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수목극 라이벌 'W'와 '함부로 애틋하게'가 확연한 온도차에 울고 있고 있다. 갈수록 상승세인 'W'와 시청률 후진 중인 '함부로 애틋하게', 어쩌다 이렇게 희비가 갈린 걸까. 시청률 추이로 살펴봤다.
◆ '함부로 애틋하게', 하반기 기대작의 부족한 뒷심
지난달 6일 첫 방송된 KBS2TV '함부로 애틋하게'(연출 박현석, 차영훈/극복 이경희)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다.
특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2012) 등을 집필한 정통 멜로의 대모 이경희 작가의 신작이란 점이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김우빈과 수지가 주연으로 캐스팅 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KBS 역시 '함부로 애틋하게'를 '태양의 후예'의 뒤를 이을 기대작이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함부로 애틋하게'는 1회 시청률 12.5%(닐슨코리아)로 시작했다. 첫 방송이 10%대가 넘는 경우는 대박의 징조나 다름없다. 하지만 5회 12.9%를 기점으로 시청률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경쟁작 MBC 'W'(더블유)의 등장 때문이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탓만 하긴 힘들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올림픽 중계로 경쟁작들이 모두 결방했던 11일에도 9.9%를 기록했다. 나홀로 방송에도 재미를 보지 못한 것.
사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제작의 부작용이 드러난 사례로 봐야한다. '태양의 후예' 이후 만능 해법으로 여겨졌던 이 시스템은 '쪽대본'이 없는 안정적 제작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미리 심의를 받을 수 있기에 중국 등에 수출하기에도 유리하다.
그렇지만 시청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수정 역시 불가하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한부에 걸린 남자 주인공, 출생의 비밀 등 클리셰(진부한 요소)로 점철된 이야기다. 이를 시청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선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의구심이 따라붙는다. 특히 수지의 경우 산전수전을 다 겪은 PD를 연기하기에는 너무 앳되고, 캐릭터 표현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손을 쓰기에는 늦었다. 이미 제작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 'W',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
반면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 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는 '함부로 애틋하게'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현실 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 '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 로맨스가 싹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W'는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 서스펜스가 결합된 복합 장르다. 때문에 넓은 시청층에게 어필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마니아층에게만 통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설정은 자칫 황당무계할 수도 있었지만, 타임슬립의 대가 송재정 작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 송재정 작가는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과 '인현왕후의 남자'(2012) 등으로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현실과 웹툰 세계를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강철과 오연주의 멜로는 판타지 그 자체다. 이 비현실적인 설정은 정대윤 PD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또한 자유의지로 인생을 살고자 하는 강철과, 그를 통제하고자 하는 만화작가 오성무(김의성)의 대립이 또다른 이야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껏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설정이다. 예측불허의 전개가 가능한 이유다.
여기에 배역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는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다. 특히 강철 역의 이종석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이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분량의 대사를 소화하는 그의 집중력과 캐릭터 표현력은 독보적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W'와 '함부로 애틋하게'의 상반된 분위기에 대해 "국내 시청자를 우선시한 드라마의 승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한국 시청자들의 눈이 가장 정확하다는 뜻이다. 한류에 공헌할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내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야 해외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사전제작으로 피드백이 불가능한 '함부로 애틋하게'에겐 입맛이 쓴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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