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불치병에 아파 누워있고 청순함을 무기로 내세웠던 언니들이 달라졌다. 그리고 손예진도 달라졌다.

배우 손예진은 한때 청순미의 대명사였다. 드라마 ‘여름향기’,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클래식' 등에서 보여준 청순함 넘치는 모습은 손예진을 스타덤에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남성팬들은 여리 여리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손예진에게 열광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소주를 마시는 손예진의 모습이 화제가 되자, 한때 포장마차에서 손예진을 따라 소주를 마시는 여성이 늘어났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하지만 손예진은 청순함에만 머물지 않았다. 섹시함과 코믹 등 다양한 모습을 하나씩 섭렵하기 시작한 손예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는 물오른 액션연기까지 소화했다. 와이어를 타고 나르는 손예진이라니. 게다가 바다에 소변을 보고 손으로 바닷물을 휘휘 젓는 손예진이라니. 여우주연상을 괜히 탄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손예진은 최근 개봉작 ‘비밀은 없다’에서는 광기 어린 극한의 감정연기를 소화해내며 아재들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홀로 딸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센언니의 위력을 보여줬다. 울면서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안일한 대처에 직접 차를 몰고 주변인들을 만나고 조사를 하는 전형적이지 않은 엄마 연홍은 손예진이기에 가능했다. 자신의 손등을 찍어 내리는 자해를 하면서 상대를 협박하는 손예진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그런 손예진이 오는 8월10일 개봉하는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에서 대한민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역을 맡아 또 다른 변신에 나선다. 고종의 금지옥엽 고명딸인 덕혜옹주는 고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자 만13세가 되던 해 유학이란 명목으로 일본에 끌려간다. 매일같이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일제로부터 시달림을 받은 덕혜옹주는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김장한(박해일)을 만나 대한제국 독립을 위한 비밀스런 임무에 휘말리게 된다.

특히 ‘덕혜옹주’는 공개된 예고편만으로 손예진의 인생연기가 다시금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늘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손예진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20대와 30대에 할 수 있는 영화가 점점 폭넓어 지는 점은 확실이 있다. 지금은 더 다양하고 연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많이 하고 싶다”며 “예전엔 여배우가 30대나 40대가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들 했는데 요즘은 나이대가 높아져서 다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지점이 반갑다”고 오히려 변신의 폭이 넓어진 30대란 나이에 만족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제 대중은 마냥 청순한 여성 캐릭터를 원하지 않는다. ‘굿바이 싱글’ 김혜수는 남자친구의 배신에 울고 있지만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족 만들기에 나선다. ‘국가대표2’ 수애, 오연서,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는 남자들도 버티기 힘든 지옥훈련을 해내며 대한민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팀의 실화를 실제처럼 연기해냈다. 이렇듯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영원히 청순할 줄로만 알았던 손예진의 끝없는 변신이 반갑고 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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