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의 여왕' 포스터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영화 '범죄의 여왕' 포스터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우리 엄마도 멋있을 때가 있다. '범죄의 여왕', 촉 좋은 신선한 스릴러의 탄생이다.

11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CGV왕십리에서는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제작 광화문시네마)가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범죄의 여왕'은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한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박지영, 조복래, 김대현, 백수장 등이 출연한다.

"엄마가 다 알아서 할게"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마법의 문장이다.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도 엄마의 손을 거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매듭이 지어진다. '범죄의 여왕'도 여기서 출발했다.

주인공 미경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어머니다. 그가 수도요금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상경하면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지랖 넓은 미경의 등장으로 적막하던 고시원은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아줌마 혹은 엄마가 주인공인 수사물인 셈이다.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미경에게도 감수성 풍부한 문학소녀에 '인기 짱'이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은 흐르고 그는 어느새 손이 부르트게 머리를 감겨 아들을 뒷바라지하는 엄마가 됐다. 하지만 연륜에서 나온 '촉'과 한번 꽂히면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얻게 됐다.

사법고시를 불과 며칠 앞둔 고시원은 삭막하다. 개인주의의 극치다. 미경은 그 뒤에 감춰진 진실에 모정과 집밥으로 접근한다. 명석한 두뇌와 치밀한 전략은 아니지만, 살가운 그의 말 한마디에 사람의 정이 그리웠던 이들은 마음을 연다. 끊임없이 소동을 일으키는 미경이 밉지 않은 이유다. 생각해보면 엄마란 강인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존재가 아니던가.

미경뿐만이 아니다. '범죄의 여왕'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자신을 '개태'(개처럼 태어났다)라 부르는 남자부터 고시 전문가, 열 번이나 낙방한 장수 고시생(십시), 게임 폐인까지. 전대미문의 캐릭터들은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무엇보다 '범죄의 여왕'은 이야기가 가진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지탱하는 건 고시촌이란 공간을 활용한 디테일이다. 전반부에 차곡차곡 쌓아온 상황들이 후반부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여기에 강약조절에 능한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면서, 평범하고 남루해 보이던 고시원은 미스터리 한 사건 현장으로 변모한다.

인물 간의 관계 구축과 탁월한 상황 설정, 공간 활용 외에도 러닝타임 103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위트 역시 '범죄의 여왕'의 강점이다. 감춰진 사건을 파헤쳐 가는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유머로 이야기에 윤기를 더한다.

쓸데없는 폼을 잡거나 화려한 치장은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막연하고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빌딩 숲에서 한 골목 돌아가면 보일 것 같은 고시원 스릴러 '범죄의 여왕'. 가장 보통의 존재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사랑스러운 이들이 펼치는 범죄 활극의 탄생이다. 오는 25일 개봉.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광화문 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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