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역' 스틸/NEW 제공
영화 '서울역' 스틸/NEW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 비밀은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 ‘서울역’이다. 과연 진짜 좀비는 누구냐고 말이다.

영화 ‘부산행’ 프리퀄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감독 연상호/제작 스튜디오 다다쇼) 이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부산행’보다 강렬했고, 더욱 음침하며 어두웠다. ‘부산행’을 기대하고 갔다간 ‘서울역’만의 잔인함과 암울함에 놀랄 수도. 하지만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서울역’은 ‘부산행’만큼 긴장감 넘치는 그런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서울역’은 의문의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배경으로 아수라장이 된 대재난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 프리퀄 애니메이션으로 류승룡, 심은경, 이준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가장 궁금증을 자아냈던 ‘부산행’에서 열차에 올라탄 최초 감염자(심은경)와 ‘서울역’의 가출소녀 혜선(심은경)은 정확히 이어지는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혜선과 혜선을 찾아 나선 아버지 석규(류승룡), 남자친구 기웅(이준)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역 노숙자로부터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을 직접적으로 묘사한다.

노숙자 할아버지가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지만, 서울역 직원부터 쉼터 관계자까지. 그가 노숙자란 이유로 누구 하나 제대로 신경 쓰지 않는다. 서울역 최초 감염자를 챙기는 것은 바로 같은 노숙자인데, 그마저도 약간 덜 떨어진 인물이다. 그렇게 무관심 속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역에 퍼지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서울역 인근은 좀비로 가득 차게 된다. 남자친구와 싸우고 서울역을 배회하던 혜선은 우연히 마주친 좀비떼를 피해 경찰서로 달아나지만, 경찰은 눈앞의 좀비를 보고도 ‘노숙자의 폭동’이라고 지원을 요청한다. ‘노숙자의 폭동’이 아니라 ‘괴물’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노숙자에겐 오히려 총을 겨누는 경찰의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자 군 병력의 지휘권은 수도방위사령부로 넘어가고, 좀비가 아닌 사람들마저 물대포와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방치되기에 이른다. 살아남기 위해 차벽을 오르지만, 물대포를 맞고 좌절하는 이들의 모습을 ‘서울역’은 가감 없이 그려낸다. 특히 ‘be the Reds!’가 적힌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은 중년 남성이 “난 평생을 국가를 위해 일했는데, 니들 같은 것들이랑 함께 죽을 순 없다”며 이 모든 게 빨갱이 때문이라고 절규하는 장면은 씁쓸한 웃음을 안긴다.

여기에 ‘서울역’은 노숙자와 가출소년 뒤로 ‘분양 광고’로 가득 찬 광고판을 배치하고, 좀비를 피해 달아난 곳이 고급 아파트 모델하우스라는 설정을 통해 서울에 내 집 하나 갖기 힘든, 돌아갈 곳 없는 이들의 설움을 담아낸다. 그리고 ‘서울역’ 속 정부는 집 없는 이들을 그저 ‘좀비’로 치부해버린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내가 가진 생각 중 극단적인 것들을 담아내기엔 좋은 그릇이다. 평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그 중에서 극단적인 생각을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애니메이션이란 도구를 사용한다”며 “영화 엔딩은 전작들도 마찬가지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이비’도 ‘돼지의 왕’도 그렇고,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비관적 엔딩을 통해 무언가를 더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게 또 다른 무언가의 시작일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서울역’의 결말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 반전이 있을 법한 일이라 더욱 가슴이 아려온다. 과연 이들을 좀비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진짜 좀비는 누구인가? 많은 질문을 던지는 ‘서울역’이다. 오는 18일 개봉. 러닝타임 93분.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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