자까지 쓰고 말이다.

[새 앨범과 직접 재배한 귤을 들고 나온 루시드폴. 사진=CJ오쇼핑 화면 캡쳐]
[새 앨범과 직접 재배한 귤을 들고 나온 루시드폴. 사진=CJ오쇼핑 화면 캡쳐]

이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벽 2시에 선보인 라이브 무대였다. 루시드폴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따뜻한 가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아직, 있다’를 앨범을 내기도 전에 홈쇼핑에서 최초로 들려줬다. 신곡 ‘집까지 무사히’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윤성의 연주를 받으며 노래했다. 안테나뮤직의 싱어송라이터 이진아도 나서 루시드폴의 동화책 ‘푸른 연꽃’의 사운드 트랙 ‘별은 반짝임으로 말하죠’를 선보였다. 제품을 소개하느라 쉴 틈 없이 말이 터져나오는 전쟁 같은 홈쇼핑 무대에서 여운을 주는 감성 라이브라니. 허를 찌른 이 라이브 쇼는 역대 홈쇼핑 사상 명장면으로 남을 정도다.

그렇다면 루시드폴은 왜 새벽 2시를 택했을까. 이에 대해 소속사 안테나뮤직 측은 헤럴드POP에 “루시드폴이 평소 보여줬던 음악 감성이 새벽과 잘 맞다고 판단했다. 루시드폴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벽에도 활동할 것 같아서 그 시간으로 결정했는데 막상하려 하니 걱정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반응에 놀랐다”라고 밝혔다. CJ오쇼핑도 루시드폴의 인기 후폭풍을 경험하고 11일 추가 판매 제안을 했으나 수량 부족으로 더 못하게 됐다.

[새 앨범과 직접 재배한 귤을 들고 나온 루시드폴. 사진=CJ오쇼핑 화면 캡쳐]
[새 앨범과 직접 재배한 귤을 들고 나온 루시드폴. 사진=CJ오쇼핑 화면 캡쳐]

안테나뮤직 식구들의 끈끈한 우정도 홈쇼핑 매진의 순간을 장식했다. 수장 유희열을 비롯해 정재형, 페퍼톤스,박새별, 이진아, 정승환, 권진아, 샘김 등 안테나뮤직 소속 아티스트가 총출동해 마치 연말 콘서트를 연상시켰다. 루시드폴이 직접 귤을 재배하고 그러면서 얻은 영감으로 음악 동화책 엽서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 다들 이유도 묻지 않고 모였다고 한다. 새벽 2시 생방송임에도 누구 하나 지치는 기색 없이 나서줬다는 후문. ‘입담꾼’ 유희열은 쇼호스트 이민웅을 도와 루시드폴을 홍보해줬고, 정재형은 뒷자리에서 귤을 먹으며 재치 있는 멘트로 웃음을 채웠다. 루시드폴의 정성을 담은 제품들이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기에 가능한 그림들이었다.

‘홈쇼핑 완판남’이 새벽 2시에 어루만져준 따뜻한 감성. 오는 15일 발매되는 새 앨범 ‘누군가를 위한’은 어떤 곡이 수록됐을지 감이 온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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