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정형돈이 '무한도전' 공식 하차를 선언했다. 11년을 함께 했던 정형돈의 하차 소식에 시청자도 안타깝지만 이젠 그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형돈은 왜 자신을 기다려준, 자신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던 MBC '무한도전'을 떠날 결심을 했을까?

앞서 정형돈은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도 모두 잠정 하차했다. '못 웃기는 뚱보 개그맨'에서 '예능 4대천왕' '미존개오'가 되기까지, 1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큰 인기를 얻게 된 정형돈은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결국 정형돈은 활동중단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청자들은 정형돈이 빨리 건강을 회복해 복귀하길 바랐다. 그의 존재감만큼이나, 빈자리도 컸기 때문. '무한도전' 또한 광희가 부산 추격전에서 활약하는가 하면, 양세형을 투입해 빈자리를 채우려 노력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대한 위기설이 끝없이 제기됐고, 정형돈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갔다. 언론에선 정형돈의 복귀 시점을 점치며 빨리 돌아와 달라 성화였다. 이는 고스란히 정형돈에겐 압박감으로 작용했다.

정형돈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많은 분이 기다려주시고 변함없는 기대와 격려를 보내주시는 것에 정형돈 씨는 늘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아직 건강이 완전하게 좋지 않은 상태이며,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이 희망하는 ‘복귀’를 무작정 미루고만 있는 것은 적지 않은 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습니다"며 정형돈이 상당한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음을 언급했다.

실제 정형돈은 최근 '무한도전' 제작진과 여러 차례 만나 복귀를 논의했지만, '무한도전' 특유의 긴장감과 압박감을 견디기엔 또 다시 찾아올 정신적 고통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무한도전'은 그냥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다. 앞서 정형돈은 '무한도전'에 대해 "자부심도 있으면서 억울한 게 있다. 유독 우리한테만 엄격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무한도전'은 매주 토요일 오후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지만, 조금만 주춤해도 '위기설'이 흘러나오는 묘한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1위에도 위기설이 매주 대두되는 프로그램은 아마도 '무한도전'이 유일할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무한도전' 복귀에 또 얼마나 많은 말들이 오갈지 정형돈은 미뤄 짐작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엔 응원하겠지만, 재적응에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불화살이 날아와 꽂힐 것을 알기에, 정형돈은 자신에게도 '무한도전'에게도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정형돈은 돌아올 것이다. 방송은 그의 힘이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받쳐주는 피아노가 되겠다는 꿈을 아직 완벽히 이룬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빨리 돌아오란 말은 이제 접어둬야 할 때다. 대신 정형돈이 돌아오면, 우리가 그를 통해 웃었던 만큼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안 웃긴 개그맨 정형돈의 성공에서 우리네 삶의 굴곡이 겹쳐 보였던 것처럼, 정형돈의 성장기는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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