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중년 로맨스도 유쾌 발랄할 수 있다. SBS 새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30일 첫 방송 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이하 끝사랑) 1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민주(김희애 분)와 고상식(지진희)의 인연이 악연으로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끝사랑’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5급 공무원 과장과 어떤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방송사 드라마 PD를 통해 제2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40대의 사랑과 삶을 공감 있게 그려낼 힐링 로맨스다. ‘따뜻한 말 한마디’ ‘상류사회’를 만들었던 최영훈 PD와 ‘응급남녀’ ‘미스터백’을 쓴 최윤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극을 이끌어 갈 두 캐릭터인 스타 PD 강민주(김희애 분)와 5급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분)은 달라도 너무 다른 캐릭터다. 민주는 독특한 삶을 즐기고 쫓지만, 상식은 평범한 일상을 즐기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부분 등이 그렇다.

강민주 PD는 방송사의 해결사였다. 방송국에서 밀고 있는 주말드라마를 막장드라마로 깎아내리는 기자의 전화를 직접 걸어 다소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또 드라마를 촬영하는 가운데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연출자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정신을 차리도록 했다. 반대로 고상식은 강민주와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원리원칙과 안전제일을 중요시하는 인물이었다.

이처럼 서로 전혀 다른 두 인물은 강민주가 고상식이 근무 중인 우리시로 드라마 촬영 협조 메일을 보내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강민주는 “한가한 부서에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는 내용이 담긴 협조서를 보냈다. 실수로 ‘한가한 부서’라고 적었던 것. 이 공문을 받아본 상식은 “막말하는 촬영팀에게 우리 시의 귀한 문화재가 되는 장소 빌려줄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민주와 메일로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다 강민주는 촬영 답사를 위해 우리시를 찾았고,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적힌 분수대에 몸을 담그고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때마침 그 장소를 지나던 고상식이 그 장면을 목격,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방송 말미에서는 강민주가 번지점프를 못하겠다던 여배우에게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번지점프를 시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이 번지점프는 안전 점검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으며, 정식적으로 오픈하지 않은 시설이었다. 우연히 지나다 촬영 중인 걸 본 상식이 "무슨 짓이냐. 사고가 나면 어쩌려고 그러냐"라고 나무랐지만, 촬영팀은 "알아서 책임지겠다"라고 배짱을 부린 상황. 강민주가 뛰어내린 번지점프 줄이 끊어지며, 다시 한 번 민주와 상식이 악연으로 엮임을 암시했다.

베일을 벗은 ‘끝사랑’은 드라마 측이 자신했던 대로 “10대보다 유치하고 20대보다 발랄하며 30대보다 뜨거운 중년들의 호쾌한 청춘드라마, 안티 에이징 중년 로맨스”의 기운이 느껴졌다. 중년 로맨스와 40대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또 전혀 다른 두 남녀가 악연으로 시작돼 인연으로 바뀔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김희애와 지진희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두 베테랑 배우는 코믹하고 다소 망가진 모습까지 귀엽고 사랑스럽게, 또 때때로 묵직하게 그려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끝사랑'은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이라는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았는데, 기존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작이 보여준 것처럼 공감을 이끌어 내기 힘든 장면들이 있었다. 강민주 캐릭터가 다소 억척스러우며 신인 작가에게 윽박지르는 장면이라든가,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뻔히 적힌 호수에 들어간 뒤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자 적반하장 식으로 화를 내는 장면 등 캐릭터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어려웠다는 반응도 따른다. 리메이크작인만큼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숙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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