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최근 시청자들이 ‘가화만사성’을 보는 이유, 바로 김소연과 이필모의 ‘미친 연기’ 때문 아닐까. 연기력으로 없던 개연성까지 만들어낼 두 사람,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김소연과 이필모의 연기력에 매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4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연출 이동윤, 강인/극본 조은정) 44회에서는 봉해령(김소연 분)이 서지건(이상우 분)의 비밀을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지건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 서진(길정우 분)의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봉해령은 서지건과 장경옥(서이숙 분)의 만남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고, 결국 서지건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 했던 비밀을 알게 됐다. 봉해령을 잃을까봐 겁이 났던 서지건은 끝내 자신이 서진의 집도의였다는 사실을 직접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봉해령은 큰 충격에 빠졌고, 그 곁을 유현기(이필모 분)가 지켰다. 서지건의 전화를 받고 한 걸음에 봉해령에게 달려간 유현기는 “내가 그 사람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서지건의 거짓말에 그녀가 상처 받지 않도록 다독이며 “다 알아봤다. 그 사람이 죽인 게 아니다. 서진이, 처음부터 가망 없었다”고 힘겹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책하는 해령에게 “서진이도 하늘에서 참 좋아하겠다”고 독하고 모질게 말해 그녀를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식의 죽음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함께 눈물지었다. 여기에 김소연과 이필모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이 두 사람 상황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있다.
극 중 김소연은 밝고 씩씩한 모습부터 모진 시어머니 앞에서 주눅 든 모습까지 다양한 캐릭터 변화를 보여줬다. 힘든 결혼 생활을 보내며 초반 답답할 정도로 당하는 모습으로 나왔지만, 시댁 그늘을 벗어난 봉해령은 당차고 똑 부러졌다. 웃을 때는 선함 그 자체였고, 서늘한 표정을 지을 때는 주변 공기까지 얼릴 정도로 차가운 모습이었다.
이처럼 김소연은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로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이러한 김소연 연기의 압권은 죽은 아들을 떠올리며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봉해령으로 분한 김소연은 서지건의 비밀을 알게 된 뒤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껴안고 “엄마가 미안해”라고 서럽게 눈물을 쏟았다. 또한 아들이 살았을 가망이 없었을 거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해 “웃기지마. 서진이 살아있었어.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분명히 숨 쉬고 있었다고!”라고 소리치며 아들 사진을 부여잡고 눈물만 흘렸다. 온몸을 떨며 오열하는 그녀의 연기에 시청자들 역시 숨을 죽이고 봉해령의 아픔에 함께 아파했다.
이필모 역시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필모가 분한 유현기는 아내와 아들에게 다정한 남자였지만, 아들을 사고로 잃은 후 아내와 서로 아픔을 다독이지 못하고 불륜을 저질렀던 인물. 봉해령이 아들의 죽음과 시어머니 장경옥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모른 척하고 다른 여자와 만나며 속이기까지 한 나쁜 인물이다. 때문에 극 초반 유현기는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필모는 연기력 하나로 유현기라는 캐릭터에 대한 평가까지 바꿨다. 유현기가 처음부터 봉해령에게 못되게 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아들을 잃은 상처가 너무 컸고, 그 상처를 달래는 데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었다. 여기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이필모의 연기다.
이필모는 아들이 사고 난 곳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쏟는 장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아들 납골당에 찾아가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속 이야기를 터놓는 장면들, 봉해령을 사랑하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서지건과의 결혼에 축하한다는 말까지 건네는 장면 등 매 장면 보는 사람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고 유현기에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점점 악화되는 병세를 표현하는 모습이나 서지건을 붙잡고 자신 좀 살려 달라고 하는 모습에서는 시청자들 모두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가화만사성’은 기획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전개들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소연과 이필모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찬사가 이어졌다. 두 사람의 연기를 보기 위해 ‘가화만사성’을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 이 쯤 되면 올해 MBC 연기대상은 이필모와 김소연, 두 사람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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