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 포스터/NEW 제공
영화 '부산행' 포스터/NEW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이 베일을 벗었다. 덜어낼 것도, 더할 것도 없는 깔끔한 좀비 재난 영화의 탄생이었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이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앞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 관객에게 미리 선을 보인 ‘부산행’은 칸의 극찬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영화 자체로 보여줬다.

‘부산행’은 전대미문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한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유출되면서 시작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 작은 사건은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이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로 번지는데, 부산행 KTX에 올라탄 사람들은 실제 좀비를 목격하기까지 시위대 폭동이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에만 의지한다.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과거엔 정보를 통제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활성화된 시대 아닌가. 승객들은 TV 속 정부가 말하는 시위대의 폭동이 실은 좀비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간발의 차로 부산행 KTX에 올라탄 한 승객으로 인해 열차는 아수라장이 된다. 영화 ‘설국열차’가 빙하기가 찾아온 먼 미래, 멈추지 않는 열차 속 계급 사회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담아냈다면, ‘부산행’은 자신의 생존 앞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낸다.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일에만 신경 쓰며 가족을 소홀히 했던 펀드매니저 석우(공유)는 딸과 처음으로 떠난 부산 여행에서 이 같은 사태와 직면하자, 초반의 나약함을 벗어 던지고 뭉클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딸에게 스스로의 목숨만이 중요하다며 남을 챙기지 말라고 충고했던 석우는 어느 순간 자신보다 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몸을 내던진다. 왠지 무시무시한 과거를 짐작케 하는 근육질 덩치에 험상궂은 얼굴을 한 상화(마동석)는 알고 보면 아내밖에 모르는 애처가인데, 좀비의 습격 앞에서 그의 아내사랑은 더욱 빛을 발한다. 로맨틱한 근육남이란 이런 걸까. 칸영화제서 가장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던 캐릭터인 만큼,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에게 쩔쩔매면서도 가족을 위한 희생과 사랑의 가치를 보여주는 상화 캐릭터다.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영화 '부산행' 스틸/NEW 제공

지독한 생존 본능과 이기주의로 봐야 할지, 아니면 극한의 상태에서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인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비호감 승객 용석(김의성)은 ‘부산행’에서 좀비만큼이나 무서운 존재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남의 목숨은 아랑곳 않고 배척하는 용석은 왠지 우리 시대 이기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해 참으로 씁쓸하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군상과 좀비의 대결을 그린 ‘부산행’은 빠른 템포와 긴장감 있는 연출 그리고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루하지 않게 역어낸다. 실사 영화 연출이 처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상호 감독은 인물 각각을 개성 있게 그려내며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좀비의 공포를 극적으로 담아냈다. 더할 나위 없었던 ‘부산행’. 여름 극장가 첫 포문을 열게 된 ‘부산행’의 완성도와 오락성은 내심 올해 첫 1,000만 영화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과연 ‘부산행’은 1,000만 열차에 탑승할 수 있을까. 오는 20일 개봉한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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