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민낯의 여배우가 이리도 아름다울 줄이야.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을 버린 배우 배두나(36)의 선택은 옳았다.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홀로 고립된 남편 정수 역, 배두나가 정수의 아내 세현 역, 오달수가 구조대장 대경을 맡았다.
무엇보다 세현 역의 배두나의 열연이 빛난다. '도희야'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터널에 갇혀 생사도 알 수 없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심경 변화를 절절히 연기했다. 세현은 낙담한 남편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줄 정도로 강인한 면모를 지녔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못하는 남편과 변해가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점점 지쳐가는 인물이다. 감정 과잉이 될 경우 자칫하면 극을 신파로 몰고갈 수도 있는 역할. 배두나 역시 이를 가장 경계했다고. 결국 그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희망을 놓지 않는 아내의 슬픔을 그리는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배두나는 철저한 민낯을 고수했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그의 얼굴에선 화장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퉁퉁 부어오른 눈두덩와 푸석한 머릿결은 한 달이 넘도록 터널에서 나오지 못하는 남편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아내의 불안한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배두나는 캐릭터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고 함께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하정우 역시 "얼굴 표정과 민낯에서 나오는 것들이 쉽지 않은데 리얼하게 대범하게 연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극찬했다. 이들의 말처럼 배두나는 완벽한 몰입과 감정 연기로 터널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이 느끼는 절망과 아픔을 담아냈다.
이날 배두나는 해외 스케줄 관계로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 했다. 하지만 '터널'에서 그가 연기로 표현한 찡한 울림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인정한 배우라는 그의 수식어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