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 김의성이 현실적 악역 연기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연기를 너무 잘해도 문제다 문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서 부산행 KTX 열차에 올라 탄 이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그린다. 지난 20일 정식개봉 첫날 87만 명을 동원, 역대 오프닝 스코어 1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흥행몰이 중이다.
이러한 ‘부산행’에서 관객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냉정하고 이기적인 대기업 상무 용석을 연기한 김의성이다. 고속버스 회사 상무이자 현실적이고 냉정한 성격의 용석은 긴급한 재난 상황이 발생한 뒤, 오로지 본인의 목숨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용석(김의성)은 좀비 바이러스가 열차에 퍼지고 승객들이 좀비로 변하자 자신의 목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달리는 열차에서 좀비들이 탄 열차칸을 떼어 버릴 순 없느냐고 따져 묻는가 하면, 사람들을 선동해 열차 문을 잠가버리기까지 한다. 또한 아직 멀쩡한 승객들이 열차에 올라타지도 않았건만, 열차 출발을 강요한다. 이유는 모두 죽을 순 없지 않느냐는 것. 용석을 연기한 김의성은 야비한 표정과 짜증 섞인 말투 그리고 뻔뻔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며 관객의 분노를 자극한다. 보고만 있어도 짜증이 샘솟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진 김의성이다. 연기력이 뛰어나기에 가능했던 일이리라. 김의성 본인 또한 “영화가 잘 되면 정말 곤란할 것 같다. 그동안 악역을 모아놓은 것보다 훨씬 더 비호감인 캐릭터다”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김의성은 그러면서도 용석에 대한 변명을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 있을 법한 이기적이고, 사회 돌아가는데 익숙해진 보통 아저씨가 재난 상황을 만나면 얼마든지 절대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부산행’을 보면서 김의성의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에 분명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과연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그에게 마냥 나쁜 놈이라고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목숨이 오가는 재난 상황 속에서 내가 죽을 지도 모르는데 남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누구나 죽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부산행’의 용석은 그냥 악역으로만 볼 수 없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이기적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용석은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다. 최근 ‘베테랑’ ‘특별수사’ 등에서 권력을 등에 업고 죄책감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면, ‘부산행’의 악역 용석은 그들과는 또 다른 모습의 현실적 악역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만들어낸 김의성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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