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혜수가 독한 영화에 지친 관객의 구원자로 나섰다. ‘굿바이 싱글’을 향한 입소문 또한 심상찮다.
배우 김혜수가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명불허전이란 말로 김혜수를 모두 설명하기엔, 수식어가 더 있어야만 할 것 같다. 역시 김혜수다.
전작인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주근깨와 흰머리 그리고 뱃살 분장까지 감행하며 뒷골목 사채업자 역할을 해낸 김혜수는 tvN 드라마 ‘시그널’에선 20대와 40대를 오가며 극강 연기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그런 김혜수가 내놓은 ‘굿바이 싱글’은 전작과는 또 다른,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곪아 있는 톱스타 고주연의 임신 스캔들을 다룬다. 독하고 무거운 작품에 지친 극장가에 구원자처럼 등장한 ‘굿바이 싱글’의 존재는 무척이나 반갑다. ‘굿바이 싱글’에서 김혜수가 연기한 고주연은 한참 연하인 배우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며 자신을 배신하자, 본격적으로 내 편 만들기에 돌입한다. 그 방법은 바로 가족을 만드는 것. 하지만 이마저 순탄치 않다. 입양을 하기엔 조건이 부족하고, 정자를 기증받으려 했더니 벌써 폐경이란다.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이란 말인가.
이에 고주연은 우연히 산부인과에서 마주친 중학생 단지(김현수)와 은밀한 계약을 맺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의 수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굿바이 싱글’은 미혼모를 바라보는 세상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비판과 함께 늘 화려하게만 보이는 여배우의 삶 이면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김혜수는 고주연을 통해 배우라는 직업을 넘어 인간 내면에 있는 외로움과 고독을 유쾌하게 이끌어내며 관객을 웃게 하고 울게도 만든다.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이 쑥스러워 매번 자신의 집으로 지인들을 초대해 직접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고주연. 하지만 이들마저 고주연에게 등을 돌릴 때 김혜수는 진짜 고주연이 된 듯 섬세한 연기로 관객을 오히려 고주연의 편으로 만든다. ‘세상 모두에게 외면해도 너흰 그래선 안 돼. 하지만 난 너희가 없어도 괜찮을 거야!’라고 외치는 듯한 고주연의 슬픈 몸부림은 김혜수이기에 가능했던 장면. 30년 동안 톱스타로 굴곡 없이 늘 그 자리를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주연은 무너지고 다시 정상에 오르기를 반복하며 굴곡진 삶을 산다. 김혜수와는 전혀 다르다. 고주연은 발연기 낙인을 이제 갓 벗어나기 시작한 스캔들 메이커이기 때문. 발연기조차 연기하는 김혜수의 30년 연기 내공. 고주연이 김혜수는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김혜수는 고주연이 됐다. 그리고 ‘굿바이 싱글’을 개봉 하루 만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려놨다. 그야말로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김혜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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