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걸스피릿', 이쯤되면 걸그룹 보컬 재조명의 장이다.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JTBC '걸스피릿' 연출을 맡은 마건영PD를 만났다. 힘든 연습생 시절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데뷔는 했지만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한 채 잘나가는 다른 걸그룹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해야 했던 걸그룹 메인보컬들을 재조명하는 '걸스피릿'은 오마이걸 승희, 소나무 민재, 베스티 유지 등 매회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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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어 더 긴장되고 흥미진진한 '걸스피릿'.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건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제작진이 예상한대로 결과가 나온 건 아니었다고.

"제작진이 예상한대로 결과가 나온 적이 전혀 없었다. 특히 내 예상이랑은 항상 빗겨갔다. 보통 1, 2등 예상하고 상위권을 예상하는데 한 두명은 맞아도 바뀐다. 사실 제일 처음 했던 사전경연 때도 오마이걸 승희가 1등할 지 몰랐다. 녹화하기 전 편곡 초안이 나왔는데 승희가 그게 걸렸다.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연습 영상을 봤을 때 '많이 준비했는데 1등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 승희가 무대에서 살살하더라. 근데 본 무대 때는 세게 하니까 '아 원래 그거였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다 보여줘'라 했더니 그때서야 세게 하더라. 그래서 승희 같은 경우 처음에 1등할 줄 몰랐다. 또 2회에선 민재가 1등할 줄 몰랐다. 감정선이 의외로 잘 보여서 매번 잘 바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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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건영PD는 12인의 출연자 중 맏언니이자 데뷔한 지 가장 오래된 선배지만, 1위를 할듯 말듯 하면서도 늘 2인자에 머물고 있는 스피카 보형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보형인 진짜 멋있는 친구다.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 이런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이나 뮤지션으로서 멋있다. 청취자들이 보는, 뮤지션 입장으로 봤을 때 되게 멋잇는 것 같다. 난 보형이가 많이 준비하고 음악적으로 신경쓰는 걸 알기 때문에 '난 그런 거 걱정 안한다'고 항상 얘기한다. 유지도 마찬가지긴 한데 '하고 싶은 거 다 보여줘. 근데 난 1등할 줄 알았는데 아쉽다' 그러면 '괜찮습니다. 그래도 1등 한 번 하긴 해야죠'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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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피릿' 대결이 두 팀으로 나눠 진행되는 가운데 A조와 B조는 예상과는 달리 한 쪽에 우승 후보가 대거 모이면서 파격적으로 나뉘어졌다. 오마이걸 승희, CLC 승희, 러블리즈 케이, 플래디스걸즈 성연, 우주소녀 다원, 소나무 민재가 A조, 스피카 보형, 피에스타 혜미, 베스티 유지, 라붐 소연, 에이프릴 진솔, 레이디스코드 소정이 '죽음의 조'라 불리는 B조가 된 것이다.

"보형이가 죽음의 조를 만들었다. 처음에 트로이카 3명(베스티 유지, 스피카 보형, 레이디스코드 소정)이 나뉘어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제작진이 정해주는 게 경쟁하는 사람들한텐 비합리적이지 않냐. 그래서 1,2등한테 조 짜는 걸 맡긴 거다. 제작진이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내가 만약 보형이라면, 유지라면' 이렇게 가능성을 두고 했는데 섞이더라. 기본적인 심리로는 '내 우승에 제일 방해가 되지 않을 인물들을 뽑겠다' 이러지 않나. 센 사람이랑 경쟁하고 싶지 않지 않나. 그 심리로 1,2등을 꼽아 '독하게 가자' 했는데 보형이가 죽음의 조를 만들었더라. 제작진도 깜짝 놀랐다. 제작진이 의도했던 게 전혀 아니었다. 만드는 입장에서 포장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1위를 하지 못했던 걸그룹한테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시청률, 화제성 이런 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나. 그러려면 2주차 텀으로 잡은 이유가 있었다. 편곡을 하고 연습을 하고 무대를 꾸려가기까지 퀄리티를 높이고 시간을 최대치로 잡아보려고 했다. 그렇게 준비를 시키고 반반씩 나누면서 '시청률 상 영향을 받으면 어쩌나', '한쪽으로 너무 쏠리면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잘 나눈 것 같다."

대결에 임하고 있는 '걸스피릿' 출연자들은 서로에게 자극받고 배우면서 다같이 성장해나가고 있다. '걸스피릿' 제작진도 출연자 12인의 열정과 자세에 매주 감탄하는 중이다.

"참 열심히 한다. 지금 '걸스피릿' 출연진뿐 아니라 옛날부터 한 생각인데 예능 프로를 하다보면 아이돌을 많이 보지 않나. 존재감도 없고 예능감도 약하지만 열심히 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다. 내가 사실 음악방송을 되게 좋아한다. MBC 있을 때도 '무한도전' 하다가 중간에 슬쩍 내려가서 음악방송 리허설 하는 거 보고 오고 그랬는데 아이돌은 그 무대에 잠깐 3분 올라가려고 새벽 3~4시에 나와 숍에 들렀다가 하루종일 리허설하고 준비하는 거다. 그런 음악방송을 1주일 돌면서 행사도 뛰고 해외도 갔다오고 하니 '어떻게 이렇게 살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까지 실력적인 확신이 없었던 게 요즘 나오는 친구들을 보면 뭘 하나 해도 너무 잘하니까 그런 것도 있고, 여기저기 너무 많이 보여지지 않나. 그런 게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실력이 안 느는 게 이상하지 않나, 그런 쪽으로 찾아보니까 '잘하는 애들이 많구나'란 걸 알게 됐다."

'걸스피릿'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면 질수록 은근히 서로를 견제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걸스피릿'에는 오디션이나 경연 프로그램에서 주로 등장하며 논란을 일으키는 '악마의 편집'이 없을까? 지금까지 '걸스피릿'에는 이렇다 할 '자극적인 요소'는 없었던 게 사실이다.

"시청률을 위해 하느냐, 소녀들의 진심을 보여주느냔데 고민하고 있다. 최대한 내 포인트는 자극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걸그룹 메인보컬 12명이 모여서 경쟁을 하는 거다. 아이돌이란 틀 안에서 예의바르게 연습과 훈련이 돼 있는 친구들이다. 되게 착하지 않나. 매일 90도로 인사도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다 90도로 인사한다. 그 친구들도 사실 사람인지라 자기 욕심도 있고 할텐데 한 명이 확 깨고 나오면 인기도 있어지고 할 것이다. 악마의 편집 말고 실제 그런 감정이 나오게 유도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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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프로그램인지라 적잖은 팬덤싸움도 예상되는 바다. PD를 향한 팬들의 항의도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개인 SNS로 항의가 온다. 팬덤싸움을 방지하려고 시청자 게시판도 안 만들었다"고 말문을 연 마건영PD는 "근데 12인 팬들은 항의는 거의 없었는데 MC 성규 팬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항의를 많이 하더라.근데 편성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1회 130분, 2회 90분, 3회 80분으로 점점 줄이려 했다. 시청률에 있어 손해를 안 보게 하려면 구루와 MC 분량을 쳐내야 한다. 현장에서 되게 재밌게 한다. 최대한 살려두려 하는데 사실 분량과의 싸움이다"고 털어놨다.

왜 하필 여자 아이돌만 모이게 됐을지도 궁금해졌다. 남자 아이돌 버전은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마건영PD로부터 '걸스피릿' 탄생 뒷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처음엔 남녀 아이돌이었는데 남자 아이돌은 너무 바쁘더라. 바쁜 게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론 남녀 차이가 있더라. 남자 아이돌들은 해외 나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 태국이나 베트남, 동남아, 일본, 중국도 가게 되고 그렇다. 여자 아이돌들에 비해서 그렇다 보니까 무대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거다. 그래서 여자 아이돌들이 한국시장에서 더 열심히 하게된 거다. 확실히 상대적으로 남자 아이돌들이 더 바빠서 처음에 모아봤는데 스케줄 조율이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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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호평을 이끌어낸 '걸스피릿'이지만 첫 녹화 당시 데뷔도 하지 않은 걸그룹 플레디스걸즈 멤버 성연을 출연시켜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작은 논란도 있었다.

"사실은 처음엔 세븐틴 '예쁘다' 올라가기 딱 직전, 세븐틴과 하려고 했는데 그때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곧 데뷔할 친구들이 있다고 하더라. 우린 데뷔해야지만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일단 얼굴만 보겠다 하고 봤는데 너무 잘하는 거다. 성연은 걸그룹 특유의 톤인데 테크닉은 미국 스타일이더라. 사실 걸그룹 톤이면 되게 한국톤인데 완전 미국 톤이라 너무 신기하고 욕심 났다. 일단 데뷔를 못하면 우린 방송에 못 나올 거라 했다. 지금은 플래디스걸즈가 데뷔한 그룹들보다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콘서트도 매주 두 번씩 하고 있어 그런 면으로만 보면 앨범만 내고 활동 안하는 친구들보다 메리트가 있겠구나 싶었다. 데뷔한 지 하루밖에 안돼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우리 '걸스피릿' 출연자들도 자극받아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어린 신인이 치고 올라온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걸스피릿'이 첫방송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자 걸그룹 매니저들의 러브콜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들이 찾아온다. 시즌2 하면 꼭 먼저 연락해달라고 하더라. 시즌제도 잘 되면 하고 싶다. 근데 어떻게,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여자로 할지, 남자로 할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은 최대한 이 시즌에 집중하고 싶다. '걸스피릿'은 예정대로 12부작으로 종영한다."(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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